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은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대표 예능' 이다.


4년여의 시간 동안 한국 예능의 트렌드를 주도했고,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동시에 집단 MC 체제의 교과서적 표본으로 자리매김 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무한도전] 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18%대까지 치고 올라갔던 시청률이 13%대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무한도전] 의 영원한 적수인 [스펀지] 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에어로빅 편이 끝난 후, [스펀지] 에 시청률 권좌를 2주 연속 양보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 [무한도전] 은 지금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할 때다.




'아이스 원정대' 의 성공 이래 한국 예능은 바야흐로 [무한도전] 의 시대였다. [무모한 도전][무리한 도전] 으로 이어져 온 [무한도전] 이 유재석, 박명수를 필두로 정준하, 정형돈, 하하, 노홍철이라는 '6인 체제' 로 확립되면서 신드롬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무한도전] 의 등장은 본격적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등장과 그 맥을 같이 했고, 걸음걸음이 하나의 역사가 됐다. '예능의 아이돌화' 라는 기현상을 만들어 낼 정도로 [무한도전] 에 대한 대중의 충성과 신뢰는 상상을 초월했다.


과거 [공포의 쿵쿵따] 이 후, [외인구단][감개무량] 등으로 꾸준히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온 유재석은 비로소 [무한도전] 을 통해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고 이름값에 비해 재능을 쉽게 펼쳐 보이지 못했던 박명수는 유재석과 함께 힘찬 날개짓을 했다. [무한도전] 의 '도전' 은 그들의 도전이기 이전에 예능의 도전이었고 하나의 업적이었다. 과거 어떤 프로그램도 하지 못했던 도전과 패러디를 [무한도전] 은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6인 체제의 견고한 구축, 캐릭터의 완성, 자막의 예능화, 캐릭터쇼와 에피소드의 강렬한 조합 속에서 [무한도전] 은 예능 프로그램의 신기원을 마련했다. 30%대의 높은 최고 시청률과 평균적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시청률을 찍어주는 꾸준함, 멤버들의 살신성인과 제작진의 놀라운 실험정신은 그대로 [무한도전] 을 한국 예능의 "상징" 이자 "1인자" 로 만들어 냈다. [무한도전] 에 대적해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왔어도 [무한도전] 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지켜내며 끝끝내 [무한도전] 으로 남았다.


그런 견고한 위상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2008년 하하의 하차 이 후 부터였다. [무한도전] 을 떠받치고 있던 6인 체제의 와해 속에 특유의 결속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무한도전] 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급기야 10% 초중반대 시청률로 떨어졌다. 그러나 [무한도전] 이 지니고 있던 도전의 가치는 여전했고, 전진의 합류 뒤에는 하하의 공백을 메우면서 20%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문제는 경쟁작인 [스펀지] 의 대반격이었다. [스펀지] 는 거의 '불만제로' 와 같은 포맷을 도입해 그동안 [무한도전] 이 잠식하지 못했던 주부 시청자 층을 끌어들였다. [스펀지] 의 파격적인 포맷 변화는 그대로 성공으로 이어졌다. [스펀지] 가 [무한도전] 의 시청률을 앞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예능계 전체적인 경향으로 보자면 거의 '전복' 에 가까운 역전극이다. '리얼 버라이어티' 의 원조이자 본좌격이라고 할 수 있는 [무한도전] 이 서서히 자리를 내어주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청률만이 문제는 아니다. 김태호 PD가 말했던 것처럼 [무한도전] 은 1등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1등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오히려 무서웠다던 [무한도전] 제작진의 말은 그동안 [무한도전] 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시청률 2등을 해도 좋으니 예전의 절박함을 되살렸으면 좋겠다" 는 2008년 초기 김태호 PD의 말을 되새겨 볼 때, 어쩌면 이 시기는 [무한도전] 의 기회일 수도 있다.


오히려 시청률 보다 더 문제인 것인 '피로누적' 을 호소 하고 있는 [무한도전] 제작진과 출연진이다. 일주일이 짧다하고 끊임없이 강행되는 촬영, 매주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야 하는 압박감, 여섯 멤버들의 스케줄 조정의 어려움, 일년에 5~6번씩 시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는 쉴새 없이 돌아가야 하는 [무한도전] 을 지쳐 쓰러지게 만들었다. 시청률 따위의 외부적 장애가 아니라 피로누적에 체력 고갈이라는 내부적 한계가 더욱 큰 문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한 몇 년 쉬고 다시 하고 싶지만 벌여 놓은 일이 많아 그러지도 못하고...힘들다." 던 김태호 PD의 말은 우리가 새겨 들을만 하다. 현 시점에서 [무한도전] 은 시청률 뿐 아니라 소재, 구성 자체가 너무 익숙해 기름칠을 하지 않는 이상 서서히 낡아버릴 것이 분명해 보인다. '2등이 좋다' 고 했지만 막상 2등으로 떨어졌을 때, 엄습하는 압박감은 1등 때 느꼈던 압박감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무한도전] 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할 때다. 물론 '영원한 이별' 이 아니다. 김태호 PD의 당초 구상처럼 '시즌제' 로 만들어 1여년 간의 준비기간을 주고, 여섯멤버들에게도 휴식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한도전] 이 없는 토요일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적적하고 쓸쓸하겠지만 더욱 좋은 모습을 준비하기 위해 [무한도전] 에게 약간의 휴식과 준비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점을 찍었을 때 퇴장하고, 그 뒤에 다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다던 김태호 PD의 바람처럼 말이다.


