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프로듀스 101>의 성공에 힘입어 <모모랜드를 찾아서>(이하 <모모랜드>)를 런칭했다. 걸그룹의 결성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 터다. 실제로 <프로듀스 101>국민이 직접 걸그룹을 프로듀스 한다라는 명목을 내걸고 꽤 성공적인 성적을 냈다. 그러나 그 성과 뒤에는 각종 비판과 문제점들이 뒤따랐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허점을 여기저기서 내보였고 특정멤버 밀어주기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방영 내내 소녀들을 상품화 시키는 느낌도 지워버릴 수 없었다. 일렬로 세워놓고 상품에 상점 고르듯, 선택하는 느낌은 조금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이었다. 결국 이 프로그램의 한동철 PD는 잡지 <High Cut>과의 인터뷰에서 남자들에게 건전한 야동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며 논란을 일으켰다. ‘야동이라는 표현도 적절한가 의문스럽지만, 결국 처음부터 소녀들의 상품화를 염두해 두었음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물론 TV 프로그램은 무엇이든 상품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재능이 아닌, 소녀라는 개념 자체가 상품화 되는 것은 위험하다. 그들은 TV라는 매개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는 마치 사람이 아닌 물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최소한 인간적인 개념을 염두해 두고 프로그램을 만들 여력은 없었을까 아쉬운 대목이다.

<모모랜드>역시 그다지 다르지 않다. <모모랜드>JYP오디션 프로그램이었던 <식스틴>으로 탄생한 걸그룹 트와이스를 홍보의 수단으로 삼았다. 그러나 사실 <식스틴>조차 방영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받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없었다. 걸그룹 트와이스가 성공가도를 달림에 따라 프로그램이 다시 회자되는 정도일 뿐이다. 게다가 트와이스의 멤버 구성을 보면, 식스틴의 결과와 완벽하게 일치하지도 않는다. 가장 주목받는 멤버중 하나인 쯔위 조차 사실은 탈락 멤버였다. 이 사실이 화제가 되지 않은 것 자체가 <식스틴>의 존재감이 어땠는지 증명한다.

 

 

 

 

 

<모모랜드>는 이런 화제성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첫회부터 악마의 편집에 돌입했다. 선보인 무대에 혹평이 쏟아지고 출연자들은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절박해 보이거나 시선이 가지 않는다. 이미 너무 많이 반복된 그림이기도 하지만 독설과 자극에 시청자들이 지쳐있는 탓이 더 크다. 어린 아이들을 세워 놓고 그들이 탈락이라는 에 벌벌 떠는 모습, 그리고 뽑히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은 가학적이다. 그 가학성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등장하는 심사위원들의 칼날같은 독설과 채찍은 오히려 불편하다.

 

 

 

 

 

서바이벌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획으로 어떤 그룹이 나오는가 하는가이다. YG의 위너나 JYP의 트와이스 모두 서바이벌 프로그램 당시보다 데뷔후에 인지도를 쌓은 케이스다. 대형 기획사의 물량공세와 기획력이 오디션 자체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걸그룹 오디션 자체에 흥미를 느끼기란 어려운 일이다. <프로듀스 101>처럼 불편한 방식의 상품화라도 이루어지지 않는 한 말이다.

 

 

 

걸그룹을 소재로 한 예능을 만들려면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그 해법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서바이벌이 아닌, 걸그룹이 아닌 멤버들이 걸그룹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으며 시청자들의 눈물샘까지 자극했다. 출연자 민효린의 이라는 전제하에 출연자들이 모두 그 꿈을 위해 달려가는 모습은 그들을 응원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걸그룹 데뷔가 절박한 출연자들도 아니고, 그들이 만든 걸그룹 언니쓰는 이벤트 성에 불과해 유지될 것도 아니지만, 언니쓰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시청률을 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들의 음원이 1위를 차지하고 그들의 음악방송 출연이 조회수 300만을 넘게 만든 것은, 그들이 탈락과 합격의 경계에 있는 서바이벌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서로 다독이고 응원하며 걸그룹을 완성시켜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재능이 없어도, 힘이 달려도 그들이 흘린 땀방울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모든 출연자들이 흘린 땀방울이 그 땀방울 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는 예능. 시청자들은 차라리 그런 예능을 원한다. <음악의 신>CIVA역시 서바이벌을 통해 탄생된 걸그룹이 아니지만 차라리 <모모랜드>보다는 화제성이 있다.

 

 

 

 

 

걸그룹을 예능으로 활용하려면 이제 독설과 비난이 난무하는 서바이벌은 시기가 지났다. 누군가가 떨어지고 붙는 것을 보며 재미를 느끼기엔 걸그룹이라는 소재는 너무 흔하다. 공감과 응원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예능이 탄생하지 않는 한, 걸그룹 서바이벌은 결국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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