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청룡영화상>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여우주연상의 이름이 호명될 때 깜짝 놀란 것은 바로 여우주연상을 탄 사람이 김민희였기 때문이었다. 김민희가 청룡영화상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도 그렇지만 더 결정적인 것은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 스캔들로 인해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다.

 

 

 


그러나 이미 그런 분위기는 감지되어왔다. 청룡영화상 전에 영화감독들의 직접 뽑은 디렉터스컷 시상식에서 김민희는 이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기 때문이었다. 디렉터스 컷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병헌 역시 청룡영화제의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김민희에게 트로피를 쥐어준 영화 <아가씨>는 김민희의 뛰어난 연기력을 증명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었다. 김민희는 비정상적인 삶을 살아온 타이틀 롤 ‘아가씨’ 히데코를 연기하며 드라마틱한 감정 표현에서 동성애적인 표현까지 스펙트럼이 큰 연기력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 역시 김민희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고 결국 김민희는 영화적인 커리어로만 보자면 2016년 정점을 찍을 수 있었다.

 

 

 


찬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가씨>는 LA비평가 협회의 외국어영화상과 미술상을 시작으로 다수의 미국 비평가 협회에서 상을 수상하며 12관왕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영화매체에서 ‘올해의 영화’에 선정되며 영화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김민희 역시 그 영광의 중심에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또한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중 <올드보이>와 <스토커>를 넘어 북미 흥행 1위에 등극했다. <아가씨>는 2016년 10월 미국의 5개관에서 조촐하게 개봉했지만 개봉 4주차만에 123개로 상영관이 늘며 흥행수익 200만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게다가 '테이스트 오브 시네마'에서 선정한 '21세기 가장 섹시한 영화'에서도 4위에 이름을 올리며 관심을 끌었다.

 

 

 


김민희의 행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김민희는 무려 베를린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놀라운 것은 영화속 여주인공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이라는 점이다. 이는 김민희의 실제 사생활을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으로 어떻게 해석하면 정면 돌파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지나친 자신감일 수도 있다. 아직 한국의 정서상 실제 사생활이 여배우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를린 영화제에서 한국인이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사례가 ‘최초’라는 점만큼은 분명 괄목할만한 일이다. <씨받이>로 1987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를 수상한 강수연과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여전히 ‘칸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전도연에 이어 세계 3대 영화제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강수연과 전도연이 상을 수상하고 연기파의 이미지를 굳히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처럼 세계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김민희는 이번에는 홍상수 감독과 영화제에 참석하여 수상소감으로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가슴에 깊은 울림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한마디 한마디가 왜곡되어 해석될 수 있음에도 거침이 없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김민희의 수상소식보다 반감이 더 크다. 불륜이라는 낙인이 찍힌 여배우에게 사회적인 시선은 결코 관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축하하는 목소리는 찾아 볼 수 없고, 그들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그런 잡음과는 상관없이 작년부터 지금까지 김민희의 커리어는 정점을 찍고 있다. 해외에서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김민희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높다. 대중이 아직 받아들이고 있지 않지만, 김민희의 복귀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숙기간을 가졌다고도 볼 수가 없다.

 

 

 


과연 이런 평단과 대중의 온도차를 극복하고 김민희가 다시금 연기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사생활 논란을 겪은 후, 김민희가 최고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단한 여배우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결국은 추문에 휩싸여 여배우의 삶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냐 하는 기로에서 김민희가 증명한 한 가지는 좋은 연기를 선보인 여배우의 생명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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