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형님>의 시청률이 3%를 넘었다. 그러면서 고정 출연진 중 하나인 김영철이 과거에 했던 공약이 다시 화제가 되었다. “3%를 넘으면 하차하라는 김희철의 발언에 오케이를 외쳤던 것. <아는 형님>은 김영철의 하차를 두고 분량을 뽑아내며 웃음을 창출해냈다. 김영철이 하차는 결국 번복 되었다. 김영철은 잔류하는 대신 시청률 5%를 넘으면 현재 출연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는 새로운 공약을 내걸었다.

 

 

 

 

이를 두고 설왕설레가 이어졌다. 이런 공약을 코미디로 봐야 한다는 의견과, 아무리 예능이라도 공약은 공약으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것. 어느새 연예인들의 공약은 유행처럼 번졌고 꼭 지켜야 할 사명이 있는 것처럼 인식이 되었다. 특히나 예능 <무한도전>은 공약을 잘 지키기로 유명하다. 시청자들은 물론, 출연진들 조차 잊고 있었던 과거의 발언을 꺼내어 멤버들로 하여금 지키게 하는 것은 <무한도전>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였다.

 

 

 

 

정치인들보다 연예인들이 공약을 지키는데 더 익숙한 환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연예인들의 작은 발언들도 허투루 넘기지 않게 되기에 이르렀다. 배우들의 영화 관객 수 공약, 시청률 공약이 난무하고 코미디언들의 공약도 개그 소재로 쓰인다. 김영철의 공약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 공약이 화제가 되는 데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다. 그 공약을 했는지 안했는지를 대중이 기억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이 그것이다. 김영철의 공약은 대중이 기억하는 공약이 되었다. 기억하지 않았더라도 현재 <아는 형님>을 본 시청자들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공약이 되었다.

 

 

 

 

여기에는 공약을 지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어느새 <아는 형님>이 김영철이 공약을 지키느냐 지키지 않느냐 하는 문제를 두고 포털 사이트 메인을 장식할 만큼의 영향력 있는 예능이 되었다는 점이다. <아는 형님>은 학교 콘셉트로 포맷을 바꾼 후, 서로 반말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램의 활기를 배가 시켰다. 원래 예능인으로서 주목을 받은 인물들을 제외하고도 민경훈, 김희철, 이상민 등은 신의 한수가 되며 프로그램의 신선함을 더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철저하게 B급 정서를 표방하며 자유롭게 발언들이 오고가는 분위기 속에서 시청자들은 재미를 찾아냈다. 시청률 3.7%를 기록하며 5%의 벽 역시 꿈만은 아님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철이 하차 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을 두고 설왕설레가 오고 간 것은 <아는 형님>이 어떤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그가 하차 하지 않아서 불편해하기도, 코미디 소재일 뿐이라고 넘기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가 주목을 받은 적은 근래에 없었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김영철은 이영자나 김희애 성대모사를 제외하고는 예능인으로서의 존재감이 크지 않은 캐릭터였다. 일회성 게스트로서 성대모사를 선보이는 기회는 주어졌지만 고정 게스트로서의 역량을 확인시킨 적은 드물었다. 그러나 <아는 형님>에서는 그의 캐릭터가 중요한 캐릭터가 될 수 있다. 사실상 무리수를 가장 많이 던지며 재미없다는 비판을 가장 많이 받는 캐릭터지만, 이는 오히려 <아는 형님>의 균형을 잡아준다. 김영철은 서로 자기 색이 강한 캐릭터들 사이를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누구나 튀고 색이 강하다면 서로 어우러지기 힘들 수 있다. 김영철은 오히려 상대방의 놀림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며 일명 노잼 캐릭터로서의 가치를 구축해냈다.

 

 

 

물론 민경훈이나 김희철 등에 비해서 김영철은 확실히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방의 비난이나 놀림을 받아내며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맡는다. 그런 역할은 아무도 맡고 싶어하지 않는다. 물론 어쩔 수 없이 그런 역할을 맡게 된 것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김영철이 <아는 형님>의 물을 흐리고 있는 것은 아님은 확실하다.

 

 

 

 

김영철 하차 기자회견같은 소재가 나올 수 있었던 것 또한 김영철의 하차 공약 덕분이었다. 분명 김영철은 <아는 형님>에서 나름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다. 그가 하차하느냐 하지 않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아는 형님>이 새로운 방향의 예능으로서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캐릭터도 고유의 캐릭터를 만들고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런 새로운 형식의 예능을 발전시켜 나간 <아는 형님>은 지상파를 위협할 JTBC의 강력한 무기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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