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넘어 세계적 스타 탄생을 이루겠다!


<K팝스타>는 그런 원대한 꿈을 안고 출범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무려 SM, YG, JYP의 대표들인 보아, 양현석, 박진영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1위를 한 참가자는 세 소속사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졌다. 그야말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오디션에서 1위를 차지해도 스타가 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그러나 국내 최대 소속사의 지원이 있다면 스타가 될 확률은 훨씬 더 올라간다. 누가 그런 대단한 특혜를 입게 될 것이냐는 관전포인트는 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지점이었다.

 

 

 



참가자보다는 심사위원의 캐릭터에 방점을 찍은 오디션

 

 

 


 


그렇기 때문에 <K팝스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바로 심사장면이다. 최고의 아이돌 가수를 키워내고, 현재 가요계를 독식하다시피한 삼대 기획사 대표들의 평가는 <K팝스타>를 규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공기반 소리반’ 등의 박진영 어록도 바로 여기서 탄생했다.

 

 

 


SM이 <K팝스타>에서 하차하고 안테나 뮤직의 유희열로 심사위원 교체되자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안테나 뮤직은 비록 주류 소속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유희열은 철저히 주류였다. <유희열의 스케치북>부터 <슈가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비긴어게인>등으로 이어지는 유희열의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는 <K팝스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유희열은 <K팝스타>에서 냉정한 평가 대신 따듯한 시선과 가능성을 염두 해 둔 평가로 개성 강한 다른 두 심사위원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특유의 유머감각을 선보였다. 심사위원들의 캐릭터는 시즌이 지나고 회를 거듭할수록 강화되었다.   

 

 

 


때문에 <K팝스타>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지나고 난 후에도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들이 평가하는 것은 단순한 가창력이 아니었다. 기존 가수와의 차별점이나 독특함에 대한 열망은 그들 평가 기준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었다. 어느새 심사위원들은 <K팝스타>의 인기를 견인하는 가장 주요한 캐릭터로 떠 올랐다. 어떻게 보면 참가자들에 대한 관심보다 더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K팝스타>속에서도 주체적인 관심을 이끌어 낸 스타는 있다. 시즌2의 악동뮤지션이 바로 그들이다. 악동뮤지션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자작곡으로 음원 1위를 기록하는 등, 심사위원들 보다 더 관심을 얻은 몇 안되는 참가자였다. 독보적인 개성과 남매 뮤지션이라는 좀처럼 없는 조합, 그리고 자작곡의 독창성까지. 그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든 가요계에서든 보기 힘든 캐릭터였다. 그러나 악동뮤지션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의 재능에 대하여 어떤 콘셉트를 잡고 어떤 평가를 할지가 훨씬 더 중요한 포인트다.

 

 

 


‘천재’라 일컬어졌던 참가자들...오디션이 끝난 후엔?

 

 

 


심사위원이 훨씬 더 중요한 지점에 있었다는 것은, 결국 참가자들이 오디션을 통해 프로세계세도 스타성을 인정받기 힘들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사실상 <k팝스타>의 의도 자체가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스타를 만들겠다는 것이고, 실제로 <K팝스타>로 스타가 된 가수들 역시 거의 기획사의 시스템과 물량공세를 통해 그 위치에 올라 설 수 있었다. 악동뮤지션이나 백아연처럼 데뷔 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보여준 경우도 존재하지만, 그런 경우가 흔하다고 볼 수는 없다.

 

 

 


종종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을 놓고 ‘천재’라고 칭하며 감탄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그들이 ‘천재’라고 일컬은 참가자들이 프로의 세상에서도 그 천재성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세계는 다르다. 사실 진정한 천재성을 가지고 그 천재성을 대중에게 인정받은 뮤지션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포장하느냐’다. 평범한 사람도 잘 포장해 내놓으면 스타가 될 수 있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문제는 그 포장한 패키지가 대중에게 먹히느냐 먹히지 않느냐 하는 지점이다.

 

 

 


사실 <K팝스타>에서 그들이 ‘천재’라고 극찬한 참가자들 중에는 여전히 데뷔하지 못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천재라고 칭하며 감탄사를 내뱉는 그들의 행동 역시 일종의 포장술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그런 천재 한 두명쯤이 나와야 몰입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들의 극찬은 때론 감정의 과잉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문가인 그들의 말에는 분명히 힘이 있다.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는 대중도 다수다. 

 

 

 


 

박현진의 스타쉽 계약... 어떻게 봐야 할까.

 

 

 


마지막 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현진과 김종섭은 YG를 소속사로 택했다. 아이돌 그룹에 가까운 재능을 보였던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처럼 보였다. 빅뱅, 아이콘, 위너 등 보이그룹에 강세를 보이는 YG는 랩과 춤, 노래를 하는 그들에게 가장 그럴듯한 선택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현진은 결국 YG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그는 스타쉽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K팝스타>의 우승자가 심사위원들의 기획사가 아닌 다른 기획사를 택했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거니와, <K팝스타>의 사후관리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지점이다.

 

 

 


<k팝스타>의 우승자는 소속사를 선택할 수 있지만, 그 이후 그들의 데뷔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다시 소속사에 맡겨야 하는 처지가 된다. <k팝스타> 시즌4의 우승자 케이티김은 YG를 택했으나, 여전히 데뷔는 오리무중이다. 안테나 뮤직을 택한 시즌5의 우승자 이수정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오디션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도 데뷔는 또 다른 문제다. 대중에게 팔릴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소속사이다. 비단 우승자들 뿐 아니라 심사위원의 격찬을 받고 상위권에 랭크된 다른 참가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K팝스타>를 통해 많은 이들이 YG, JYP등에 연습생으로 들어갔으나 여전히 데뷔는 요원한 경우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당시에는 주목을 받았지만 현제 케이티 김이나 이수정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들을 그리워하는 대중들은 많지 않다. 오디션 우승자들은 오디션이 끝난 후, 대중의 심판대 위에서 자신을 다시 한 번 증명해야 하는 숙명이 있는 것이다. <k팝스타>처럼 대형 기획사들이 참여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 기획사는 여전히 엄격하고, 스타성을 발견하지 못하면 쉽사리 데뷔 기회를 주지 않는다.

 

 


결국 그들은 극찬을 하고, ‘천재’라는 단어까지 남발하며 누군가를 우승자로 만들었지만, 오디션이 종료되는 순간 그들은 냉철한 사업가가 된다. 그토록 대단하고 특별한 재능이라면 철저하게 우승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그들의 데뷔를 추진해 가도 모자른데, 그들은 다시 그들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평가하며 저울질 하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결국 오디션에 대한 허상을 대변한다. 오디션이 끝나면서 거짓말처럼 식는 관심. 그리고 오디션 우승자라고 하여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현실. 천재라고 극찬을 받은 참가자들에게도 쏟아진 냉정한 시선. <k팝스타>마저도 진정한 k팝스타를 내놓기에 적절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