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빅리그>의 코너 오지라퍼에서 이국주는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남성vs여성의 연애관의 차이를 코믹하게 풀어낸 코너이기에 이국주는 여성의 입장, 여성이 생각하는 연애 스타일을 다소 과장되지만 재치 있게 풀어낸다. 이국주의 캐릭터는 어느 순간 연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이국주는 식탐이 있고 살이 붙은 여성 또한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코미디언이다. 자신의 몸을 희화화 하면서도 항상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 해내는 이국주의 캐릭터는 그의 인기를 견인했다.

 

 

 

 


이국주는 지난 2014SNL에 출연해 유희열과의 인터뷰에서 직업적인 개그우면으로서 호감과 비호감의 차이가 뭐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차이는 살이 아니라 재미인 것 같다. 비호감이었던 시절보다 20kg가 쪘음에도 내가 재미있으니까 좋아해 주신다. 옛날에는 살을 가렸지만 지금은 (몸이) 웃기는 소재가 되었다.예뻐지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나의 단점을 인정해 버리고 그 외의 것을 가지고 내 장점을 보여주는 게 매력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예쁜여자보다는 매력적인 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그가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얻게된 자신감과, 그 자신감으로 인기 코미디언으로 우뚝 선 그의 행보가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국주의 이런 자신감이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비춰졌을 때는 문제가 있다. 713일 방영된 <신의 목소리>에서는 오랜만에 그룹 파란 출신의 라이언이 출연했다. 오랜만의 출연에 반가워하던 출연진들은 라이언이 몸이 좋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방청객들은 한목소리로 그에게 '보여달라'며 노출을 요구했다. 너무 당연한듯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 과정 역시 너무 진부하고 황당한 장면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 뒤에 벌어졌다. 이런 선동을 주도하던 이국주가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그 노출 장면을 찍는 모션을 취한 것이다. 재미를 위해 한 행동이었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유쾌하지 않았다면 과민한 행동일까. 반대로 여성의 노출에 남성이 그 모습을 카메라로 찍었다면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대놓고 찍든 몰래 찍든, 본인의 동의 없이 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국주는 이전에도 성추행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남성 출연자들에게 기습적으로 입맞춤을 하거나 엉덩이를 주무르는 등, 남성과의 스킨십을 지나치게 강행하여 성추행이 아니냐는 논란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국주는 <해피투게더>에 출연하여 이를 두고 대본대로 한 것 뿐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대본이었다 하더라도 이국주가 남성에게 원치 않는 스킨십을 감행하는 캐릭터로서의 문제점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문제다. 이국주 스스로 남성에게 지나칠 정도로 대시를 하고 때로는 성추행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이미지라는 것 자체가 문제점인 것이다.

 

 

 

 

 

 

 

여성의 스킨십이나 무례한 행동은 남성의 행동에 비해 훨씬 더 가벼운 인상을 받는 것이 문제다. 여성이 남성의 초콜릿 복근을 칭찬하거나 만지는 행위는 용납이 될 수 있는 행동인데 반해 같은 상황에서 남성이 여성의 배를 주무르면 그것은 불쾌한 장면이 된다. 이런 이중잣대를 방송은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남녀 평등으로 가려면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입장에서 배려를 받아야 한다. 남성에게는 함부로 대해도 좋지만 여성은 보호해 줘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남녀의 평등이 아니다. 물론 신체적인 문제나 범죄의 대상이 되기 더 쉽다는 점에서 여성에게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입장을 동등하게 놓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남성 뿐 아니라 여성에게 있어서도 손해다. 조금만 깊게 생각해 보면 이 사상에는 여성은 남성에게 위해를 끼칠 수 없다는 인식이 들어있고 그 이면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강하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강한 남성’ ‘약한 여성이라는 성 고정관념 속에서 여성은 여전히 남성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대상이 아닌 것이다. 여성 스스로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회라면, 남녀 평등은 요원하다. 누군가를 혐오하거나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닌, 남성과 여성을 동등하게 대우하려는 노력이 여성 남성 모두에게 있을 때 진정한 남녀 평등이 있다웃기려는 방송에서 스스럼없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고정관념을 만들 수도 있다.

 

 

 

 


본인 스스로 자신감이 있는 것은 아주 좋은 태도이지만 남을 배려하지 않는 자신감은 오히려 열등감의 표출에 불과하다. 본인 스스로 실제로 매력적이고 당당하다면 굳이 이성에게 원치않는 육탄공세를 펼쳐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웃음을 창출하기 위한 제스쳐로 남성들의 신체를 이용하기 전에 상대방의 입장과 생각역시 충분히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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