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윤종신이 예능인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겠지만 윤종신의 본업은 사실 가수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지 그 스스로도 말했듯 그의 예능 출연이 상당히 의외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가 [너의 결혼식]이나 [오래전 그날]을 부를 때의 모습과 지금의 예능계의 망가지는 모습은 쉽게 매치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해본다. 윤종신은 '무서운'예능이라고.



 윤종신, 그의 신기한 두 얼굴

 윤종신을 '예능인'으로서 평가해 보자면 그는 사실 존재감이 대단한 예능인은 아니다. 주목받는 원톱 MC들 처럼 패널들을 통솔하고 프로그램을 엮어가는 진행자라고 보기는 힘든 것이다.

 오히려 그가 진행하는 방식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발언이라던가 이야기를 확대 재생산 시켜서 웃음을 유발하는 화법에 가깝다. 그래서 인지 윤종신에게 자주 '주워먹는다'는 표현이 사용되는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 '주워먹기'조차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때 그때의 순간적인 재치와 감각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윤종신이 현재 라디오스타, 명랑히어로, 패밀리가 떴다, 예능선수촌에 두루두루 출연하고 있을 정도로 예능계의 주목 받는 인물로 성장했다는 것은 그래서 놀랍지가 않다.

 차라리 윤종신의 가장 커다란 장점은 아이러니컬 하게도 그 존재감이다. 윤종신이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생각해 보면 많은 진행자들 속에 끼워져 있는 샌드위치 같은 형태의 프로그램이 대부분인데 이는 주변을 이끈다기 보다는 주변의 상황을 활용해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윤종신의 방식을 생각해 볼 때, 과연 똑똑한 선택이다.

 그것은 윤종신이 확 튀는 존재감을 발휘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그가 다양한 프로에 출연해서 분위기를 띄워도 그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TV에 자주 비치는 것 같은 느낌도 사실 별로 없는 것이다.

 예능계라는 곳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면 바로 사장시키고 교체가 빠른 곳이다. 윤종신이 그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는 것은 윤종신을 출연시키면 그만큼의 재미를 보장시켜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사실 이런 예능인 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것은 '팥빙수'라는 곡이다. 그 전까지는 주로 발라드를 부르던 '점잖던'윤종신이 갑자기 동요스러운 "팥빙수"를 들고 나왔을 때, 그의 감성적인 음악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사실 좀 충격을 받았다. 언제나 조용한 노래만 부르던 윤종신이라는 가수가 갑자기 우스운 몰골을 하고 나와서 "빙수야! 사랑해"를 외치는 모습은 이전에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반전이었기 때문이었다.

 윤종신은, 단지 그 노래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논스톱에 출연하면서 자신에게 코믹스러운 이미지를 덧붙여 나간다. 바로 가수 윤종신에서 예능인 윤종신으로 당당하게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윤종신은 논스톱의 OST를 담당하면서 작곡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한다. 사실 윤종신은 예능에 출연하지 않아도 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작곡가겸 작사가다. 박정현, 성시경, 이수영, 김연우같은 걸출한 가수들의 곡 작업에 참여했고 각종 드라마나 영화의 음악을 담당해 훌륭하게 처리했던 그의 감성을 지켜보면, 예능인 으로서의 윤종신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그가 쓰는 가사들과 곡들의 서정적인 멜로디는 그가 단지 '웃기는' 사람이 아님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 예능인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올 뿐, 자신의 능력과 재능이 없기 때문에 '예능'이라는 길을 택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윤종신의 예능계 출연은 윤종신의 또다른 재능과도 같다. 자신의 장점을 살려서 웃음을 주는 그의 행보는, 그래서 처절하기 보다는 여유가 있다. 물론 때때로 지나친 발언으로 구설수에도 오르기도 했고 너무 지나치게 말을 툭툭 내뱉는다는 비판도 있기는 하지만 윤종신이라는 예능인고 윤종신이라는 작곡가의 재능은 어느쪽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독특한 그만의 느낌이 있는 것 만은 확실한 듯 싶다.
 
그리하여 윤종신의 이런 이중적인 변신은 너무나도 극명하여 무서울 정도이다. 어느 한 쪽의 실패로 인해 다른 일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일정부분의 위업을 달성하고 다시 다른 일에 '도전'해서 그 일을 성공시킨 것이고 또 양쪽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으니 그것은 그냥 그런 일이 아니라 그만큼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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