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루아가 생각보다 낮은 시청률로 출발했다고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던 가운데 지금 8회 이상이 방송되었다.



 와인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내세워 신선함을 구축하고자 했던 떼루아는 오랜만에 신선한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드라마가 아닐 수 없었다. 



 김주혁은 그 와중에 20%를 넘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는데, 이대로라면 20%는 커녕 15%도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떼루아, 왜 부족할까?

 떼루아에서 주인공들 사이에 매개가 되는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바로 '와인'이다. 태민(김주혁)이 비싼 와인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걸 우주(한혜진)이 습득하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되고 그 일로 태민이 사직서를 내는 계기가 되며 전통주 술집이었던 '남초'가 태민에 의해 와인 레스토랑 '떼루아'로 바뀌게 되는 단초를 마련하는 것이다.

 일단 설정자체는 특별할건 없지만 흥미로와 질 가능성을 암시한다. 천재적 후각을 가진 우주가 태민의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점점 받게되는 주목도와 천재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와인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잘 버무리기만 한다면 이 드라마의 매력은 상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혜진이 연기하는 '우주'라는 캐릭터는 능력도 없으면서 저돌적이기만 한, 무대뽀형 캐릭터에 더 가깝다. 후각으로 상한 와인을 가려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능력은 없이, 단순히 열심히 하려다 실수만 반복한다. 위기의 순간이 닥칠때 마다 우주가 자기도 모를 능력을 발휘해서 일을 처리했다면 이 캐릭터는 더 빛났을 것이다. 물론 와인 초보기는 하나, 우주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생각이었거든, '떼루아'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사람으로 만드는 에피소드들이 등장해야 했다. 

 그러나 이 캐릭터는 8회가 지나도록 남의 도움없이는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도 못하고 극의 긴장감을 불어 넣다가도 순식간에 태민이 등장하거나 조이(기태영)이 등장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잃고 만다.

 김주혁이 연기하는 태민 역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제까지 수없이 써먹었던 까칠한 능력남이라는 설정은 이 캐릭터를 이도 저도 아니게 만들었다. 떼루아를 좋은 레스토랑으로 만드는 노력보다는 양대표나 지선(유선)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보이는 이 캐릭터는, 개성이 뚜렷하지도 않고 크게 어필할 것도 없어 보인다.

 전혀 독특할 것이 없는 사각관계역시, 이 드라마에는 독이다. 지선과 태민은 사랑하는 사이고 지선은 능력있고 예쁜 여성이지만 태민 집안 반대때문에 헤어졌고 태민은 이사실을 모른다. 매너좋고 따뜻한 조이는 우주를 좋아하게 되지만 우주는 태민을 사랑하게 될것이다. 결국 주인공들의 사랑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나온 이 캐릭터들은 전형적인 사각관계 캐릭터들의 성격을 그대로 가지고 간다. 강회장의 반대로 헤어졌던 지선의 눈물에 힘들어 하는 태민과 모든것을 다 퍼주고도 결국은 사랑을 얻지 못할 조이의 얄궂은 운명에 안타까워 하기보다는 뻔한 설정에 하품이 먼저 나니, 통탄할 노릇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더 큰 문제점은 우주가 왜 더 썸씽도 많았고 따듯하고 정겨운 조이대신 까칠하고 무심함으로 일관하다가 그렇게 잘해주지도 않는 태민에게 더 끌리느냐 하는 것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몇가지 태민의 따듯한 마음씨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기는 했지만 '좋아하게 된다'로 감정선이 움직이기 까지에 대한 이야기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 

  클라이 막스는 8회의 엔딩이었다. 태민이 우주를 자신의 할아버지인 강회장의 집으로 끌고 가는 것은 지나치게 억지성이 짙었다. 갑자기 왜 우주를 끌고 가서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라고 소개시켰는지, 태민의 그동안의 냉철하고 예리한 성격에 비춰보았을 때, 한 번 화가 났다고 그렇게 까지 할 스타일은 아니라 사료된다. 또한 괜히 자기 종업원을 끌고 가서 할아버지에게 소개시킨 의도가 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자신의 주변엔 그런 여자들 밖에 없다.그러니까 지선이 미워하지 마라'라는 사실을 강조하려 끌고 간 것 같은데 정말, 굳이 우주를 끌어들여야 했는지 억지 스럽다.

 그리고 그 일로 과민하게 반응하는 우주. "네가 뭔데 나도 눈물이 나올까봐 들먹이지 않은 우리 아빠 엄마를 들먹이느냐"라는게 화나는 요지인거 같은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태민이 그렇게 우주가 화날만 하게 막말을 하지는 않은 듯 한데 1억이 넘는 와인을 태민 앞에서 쏟아 버리는 우주가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어찌되었건 떼루아가 와인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진부함의 끝을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매니아 층에게도, 다수의 사람들에게도 어필하지 못한 채 끝나게 될 가능성이 클것 같다. 와인은 매력적인 소재지만, 이 드라마 안에 와인은 별로 없어 보이니 말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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