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진실의 추모 방송이 MBC에서 [시대의 연인 최진실] 이라는 이름으로 스페셜 방송 됐다.


최진실이 하늘나라로 떠나던 그 순간부터 MBC에서 추모방송을 꼭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그 바람을 글로 쓴 적도 있는데, 그녀가 간지 2주 정도 지난 오늘에서야 그녀의 얼굴을 다시금 TV를 통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오늘 MBC의 추모방송은 추모방송인 동시에 인간 최진실, 배우 최진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방송이 끝나는 무렵 나는 미소 짓고 있는 내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추모방송' 이라고 하면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에 고인의 넋을 기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시대의 연인 최진실] 은 달랐다. 그 속에서 최진실은 밝게 웃고 있었다. 밝게 웃고 있는 최진실의 모습은 그녀가 하늘로 떠나버렸다는 사실조차도 잊게 할만큼 환하게 빛났다. 데뷔부터 [내마스] 에 이르기까지, 최진실의 20여년 연기인생을 돌이켜 보며 나는 20여년동안 그녀와 함께 한 우리의 추억을, 우리의 스타를 다시금 조우하게 됐다.


비단 그건 TV를 보고 있는 나 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녀의 삶의 되돌아 보기 위해 출연했던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최진실과 작업을 함께 했던 기억, 최진실과 나누었던 소소한 이야기, 그녀의 목소리와 그녀의 친절을 되새기며 은은하게 웃어보였다. 더러 그녀가 세상에 없는 사실을 깨닫고 왈칵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도 있었고, 두 아이를 놔두고 떠나간 그녀를 안타까워하는 이도 있었지만 그들 역시 '최진실' 과 함께 한 20년 세월은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최진실이라는 이름 세 글자만 나오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추억들과 따뜻한 친절이 생각나는 듯 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마이크 기사 옆에서 부채를 부쳐주고 있었다는 그녀, 음식도 잘하고 손도 빨라 언제나 집에 사람이 가득했다던 그녀, 힘든 촬영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오히려 스탭들을 위로했다는 그녀, 별명이 '삼자대면' 일 정도로 친구들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그녀, 두 아이를 목욕탕에 데리고 가 '진짜' 아줌마처럼 아이들을 박박 씻겼다는 그녀, 전화를 하면 언제나 달려 나와줬다는 그녀. 그녀, 최진실을 생각하며 그들은 각자 최진실과 함께 했던 아름다운 추억들을 웃음으로 회고했다.


하늘로 떠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찌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만은 적어도 최진실이라는 이름 세 글자는 그들에게 있어 '슬픔' 이기 보다는 희망이고, 기쁨이고, 즐거움이었던 것 같다. 그건 최진실의 작품을 보고 울고 웃으며 20년 세월을 함께 했던 우리 모두의 생각이기도 할 것이다. 그녀는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었지만 최진실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우리 가슴속에 빛나는 '별' 일테니까.


그리고 보니 최진실의 10년지기 친구였던 김대오 기자의 말 하나가 떠 오른다.


"최진실의 장례를 끝내고 이영자를 비롯해 몇 명이서 최진실의 집에 갔다. 가서 우두커니 앉아있는데 누군가 최진실과의 추억을 꺼냈다. 우리는 언제 울었냐는 듯, '맞다, 맞어. 그랬었지.' 하면서 웃어보였다. 울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우리는 최진실이라는 이름을 마주 하고, 그녀와 함께 했던 추억을 기억하면서 행복해했다. 그녀는 우리에게 그런 존재였다. 언제 어디서 마주해도 기댈 수 있었던 그런 존재."


시대와 함께 하고, 만인과 함께 했던 '만인의 연인' 최진실은 그렇게 수많은 친구들과 동료들, 그리고 대중에게 희미하게나마 추억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게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녀가 떠난 지금도 그녀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슬프기보다는 행복해진다. 젊지도, 나이들지도 않은 40세의 나이에, 젊음의 향기와 중년의 완숙미를 모두 갖춘 그 아름다운 나이에 마치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린 그녀의 은은하고도 아름다운 향기처럼.


[질투][폭풍의 계절][아스팔트 사나이][별은 내 가슴에][그대 그리고 나][장미와 콩나물][장밋빛 인생][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이라는 걸작들과 함께 한 세기의 배우, 최진실. 5년 연속 연예인 소득 1위, 최진실 신드롬의 주인공이자 당대 대적할 자 없었던 인기를 구가한 세기의 스타, 최진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난 배우도 아니예요. 그냥..그냥 엄마지." 라고 웃어 보였던 엄마, 최진실.


어떤 이에게는 우상이었고, 어떤 이에게는 질투의 대상이었으며, 어떤 이에게는 따뜻한 친구였고, 어떤 이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시대의 연인 최진실] 은 결코 슬프지도, 우울하지도, 음울하지도 않게 여전히 밝게, 환하게, 즐겁게 그렇게 깜찍하고 귀여웠던 예전 모습 그대로 우리 가슴 속 '별' 로 남아있다.


그녀가 하늘로 떠나간지 2주 되는 어느 날에, 우리는 TV 속 그녀의 모습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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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는이 2008.10.18 0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그거 보면서 어느순간 웃음을 짓게 하더군요.. 그만큼 마음이 넓었던 최진실씨..

    그녀의 웃는 얼굴은 팬들은 평생 잊지 않을겁니다..

  2. 아름다운 글 2008.10.18 0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최진실 스페셜을 본 사람으로서 너무 공감이 가네요. 슬프기도 슬펐지만 또 행복하기도 했었어요. 블로거님의 아름다운 글을 보니 더더욱 그렇네요. 글이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라 살포시 담아갑니다. 좋은 글 많이 써 주세요. 항상 지켜보고 있답니다.

  3. 리본 인더스카이.. 2008.10.18 1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글 잘 읽고갑니다..
    아직 방송은 못봣지만..글만 봐도 가슴이 뜨거워지네요,,,

  4. 영원한 팬 2008.10.18 14: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 방송을 보면서 울다가 웃다가 했네요...

    그리고 끝나고 나니 더더욱 안타깝고 화가 나더라구요...

    두아이의 엄마이자 그냥 연약한 여자가 왜 죽음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제가 멀리 살아서 진실언니 묘에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간 가보려구요...

    님께서 적으신 글 읽으며 위로 받습니다....

    사실 전 아직도 내마스2를 촬영할꺼라는 기사가 곧 나올것 같아요~

    그냥 이 일이 다 꿈이기를 바라면서.......

  5. 전...아직도... 2008.10.19 2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놓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면서 봤습니다

    물론 슬픔도 외로움도 그녀 자신을 그렇게 괴롭혔고

    여럿의 악성 덧글에 몸서리치게 괴로워 그렇게 떠났지만..

    그 사람들보다는 훨씬 사랑하는 팬들이 많았다는걸 잊지 않았어야 했는데

    전 그 사실이 아직도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요

    남은 많은 친구들.. 팬들.. 그 모두가 얼마나 슬퍼할지.. 가족들이 얼마나 아플지..

    그걸 좀더 깊이 깊이 생각하셨다면... 좀더 오래 우리곁에 계셨어야 했단 생각이 듭니다

    안타까워요~

  6. Favicon of http://vivistyle.tistory.com BlogIcon 에녹이 2009.07.31 04: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 보면서 왜 눈물이 날까요...

    정말 최진실은 언제나 우리 국민과 함께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