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처럼 대놓고 19금을 표방한 것도 아닌데, 19금 발언들이 난무한다. 더군다나 그 자리에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미성년자 게스트 (쯔위, 채영)까지 앉아 있었다. 그러나 최자 이름의 유래부터 김성주의 혼전순결 발언 등, 선을 넘나드는 토크가 계속되었지만 제지되지 않았다. <마녀사냥>처럼 아예 성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이런 발언들이 적당하다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디스코>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이 문제는 단순히 이야기의 주제가 19금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디스코>가 깔아놓은 판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19금 이야기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그 19금을 위한 사전작업이 필요하다. 어떤 주제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를 두고 고민을 한 뒤,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분위기와 상황을 연출해야 한다. 그러나 <디스코>는 준비되지 않은 19금 토크쇼를 펼쳤다. 미성년자가 그 틈에 끼어있었다는 것이 그 증거다.

 

 


<디스코>의 PD는 이런 진행이 전혀 의도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의도가 되지 않았다면 더욱 문제다. 의도를 하지 않고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 자체가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전혀 의도되지 않았다고 보기에는 최자의 이름의 유래를 묻는 질문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였다. <디스코>는 한마디로 자극적이기만 하고 새롭지는 않은, 불편한 토크쇼의 서막을 열었을 뿐이었다. 이럴 거면 <동상이몽>의 후속으로 방영된 의미가 없다. 

 

 

 


최자의 이름의 유래나 설리와의 관계를 묻는 등, 19금 토크쇼는 게스트의 신변잡기를 위해 활용되었을 뿐이었다. 결국 새로운 이야기는 없었다. 설리와 최자의 관계는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그런 신변잡기에 새로운 사실이 있었는가. 이미 본인들 스스로 수차례 자신들의 sns나 인터뷰 등에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후였다. 최자가 방송에서 100% 솔직했는가도 알 수 없다. ‘사랑꾼’이라는 단어로 애써 포장하려 했지만 결국 시청자들은 그 이야기에서 전혀 새로움을 느낄 수 없었다.

 

 

 


연예인 신변잡기 토크쇼는 한국에서 실패를 거듭하는 콘텐츠다. 겨우 살아남은 <라디오 스타>는 게스트들보다 개성있는 진행자들의 활약이 컸다. 게스트에 대한 뻔한 이야기를 말장난등으로 재미있는 상황으로 변화시키며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만들어 주었다는 게 주효했다. 그러나 <디스코>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해명하거나 다시 리바이벌 하는 기존의 토크쇼의 형식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였다.  그 형식이 19금 토크를 남발한다고 하여 새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실패했던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진행자들의 캐릭터는 물론, 출연자들의 캐릭터도 살지 못했다. 결국 식상하고 진부한 이야기 속에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19금 토크만이 오갔을 뿐이었다.

 

 


sbs는 예능을 대폭 물갈이하며 예능국을 쇄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노력의 결과가 <디스코>라는 사실은 적잖이 실망스럽다. 예능에도 스토리가 필요하다. 그 스토리는 단순히 19금 토크를 남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프로그램만의 색다른 분위기를 창출해 낼 수 있을 때 생겨난다. <디스코>는 자신만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19금 토크쇼가 불쾌하게 느껴진 것이다.

 

 

 

 

예능을 쇄신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프로그램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논란의 연속이었던 <동상이몽>을 폐지했다면 적어도 그 자리를 채우는 예능은 시청자들에게 불편하게 다가가지 않는 예능이어야 한다. <동상이몽>의 초라한 퇴장을 극복하고 만든 프로그램이 오히려 <동상이몽>보다 훨씬 더 고개를 젓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면, 굳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이유가 없다. sbs 예능은 프로그램 폐지 이전에, 새로운 형식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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