그동안 [무한도전] 은 1등이었기 때문에 '이별' 을 고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한 1등이 아니다. 1등이라는 압박감에서 벗어난 이 때, 1등으로 다시 올라가기 위해 남은 힘을 소진하기 보다는 차라리 완전히 새로운 [무한도전] 을 구상하며 잠시 이별을 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방송사 사정에 의해서, 여러가지 계약과 소재 때문에 실현되기 힘들다고 하지만 내부적 조율을 통해 추진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무한도전] 이 시청률 때문에, 소재 고갈 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4년 동안 대한민국을 정신 없이 웃기게 했던 이 멋진 사람들에게 조금의 휴식시간이 필요할 때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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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태호만 빠지면 됩니다 2008.12.15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한도전을 버릴 필요가 없어요 김태호가 빠지면 됩니다 본인 이 힘들다고 하는것도 지겹고요
    지난주 무도는 간만에 대박이 었지만

    삼주동안 끌었던게 결정이었던 같아요


    에어로빅은 4주나 하면서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들었고

    저는 김태호의 불평이 지겨워요
    출연자들이나 작가들도 최선을 다하는데

    아직 연륜이 부족해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징징거리는것도 한두번이지

    • 토사구팽 2008.12.15 1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찌되었건 한프로그램을 이끄는 PD가 있기에 이자리까지 올랐던건데 징징거린다고 매도할 수 있나요 ㅡㅡ
      출연자, 작가가 최선을 다하고, pd 등의 연출진도 최선을 다하고 있겠죠.
      정말 김태호 pd만 빠지면 될까요?
      오히려 갑자기 선장이 바뀐 배마냥 손발이 어긋나다 풍랑에 좌초될 듯 싶습니다.

    • 복분자액 2008.12.15 14:21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분은 무한도전을 지난주 부터 보셨나.

      다들 지지부진 하다고 했던 그 질질 끌었던 에피소드가

      바로 TEO의 부재때문에 일어난 일인거 모르시나.

      복귀 하자 마자 이번주에 다시 자막센스와 더불어 터졌

      다는 말이 많아진거고.

      자기가 지 입으로 태호 복귀작인 지난주 무도를 간만에

      대박이라고 하다니... 쯧쯧.

      무도갤 가서 1주만 복습좀 하세요.

    • 김태호에 불평 2008.12.16 1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김태호가 작년부터 쉬고싶다 그만하고싶다
      떠나고 싶다 라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출연자들은 죽을힘을 다해서 열심히 하고 있고
      유재석도 무도를 끝내고 싶어하지도 않은데

      최근인터뷰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불평이예요 일년동안 계속 불평하고 쉬고 싶다는데
      억지로 김태를 붙잡는다고 무도에 도움이 될까요?

  2. Favicon of https://kkuks81.tistory.com BlogIcon 바람몰이 2008.12.15 14: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제가 썼던 글이 떠오르는 군요. 트랙백 하나걸고 갑니다.

  3. 당신이야말로 블로거활동과 아름다운 이별을준비하는 게 어떨지...? 2008.12.15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을 달 가치조차 못 느끼지만...무한도전의 팬으로서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군요...
    단 한 두주의 시청률 결과가 나빴다고 해서 이런 극단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다니...그동안의 당신의 편파적인 글에 늘 눈쌀이 찌푸려졌지만..이번엔 분노마저 느끼는군요... 이번 주 달력 특집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평을 아끼지 않은 아주 큰 웃음을 주었던 특집이었습니다...여러가지 변수 및 상황으로 인해 시청률면에선 외면당한 것도 팬으로서 안타까운데..당신같은 무한도전 안티블로거에 이런 모욕까지 당하다니요...무한도전이 칭찬과 호평을 받을땐 왜 침묵하다가 이럴땐 발빠르게 이런 글을 올리시는지...정말 당신같은 편파적인 블로거 정말 이젠 활동 접었으면 합니다..

  4. rukawa_kaede24 2008.12.15 2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재미있는 시대다. 블로거 바람타고, 미디어를 읽는 비평적 시각의 기본도 안된 사람들이 무슨 비평가인마냥 글을 올리고... 웃기고 한심하다. 이런 쓰레기 같은 글 써놓고 매일 방문자 수 보고 좋아하겠네.. "무한도전이 시청률과 소재고갈 때문에 고생"한다고? 바보...ㅋㅋㅋ

  5. 방문객 2008.12.17 05: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쓰신 의도는 이해합니다만, 이런 글이 무한도전에 과연 도움이 될 지 의문입니다.

  6. 행인 2008.12.25 0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무한도전 시즌제 동의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재밌지만 출연진은 물론 제작진에게 있을 엄청난 부담과 피로를 생각하면
    무한도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심리적 부담감때문에 곧 끝나지 않을지... 조마조마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