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 <함부로 애틋하게>에 출연한 수지와 <달의 연인>에 출연한 아이유의 공통점을 뽑으라면 바로 ‘연기력 논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수의 작품에서 이미 주연을 맡은 이들이지만 드라마의 저조한 흥행성적과 맞물려 ‘책임론’까지 등장했다. 이 두 사람의 특징은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데 있다.

 

 

 

 


아이돌이라는 특혜를 이용해 주연을 맡은 배우들에게 쏟아지는 기대감이 큰 만큼, 그들을 향한 반감도 만만치 않다. 특유의 연기력으로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들의 스타성을 이용하여 화제성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 스타성은 배우로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가 신통치 못할 경우, 그들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이다.

 

 

 

 


수지의 경우는 영화 <건축학 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의 이미지를 만드는 성과를 냈지만, 그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 이상의 연기력을 펼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분명 배우로서도 수지는 화제성이 있는 인물이지만, 연기력보다는 이미지에 기댄 연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감정의 높낮이나 표현이 유려하지 못하고, 캐릭터에 상관없이 여전히 예쁘기만 한 ‘수지’의 연기는 아이돌 가수 수지를 잊게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유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최고다 이순신><예쁜 남자><프로듀사>등에서 모두 주연을 맡았지만 여전히 배우로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수지와는 다르게 어떤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하는데도 실패했다. <달의 연인>의 부진에 가장 혹독한 비판을 듣고 있는 것 또한 아이유다. 이준기와 강하늘의 연기력이 주목받는 가운데, 아이유는 극과 다소 이질적인 말투와 감정표현을 사용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데 실패했다.

 

 

 

 


주연을 맡을 만큼의 이미지가 아이유에게는 없다. 결국 아이유가 이용해야 하는 것은 가수로서의 인기와 화제성이다. 결국 여주인공으로서 인정받지 못한 여주인공이 짊어져야 하는 책임의 무게는 다른 배우들이 받는 것 이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주연을 맡으며 드라마의 흥행을 성공하지 못한 아이돌들 보다 오히려 조연을 맡으며 자신만의 색을 보여준 아이돌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바로 나나와 키가 그 주인공이다. 나나와 키는 주연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응속에 의외의 연기력으로 주목받는 성과를 냈다.

 

 

 

 


나나는 <굿 와이프>에서 조사원 김단 역을 맡아 열연했다. 차가워 보이는 외면과 똑부러지는 일처리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갖춘 역할은 나나의 외모나 연기 스타일에 딱 부합하는 역할이었다. 나나는 처음 하는 연기에도 불구하고 대사처리와 감정처리에 있어서 능수능란함을 보여주며 자신의 이미지를 역할에 녹여내는데 성공했다. 나나의 캐스팅 소식에 우려를 표했던 시청자들의 의견을 한 방에 뒤집는 것이었다. <굿 와이프>의 타이틀롤을 맡은 전도연은 <현장 토크쇼 택시>에 출연해 “나나에게 받은게 너무 많다. 김혜경으로서도 나나에게 받은 것이 많다”며 나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키는 현재 방영중인 <혼술남녀>에 출연해 공시생으로 분했다. 주인공은 아니고 주인공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역할도 아니지만 키는 이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보다 더 눈에 띄는 존재다. 자연스러운 대구 사투리는 물론, 정확한 발음과 캐릭터 표현은 키에 대한 편견을 한 순간에 잊어 버리게 만든다. 키가 연기하는 기범 캐릭터는 여성의 외모에 집착하고 친구들에게 돌직구를 날리는 캐릭터로서 능글맞으면서도 까칠한 것 같지만 속정이 깊은,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캐릭터다. 

 

 

 

 


오히려 일상적인 캐릭터를 표현해 내면서 눈에 띄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키는 그 캐릭터에 있어서 만큼은 감히 다른 사람을 상상하기조차 힘든 완벽한 일치를 보여준다. 그동안 연기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만큼, 키가 보여주는 역할에 대한 이해도는 뛰어나다.

 

 

 

 

오히려 주연을 맡지 않았지만, 나나와 키가 보여주는 행보는 의미가 깊다. 단순히 주연으로 활약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인정하고 몰입할 수 있는 역할을 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소화 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역할 속에서 시청자들이 호응을 보내게 만드는 것이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나와 키도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배우로서의 명운이 갈릴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주연이 아님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살려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배우로서의 발판을 마련한 것만큼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들이 이 시점에서 알아야 할 것은 과욕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작업이 여전히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주연보다 빛나는 개성은 분명 그들의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서는 청신호가 될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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