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야심만만] 이 "예능 선수촌"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시즌 2로 출범한지 이제 3개월 정도가 지나갔다.


그 전에 수 많은 프로그램이 시청률 저조로 폐지됐고, 경쟁작으로는 막강한 라인업을 갖춘 [미수다] 와 [놀러와] 가 떡 하니 자리잡고 있었기에 [야심만만] 의 부활은 사실상 '모험' 에 가까운 도박이었다고 봐야한다.


처음의 회의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야심만만] 은 예전의 명성을 이어 받아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고 지금까지 [놀러와] 와 엎치락 뒤치락하며 월요일밤 11시대 왕좌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야심만만]은 아직까지도 개선할 점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야심만만] 의 MC 중 한명인 닉쿤의 존재감이다. [야심만만] 속 닉쿤은 마치 '투명인간' 처럼 보일 뿐이다.




사실 [야심만만] 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7인 집단 MC체제를 구축한 프로그램이다. 현재 예능계 트렌드가 집단 MC체제이고, 강호동이 워낙에 집단 MC체제에 능통한 MC이기 때문에 [야심만만] 이 집단 MC로 시작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강호동, 윤종신, 김제동, MC몽, 전진, 서인영, 닉쿤으로 이뤄진 초호화 MC군단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야심만만] 은 3개월 전 표방했던 '집단 MC' 체제는 무너져 버린지 오래다. 원래 목적은 7명의 MC가 각자의 캐릭터를 갖고 마치 "예능선수촌" 에서 일하는 것마냥 캐릭터 쇼를 벌이는 것이었지만, "예능선수촌" 컨셉트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별로다보니 몇 주만에 캐릭터 쇼를 포기하고 무난한 토크쇼로 변모해 버렸기 때문이다. 컨셉트 자체가 무너지니 애초 배정되었던 캐릭터가 무너졌고, 집단 MC 체제도 무늬만 집단으로 바뀌어 버렸다.


[야심만만] 이 평범한 토크쇼로 전락하자 강호동은 컨셉트 체인지를 방어하기 위해 원톱 MC로 모습을 바꿨고, 윤종신과 김제동은 투 서브로 강호동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예능 '본좌' 격인 전진, MC몽, 서인영이 쓰리톱 패널로 자리를 바꿔 앉게 되자 한국말도 서툴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 자체도 처음인 닉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이 때부터 닉쿤은 본격적인 '투명인간 MC' 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사실 예능 프로그램에 적응조차 하지 못하는 생 초짜를 집단 MC랍시고 [야심만만] 에 투입한 제작진도 문제지만 이 때까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재능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닉쿤 자체에도 큰 문제가 있다. 방송이 장난도 아니고, 특히 예능 프로그램은 워낙 짱짱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방송에 나오지 않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게다가 3개월 동안의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비중이 작아지는 것은 닉쿤의 노력 부족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포인트를 잡아 끼어들어도 모자랄판에 마치 방청객처럼 웃고만 있으니 분량이 늘어날 턱이 없고, 시청자들의 선호도가 올라갈 일도 없다. 지금 닉쿤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2PM을 좋아하는 팬들의 무조건적 충성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아무리 기획사의 힘으로 프로그램에 투입되었다고 해도 이건 좀 심한 것 아닌가 싶다. 방송가에 상도덕이라는 것이 있고, 예능에 출연해 끼를 펼칠 연예인도 많을텐데, JYP라는 거대 기획사의 인기가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야심만만] 이라는 거대 프로그램에 MC로 투입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야심만만] 은 강호동이 '말 못하는' 패널에게 그리 친절한 MC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강호동 스스로 말했듯이 그는 붐업이 되어 있는 패널이나 게스트에게 모든 것을 올인하는 스타일로 크게 도전하고 크게 먹는 스타일이다. 닉쿤 같이 말 없이 웃는 스타일은 강호동이 추구하는 스타일과는 완전히 상반된 캐릭터이며, 이는 닉쿤에게나 강호동에게나 득이 될 것이 하나 없는 게임이다. 강호동의 이러한 진행 스타일은 전진이나 MC몽 같이 제 역할을 다하는 패널에게는 굉장한 축복이지만 닉쿤 같은 초짜에게는 가장 극악한 독이기 때문이다. 이는 강호동 진행의 한계이자, 동시에 [야심만만] 의 한계이기도 하다. 차라리 모든 게스트를 섬세하게 돌보면서 의외의 매력을 이끌어 내는 유재석 스타일이 닉쿤에게는 어울리는 조합이라 하겠다.


10일자 [야심만만] 방송분에서 닉쿤은 출연하지 않았지만 2PM의 팬들을 제외한다면 아무도 닉쿤의 부재를 아쉬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멀뚱히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 '투명MC' 의 존재감은 [야심만만] 에 있으나 마나 한 보잘 것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잘생긴 외모와 쇼맨쉽을 갖춘 닉쿤이 MC가 아니라 가수로서 더욱 두각을 드러낼 재목임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JYP도 닉쿤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가수로서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닉쿤 같이 괜찮은 인재를 무대가 아니라 어울리지 않는 예능 프로그램에 억지로 끼워팔아 소비하는 것은 오히려 닉쿤의 앞날에 먹구름을 끼게 할 뿐이다.


이제 더 이상 아무말 없이, 웃는 장면 몇 번을 끝으로 존재감 없이 앉아 있는 닉쿤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그를 활용하려면 제대로 '활용' 하든지, 아니면 그를 자유롭게 무대로 해방시켜 주든지 [야심만만] 의 결정이 시급한 때다. 마치 물 위에 뜬 기름처럼 풀쩍 기가 죽어 억지로 웃고 있는 닉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은 -닉쿤도 닉쿤이지만- TV를 보고 있는 시청자의 입장으로서 대단한 곤욕이다.


TV 속의 '투명인간' 은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는 것을 닉쿤과 [야심만만] 이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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