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솔로 컴백일 즈음에 터진 난데없는 논란은 수지가 2년 전 촬영한 화보 때문에 불거졌다. 문제가 된 것은 낡은 이발소에서 촬영한 컷들이었는데 낡고 음울한 분위기가 ‘퇴폐 이발소’를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일며 논란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수지의 포즈나 동화책, 물컵등의 소품등이 ‘로리타 콘셉트’가 아니냐는 의혹을 일으키며 논란은 더 심각해졌다.

 

 

 


찬반양론은 뜨거웠다. 오해하게 만든 콘셉트가 문제라는 지적부터 확대해석이라는 반론까지 등장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많은 악플이 달리며 수지의 화보집은 만신창이로 평가절하당했다. 이런 현상을 두고볼 수 없었던 소속사측은 “악의적 흠집내기에 법정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의사를 밝혔고 사진을 촬영한 오선혜 작가역시 “선처는 없다”며 모욕죄와 저작권 침해로 네티즌들을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하여 또 찬반양론이 갈렸다. ‘정당한 비판에 대한 지나친 대응’이라는 쪽과 ‘과대·확대 해석에 대한 적절하 대응’이라는 의견으로 갈린 것이다.  

 

 

 

 

 

 

 

이 사건은 2015년 있었던 아이유의 ‘제제 논란’을 연상시킨다. 당시 아이유는 다섯 살 난 소설 주인공 제제를 성적 대상화 하고, 소설 속 아동학대 피해자였던 그에게 ‘교활하다’는 편협한 시선을 던진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어 아이유는 그동안 ‘로리타 콘셉트’를 유지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엄청난 비난 여론에 휩쓸렸다. 아이유는 사과를 했으나, 아동성애나 로리타 사건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고 단지 ‘혹시라도 불편함을 느꼈을’ 대중의 기분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숙명은 대중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 대중의 싸늘한 시선이 팽배할 때는 잠시 고개를 숙이는 것이 현명한 일일 수 있는 것이다. 대중의 감정을 어루만질 줄 아는 연예인들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중의 인기를 자양분 삼아서 활동해야 하는 연예인들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다. 설사 억울하고 답답하더라도 대중과 맞서는 일은 웬만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지측은 칼을 빼들었다. 퇴폐 이발소와 로리타 논란으로까지 번진 사안에 대하여 강경대응을 하기로 한 것이다. 대중과 대척점에 서는 것이 현명하지 않은 일일 수 있는 일임에도, 이 일에 오히려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에 대한 개개인의 해석은 존중되어야 한다. 수지의 화보 역시 대중에게 나온 순간, 그것에 대한 해석은 개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문제는 선동에 있다. 누군가는 낡은 이발소에 선 수지를 보고 ‘퇴폐 이발소’를 떠올릴 수 있지만 사실 2년전 화보가 나올 당시만 해도 그런 시선은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해석을 하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낡은 이발소와 퇴폐 이발소를 연관 짓는 것이 필연은 아니다. 아무리 우울한 음영을 사용하고 젊은 수지가 이발소와 대비되는 이미지로 사용되었다 하더라도 퇴폐 이발소를 떠올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 자체가 오히려 그런 쪽의 사고방식으로 프레임이 씌워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퇴폐 이발소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면 그런 시선을 던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로리타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각종 소품과 포즈로 인해 논란이 불거졌지만, 사실 로리타라는 개념과 상징이 체계적으로 정립된 것은 아니다. 논란을 일으킨 쪽은 로리타 클리셰를 주장하지만 그 클리셰가 반드시 로리타로 연결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로리타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대다수 사람들에겐 그 장면을 로리타로 연관 짓는 것이 더 어렵다.

 

 

 


누군가가 그 장면에 대하여 논란을 제기하는 것이 존중되어야 한다면 누군가는 그저 하나의 콘셉트로 바라본 장면이라면 그 사람의 시선 역시 그대로 존중되어야 한다. 받아들이는 사람이 느끼지 못했다면, 그런 콘셉트를 지향했다고 하더라도 의미는 사라진다. 너무나 확연한 표현으로 음란함이나 인종차별등의 문제를 표현했다면 문제지만, 단순히 상징과 분위기 만으로 누군가를 몰아 세우는 일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수지의 화보나 아이유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로리타라는 개념으로 연관짓지 않은 대중에게 그들이 무지하다고 비난할 수 없는 이유다. 

 

 

 

 


오히려 논란을 일으키면서 그런 시선을 던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편견을 불어넣고 생각하지 않아도 될 이미지를 강요하는 편협한 쪽은 그 프레임을 씌운 쪽이다.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 생각이 정답이고 정당하다 주장하는 것은 다른 다양한 시선에 대한 무시와 경멸에 지나지 않는다. 마치 합리적인 것처럼 주장하는 의견은 반대편에 선 의견을 묵살하고, 나아가 연예인의 이미지까지 끌어내리려는 불순함이 엿보인다. 그것은 또다른 폭력이고 강요다. 그저 자신의 감상이 아닌, 대중을 선동하고 이때다 싶어서 비난을 쏟아내는 수많은 사람들을 아군으로 얻은 세력의 힘은 생각보다 악의적이다. 과연 누군가를 평가하는 일이 하나의 시선으로만 귀결될 수 있을까. 프레임을 씌우는 것 자체가 본인의 시선이 옳다는 아집에 지나지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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