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누구도 [SBS 연기대상] 의 '대상' 을 생각지 못했다.


지난 11월 포스팅 했던 [연기대상, 이 사람들이 받아야!] 에서 누구는 이준기라고 했고, 누구는 김하늘이라고 했다.


그러나 결국 대상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 바로 배우 '문근영'에게 돌아갔다.


2000년 [가을동화] 로 TV 브라운관에 혜성같이 등장한지 8년만에 23살의 이 젊은 여배우는 '연기대상' 의 대상 수상자로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됐다.


[▲10월 12일 포스팅 했던 [2008년 드라마 속 최고의 캐릭터, BEST 10 !] 중에서] 


문근영이 아역 연기자에서 성인 연기자로 본격적인 변신을 꾀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여전히 '국민 여동생' 이미지에 갇혀있는 문근영이 성인 연기자로서 대성하리라고 예측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분이었다.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완전히 활용했던 [어린신부] 와 달리 성인 연기자로서 변신을 꾀한 [사랑따윈 필요없어] 의 처참한 흥행실패는 이러한 이론을 뒷받침 하는 듯 했다.


여기에 때 아닌 대학 입학 파문도 그녀에게는 커다란 악재였다.


티 없이 맑고 깨끗했던 그녀의 이미지가 '대학 수시 입학' 이라는 악재 속에 크게 추락했다. 때 아닌 악플과 안티와의 전쟁에 시달려야 했던 문근영은 특유의 성실성으로 대학을 허투루 다닌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추락한 이미지를 끌어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기자로서, 스타로서 문근영이 대중에게 제시해야 하는 비전은 마치 '암흑' 과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2008년 드라마 [바람의 화원] 을 통해 연기자로서 자신의 가능성과 비전을 새롭게 제시했다.


소설 속 신윤복이 튀어나온 듯 자신의 이미지에 딱 맞는 캐릭터를 연기한 그녀는 '아역 탤런트' 라는 지긋지긋한 꼬리표를 떼어버리고 남자와 여자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박신양이라는 걸출한 배우의 협력 속에서 문근영은 드라마 속 가장 아름다운 '배우' 로 재탄생 됐다. 배우 문근영의 위치가 재정립 되는 순간이었다.


[바람의 화원] 이 시작할 때부터 문근영은 그녀에 대한 오해와 의혹의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편견과 처절하게 싸워야 했고, 그 싸움의 현장 속에서 배우로서의 아름다움을 쟁취해야만 했다.


허나 그녀는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질지를 고민하기 이전에 자신을 어떻게 새롭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더욱 골몰했다. 연기에 골몰하는 과정 속에서 문근영은 청춘 스타가 누려야 하는 폭발적인 인기 대신에 배우로 성장하는 길목에 들어섰다. 그녀는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커버했고 종국에는 약점조차도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대중과 소통했다. 그 소통의 과정은 배우 문근영이 '배우' 으로 성장하는 '성장기' 의 역사로 기록된다.


비록 [바람의 화원] 은 화제작이었던 [베토벤 바이러스] 에 비해 시청률과 인지도 면에서 뒤떨어지는 결과를 보였지만 문근영의 고군분투는 그 자체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역사 왜곡 논란,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 속에서도 연기에 대한 투혼을 불태웠던 그녀는 국민 여동생도, 어린 신부도 아닌 그저 '신윤복' 일 뿐이었다. 문근영의, 문근영에 의한, 문근영을 통해 만들어진 사람 '신윤복' 말이다.


이처럼 그녀는 대부분의 젊은 연기자들과 달리 연기를 할 때 요행수를 부리지 않는다. 또한 반짝 스타가 아니라 스타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움직인다. 수 많은 봉사활동과 기부활동으로 대중을 감동케 했던 그녀는 그래서 멋진 배우, 멋진 사람이다.


진정으로 연기하고 진심으로 부딪히는 배우, 문근영. 그것이 때때로 서툴고, 때때로 어색해 보여도 진정성과 신뢰를 담은 맑은 눈망울이 있기에 대중을 감동시킬 수 있는 배우, 문근영. 연기자가 갖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인간에 대한 애정, 그리고 감정에 대한 공감이라는 것을 사료해 볼 때 인간을 인간답게 대하고, 감정을 솔직하게 내 뱉어내는 그녀의 존재 자체야말로 진정한 연기대상감이 아니었을까.


23살의 이 어린 여배우에게, 그러나 겸손과 배려의 미덕을 갖추고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우뚝 자리한 이 최고의 여배우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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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co.com BlogIcon ㅠㅠㅠ 2009.01.01 0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9년 벽두가 너무 아름답네요
    인간애에 대한 희망
    그리고 진정성
    명화가 명화인이유는 화가의 진정성이 아닐지
    조악한 나이프자국의 고흐가
    널리 그리고 오래도록 회자되는 것은
    장애를 피하지않고 정면으로 부딪혀서 자신의 진정성을 하나하나 표현해냈기에
    필자님 말씀대로
    문근영이라는 배우는 그 삶의 진정성만으로도
    대상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 어린친구가.........

  2. Favicon of http://oz-hbo.tistory.com/ BlogIcon 아데비氏 2009.01.01 03: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문근영팬도 뭣도 아니지만 간만에 스브스의 개념시상이네요.
    시상식이 짜고치는 고스톱이 아니란걸 보여준것만으로도 가치있고
    간만에 감동적인 시상식이었습니다.

  3. Favicon of https://humorzoa.tistory.com BlogIcon 유머조아 2009.01.01 2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근영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