전도연이 선택한 <굿와이프>의 뚜껑이 열렸다. 2회까지 방영된 내용은 미국 드라마(미드)의 전개를 빼다 박아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시청률도 4%대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2회의 시청률은 3%대로 오히려 떨어졌다. 전도연의 명불허전 연기력과 더불어 긴장감이 더욱 올라가는 시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떨어진 것이다.

 

 

 


 

<굿와이프>는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와는 다르다. 몰입감이 굉장하지만, 그 몰입감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드라마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주인공인 김혜경(전도연 분)의 직업은 변호사. <굿와이프>는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부각되는 까닭에 그 사건의 흐름에 집중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이미 미드 팬들은 원작의 재미를 경험한 상황. 과연 한국에서 리메이크가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도연은 방영된 2회를 통해 자신이 <굿와이프>를 선택한 이유를 증명해 냈다.

 

 

 

 


 

미드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

 

 

 


<굿와이프>는 설사 시청률이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을지라도 매니아 층의 지지와 호평을 이끌어낼만한 요소를 갖췄다. 반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연출과 흐름에서 상당한 퀄리티를 확보했고, 탄탄한 원작의 스토리를 적극 활용하여 한국 드라마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무엇보다 7개의 시즌으로 완결된 원작의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는 지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한국에서는 시즌제가 정착된 상황이 아니고, 16부작 안에 압축된 스토리로 완결을 짓게 되지만 원작이 풍성한 까닭에 액기스만 뽑아 이야기의 흐름을 좀 더 긴장감 넘치게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굿와이프>는 첫 회부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럴 수 있었던 까닭은 이야기의 흐름의 개연성과 완성도가 영화 못지않게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소화해 온 전도연이 <굿와이프>의 탄탄한 스토리에 끌렸음을 예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

 

 

 

 


그 스토리 속에 드러나는 주인공 김혜경의 캐릭터 역시 한국 드라마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에 비해 한국 드라마 시장은 여성이 위주가 되는 작품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대부분의 드라마 속에서 여성은 주체적인 캐릭터라고 볼 수 없다. 대부분 재벌이나 능력자인 남성에 비해 여성의 캐릭터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평범한 캐릭터일 가능성이 많다. 능력 있고 멋있는 남자 주인공과 평범한 여성의 사랑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통하기 때문일 터다. 

 

 

 

 

 

얼마 전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조영한 <또 오해영>속 오해영(서현진 분)을 예를 들어 보면 더 쉽게 설명이 가능하다. 오해영은 분명 현실을 반영한 매력적인 캐릭터였지만, 그 캐릭터의 속성을 보면 여전히 여성 캐릭터의 주체적인 삶은 요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딱히 열정도 없고, 그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그를 빛나게 하는 것은 오로지 사랑이다. 남자에 의해서 삶이 변화하고 그 삶을 빛나게 만들 수 있다는 설정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중 다수가 이런 식이다. <운빨 로맨스>의 남자 주인공은 사장인데 비해 여자 주인공은 처지가 곤란한 상황이고, <함부로 애틋하게>의 남자 주인공은 톱스타인데 반해 여주인공 역시 생활고에 허덕인다. 여성의 캐릭터 자체가 남성의 경제력에 종속되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이다.

 

 

 

 


그러나 <굿와이프>의 김혜경은 다르다. 첫회부터 남편은 성추문에 휩싸여 실형을 받고, 김혜경은 주체적으로 변호사가 된다. 자신의 커리어를 살려 주도적으로 가정의 생활을 책임지는  여성 캐릭터는 한국에서 흔하지 않다. 그런 까닭에 타이틀부터 존재감까지 전도연의 전천후 활약은 드라마 안에서 가장 도드라진다.

 

 

 

 


카리스마와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이끌어나가는 스토리 안에서 전도연의 연기력은 폭발한다. 전도연은 상처받은 아내의 모습, 전문직 변호사로의 책임감,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인간적인 흔들림등 여러 모습들을 한 번에 표현해야 한다.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까닭에 까다로운 연기력을 요하지만 전도연이 보여주는 모습은 전혀 불안하지 않다. 오히려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키며 확실한 연기력을 보여준 전도연의 활약은 빛이 났다. 그 역할을 전도연이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었을까. 전도연은 <굿와이프>를 통해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해 냈다.

 

 

 

 


단순히 시청률의 문제가 아닌, 이야기와 캐릭터가 확실한 작품을 한국의 톱스타가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 드라마도 많이 발전해 왔지만 여성의 캐릭터의 한계는 여전히 보인다. 그 여성의 캐릭터를 바꾸고 변화시키는 데 <굿와이프>가 이정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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