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은 그동안 한국에 불었던 일드(일본 드라마) 리메이크를 넘어 미드(미국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를 출범시켰다. 드라마 제작 시스템부터 시즌제까지 우리나라 드라마 환경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작품들을 한국정서에 맞게 변형시킨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그러나 <굿와이프>는 나름의 성과를 내며 일본에 국한되어 있던 리메이크 시장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안투라지> 역시, <굿와이프>와 함께 리메이크가 결정된 작품으로 방영전부터 엄청난 물량공세를 시작했다. 신성으로 떠오른 서강준을 필두로 <시그널>로 주목도가 높은 조진웅까지 캐스팅 하며 원작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를 다진 것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참담했다.

 

 

 


미드 <안투라지>는 미국식 유머와 문화를 녹여내 성공한 작품이었다. 미국 연예계를 소재로 섹스, 마약 등 선정성적인 소재를 통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작품이었다. <안투라지>는 수많은 카메오를 출연시키는 등, 화제성을 높이는 전략도 사용했다. 그 전략을 그대로 가져온 한국판 <안투라지>역시 많은 카메오가 등장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야기의 기승전결, 몰입이 안된다.

 

 

 

 

 

 

 

미드 <안투라지>가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방식은 전통적인 기승전결에 있지 않다.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를 사용해 <안투라지>만의 분위기를 채색해 낸 것이 주효했다. 이야기 자체 보다는 캐릭터가 어떤 돌발행동을 하고 그들의 화려한 라이프 스타일이 어떻게 표현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리하여 선정성과 파격은 <안투라지>를 대표하는 특징이 아닐 수 없었다. 그 파격적인 장면들이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내가 살아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름대로 흥미롭게 비춰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원작만큼의 선정성과 파격을 이끌어내는 것은 역시 무리였다. 미국내에서도 파격적인 노출과 장면으로 유명한 채널인 HBO의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파격을 한국 채널로 그대로 옮겨 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19세의 연령제한은 15세로 낮아졌다. 그러나 그러면서 <안투라지> 특유의 분위기는 사라졌다. 첫회부터 남탕에서 목욕하는 장면들을 내보내고 비속어를 사용했지만, 그 수위는 뭔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경계선에 머물러 있을 뿐이었다.

 

 


차라리 연예계를 다뤘다면 성상납이나 로비등, 보다 실질적인 이야기로 연예계를 미러링하거나 연예계 전반에 걸친 충격적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한국판 <안투라지>에서 중요한 지점은 주인공 차영빈(서강준 분)의 톱스타로서의 성장이다. 그런데 이 흐름에 시청자들이 공감이 안된다는 것이 문제다.  그가 톱스타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만큼은 알겠지만 그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가 영화 주연을 따내느냐 마느냐 하는 지점은 시청자가 궁금해하고 가슴을 졸일만한 부분이 전혀 아니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스토리의 결정적 문제다.

 

 

 


스타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충분히 설명이 되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야 시청자들은 그 감정에 동화된다. 그러나 김수현, 유아인등이 언급되었다고 하여 이런 흐름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에 대한 캐릭터의 흐름이 허술하니 그가 영화 주연을 따내는 장면 역시 감흥이 없다.

 

 

 

 


 


미국의 정서, 한국식으로 풀어내기 힘들다

 

 

 

 

 

 

이런 허술함을 <안투라지>는 카메오의 출연과 스타일리쉬한 화면 혹은 비주얼로 승부를 보려 한다. 그러나 그들이 한데 뭉쳐있는 장면이 전혀 스타일리쉬하지 않다. 몰려다니는 친구들이 서로 친하다고 투닥거리는 모습은 오히려 어색하고 자극적인 대사들은 어정쩡하다. 미국식 정서를 한국 무대로 옮기자 이도 저도 아닌 드라마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들이 하는 행동들은 시선을 잡아끄는 최고의 비주얼이라기 보다는 허세에 가깝다. 그 허세가 드라마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의미없는 스타들의 멋부리기는 차라리 광고화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줄 뿐이다.

 

 

 

 


카메오의 출연 역시 마찬가지다. 유명 영화감독은 물론, 스타들까지 <안투라지>에 카메오로 등장했지만 그들의 역할이 애매하다. 뭔가 결정적인 한 방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스토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이런 대단한 사람이 카메오로 등장했다’는 과시용일 뿐이다. 결국 <안투라지>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이야기에 집중을 할 수 없다.

 

 

 

 


화려한 배우들의 캐스팅과 물량공세에도 <안투라지>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미드 리메이크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그 정서를 어떻게 한국식으로 바꾸느냐 하는 것이다. 인간의 보편적 정서는 물론 있지만, 문화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의 연예계를 다룬 원작이 한국의 연예계로 옮겨왔을 때 자연스럽게 보이려거든 그만큼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 미국판 <안투라지>를 어설프게 따라하면서 가장 결정적인 포인트였던 수위만을 낮춘 것은 <안투라지> 리메이크의 결정적인 패착이다.

 

 

 

 


시청자들은 이런 드라마에 열광하지 않는다. 단순히 해외에서 인기를 끈 작품을 가져 오는 것만으로 화제성과 시청률을 잡기엔 어려운 것이다. <안투라지>는 0.7%까지 시청률이 떨어졌다. 제작진과 배우들의 굴욕이라 할만하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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