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다. 동방신기가 한국에서 음반을 가장 많이 팔 수 있는 가수라는 사실에 힘입어 드디어 그 '영향력'의 크기도 부풀려졌다.

 물론 동방신기는 아이돌 가수로서 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이뤄냈다. 동방신기가 이제껏 그들만의 확고한 위치를 다져 가는 동안에 그들의 일취월장한 실력이라든지 그들이 만들어 놓은 그들만의 느낌과 위상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지켜 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아이돌 그룹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동방신기는 사실 "전 국민적"이라기 보다는 "매니아적"성향에 더 가까운 가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한국에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것은 사실이나, 그 팬층 이외에 동방신기에 뜨거운 관심, 꼭 뜨겁지 많은 안더라도 TV에 동방신기가 나오면 무조건 적인 채널고정의 신뢰도를 보내는 사람은 사실 얼마 없다.

 이제 HOT나 젝키가 휩쓸었던 그 오래 전 아이돌의 시대와는 또 다른 시대가 되었다. 그때야 그들에 대한 열기가 워낙 뜨거워 그들이 떴다 하면 호기심에라도 시선이 고정될 수 있었지만 지금의 음반 시장과 가수의 위치는 그만큼의 열정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 사실은 음반이 아니라 음원 판매에서 동방신기가 동방신기 음반 판매량의 4분의 1수준인 원더걸스에게 밀린다는 사실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원더걸스의 노래는 중독성을 바탕으로 아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원더걸스의 노래가 동방신기의 노래보다 더 대중적인 인기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사실 현재 음반을 구매하지 않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가수가 웬만큼 좋지 않고서야 기꺼이 10000원이 넘는 돈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 음원과 MP3가 판을 치는 마당에 불편한 CD플레이어에 굳이 음반을 넣고 다닐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 가요계에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다고 떠들어 대지만, 싫든 좋든 그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방신기가 지금 20만장을 팔 수 있는 근원은 80만명을 넘나드는 그 두터운 팬층에 기반하는 것이다. 그 팬들은 동방 신기 음반이라면 10장이라도 살 준비가 되어있는 매니아들도 있을것이고 그들의 우상을 위해 10000원쯤 지불해도 아깝지 않은 팬들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동방신기의 음반은 언제나 성공적일 수 있다. 

 물론 그들의 음악이나 춤과 라이브는 일정 수준을 뛰어 넘는 부분이 분명이 존재 한다. 아이돌의 범주를 성공적으로 이용하는 그들의 능력또한 대단하다.

 그러나 그들이 폭탄같은 파급력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인기가 "80만"명에 지나치게 집중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동방신기가 대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 80만명을 축적한 힘은, 그 어떤 가수라도 부러워 할만한 성공적인 성과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들이 '서태지'를 뛰어넘은 영향력을 발휘했는가 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서태지’라는 단어에는 참으로 많은 의미가 들어있다. 문화 대통령으로 까지 칭송받는 이 뮤지션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수식어들은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가수 ‘서태지’로서의 의미라기 보다는 그가 이제껏 쌓아온 수많은 음악적 성과들과 그가 서른 중반을 훌쩍 뛰어넘은 지금도 그가 유지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음반 판매량과 뮤직비디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 최고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철저히 비밀에 붙여진 듯한 사생활에 관한 의미를 종합한다. 

그 역사를 살펴보건데 서태지를 ‘감히’ 과소평가 할 수는 없다. 그를 모르고 자란 세대들이 “서태지가 뭐가 그리 대단해”라고 그를 평가 절하하고 관심 없어 할지도 모르지만 서태지는 하나의 '센세이션'이었고 '충격'이었다. 한국의 대중 음악이 서태지 등장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음악 스타일은 한 획을 그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가 앨범을 발표하는 동시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곧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의 '문화'가 되었다.

어쩌면 서태지는 우리나라 최고의 가창력도 아니고 최고의 비쥬얼도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라도 그는 ‘서태지’다. 이 단어 하나 만으로도 그는 ‘최고’다.

 동방신기가 아무리 인기가 있다고 해도, 그들이 청소년들의 '문화'를 좌지우지 할만큼의 파워가 있을까? 그 힘은 서태지 이후 그 어느 가수도 해내지 못한 사안이다. 지금은 물론 서태지도 매니아 취향의 가수라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그 팬덤을 유지하는 것은 그가 이제껏 쌓아온 그 대단했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동방신기는 HOT나 젝스키스와 비견되어야 맞다. 그들은 10대 취향의 음악과 10대 취향의 춤, 또 비쥬얼과 마케팅까지 모두 어떤 틀 안에서 기획된 가수이기 때문이다.

 서태지는 그 틀을 깨고 자신만의 틀을 확립했다. 동방신기와 서태지는 같은 의미의 단어가 결코 될 수는 없다. 그들은 서태지가 될 수도 없고 되려고 해서도 안된다. 단순히 부풀려졌을지도 모르는 음반판매의 결과만 놓고 서태지를 끌어들여 이러쿵 저러쿵 떠는건 동방신기에게도 결코 좋은 결과로 남아질 수는 없다.

 그런식으로 따지자면 서태지보다 앨범을 더 많이 판매한 '빅뱅'도 서태지를 뛰어넘었나?

 빅뱅이 차라리 동방신기와 경쟁해야 할 가수다. 서태지가 만들어 놓은 자신만의 파워를 빅뱅과 동방신기가 그렇게 간단히 뛰어넘었다고 말하기엔 그들은, 너무나 다른 세상에서 태어났다. 너무나.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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