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선수 출신 스포테이너들의 전성시대다. 스포츠스타로서의 유명세를 이용하여 예능계에 진출한 스포츠 스타들은 그러나 신선한 얼굴이 되어 블루칩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스포츠 스타로서의 존재감이상이 없을 경우는 문제가 된다.

 

 

 

 

가장 자연스럽게 예능인으로서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안정환은 최근에만 <냉장고를 부탁해> <쿡가대표>등의 진행을 맡았고 sbs 파일럿예능 <꽃놀이패>에서도 모습을 비췄다. 안정환이 각종 예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그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설득시켰기 때문이다. 안정환의 예능 진출에는 김성주와의 케미스트리가 주효했다. <아빠 어디가> 출연당시 안정환은 무뚝뚝한 것 같지만 사실은 정이많고 여린 마음을 내보이며 진솔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김성주와의 티격태격은 웃음 포인트가 확실히 되어 주었다. 김성주와 말장난을 하거나 서로에게 스스럼없는 태도로 그림을 만드는 것은 확실히 프로그램의 분량을 채우는데 일조했다. <아빠 어디가>는 비록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밀려 폐지되었지만 김성주와 안정환의 케미스트리는 그 이후에도 유효했다.

 

 

 

정형돈 후임으로 안정환이 <냉장고를 부탁해>에 투입될 당시 잡음이 없었던 것 또한 안정환이 보여준 예능감각이 그만큼 안정권이었기 때문이었다. 김성주와 이미 편한 사이인 장점을 바탕으로 안정환은 솔직한 아저씨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과거 꽃미남 스타라는 사실은 그에게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는 결국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시청자들의 호감을 살 수 있었다.

 

 

 

 

안정환이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자신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그 캐릭터를 인정받았기 때문이었다. 그 중간에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의 활약이 존재했다. 안정환은 김성주와 함께 출연하여 해외 축구 선수들의 난감한 이름으로 장난을 치거나 과거 클럽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주며 축구선수들의 실명을 언급하는 등, 과감한 발언으로 인터넷 방송에 백퍼센트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안정환의 입담이 빛을 발한 것은 그가 솔직하면서도 적절히 수위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비방용 발언도 오갔지만, 충분히 개그 수준으로 이해될 만큼의 수준에서 마무리를 지었고, 실명 토크 역시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깎아내리는 수준이 아니라 웃음을 유발할 만큼 적절히 던졌다.

 

 

 

 

안정환의 이런 예능감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고, 그가 예능계의 새로운 얼굴로 떠오르는 것 또한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다. 스포츠스타에서 자연스럽게 예능인으로서의 변신이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올림픽 시즌을 맞아 김성주와 함께 축구 해설로 등장하며 안정환은 자신의 재능을 다시 십분 발휘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김성주와의 호흡이 좋기 때문에 안정환은 김성주가 옆에 있는 그림에서 가장 빛이 났고, 김성주 역시 좀 더 자연스러운 진행과 방송 기회를 얻는 등, 서로 윈윈하는 공생관계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적절히 이용하여 자신의 캐릭터를 만든 안정환의 행보는 확실히 눈에 띈다.

 

 

 

 

그러나 같은 축구 선수인 이천수는 안정환과는 다른 평가를 얻고 있다. 스스로 대세라고 지칭하는 이천수의 자신감 만큼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예능에 자주 등장하는 것에 비해 이천수의 예능감이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적이 없다. 그것은 이천수가 자신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했음을 뜻한다. 단순히 과거의 유명했던 스타로서의 자신감만으로는 예능에서는 한계가 있다. 예능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찾아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야 하는 것이다. 입담이 없다면 독특한 개성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이천수는 사실상 예능 판 안에서 사용할 만한 장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좌중의 이목을 끄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상대방이 활용할 수 있을만한 캐릭터로 어필하는 것도 아니다. 일단 지나치게 경직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가장 큰 해결과제다.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내보이면서도 예능에서 자신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가장 시급해 보이는 것이다.

 

 

 

차라리 서장훈처럼 과거사를 이용한 짓궂은 농담을 받아들이거나, 다소 짜증섞인 목소리로 불평을 내뱉으면서도 할 일은 다 하고 때로는 박식한 모습을 보여주는 반전 요소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좋다. 할 말은 하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며 돌파하는 모습은 서장훈의 호감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천수에게는 주변사람들이 그를 이용할 수 있는 이런 활용도 자체가 크지 않다.

 

 

 

예능계도 정글과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면 결국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과연 스포테이너로서의 가치를 안정환이나 서장훈처럼 이천수 스스로 증명할 수 있을 것인가. 예능계에서 이천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증명이 시급하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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