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노트] 가 어려운 섭외 여건 속에서도 10%대 초반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반드시 하나를 꼽아보자면 '김구라' 의 묵직한 존재감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공중파 첫 단독 MC로 [절친노트] 를 선택한 김구라는 녹록치 않은 관록으로 프로그램의 특성을 제대로 살려주고 있다.


이런 김구라를 뒤에서 완벽히 밀어주는 사람이 바로 그의 파트너 '문희준' 이다.




사실 김구라와 문희준이 '개그콤비' 처럼 활동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들의 인연은 악연으로 시작됐고, 악연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김구라는 인터넷에서 활동하던 시절 당시 유행처럼 퍼져있던 '문희준 욕하기' 의 선봉에 섰다. 차마 듣기도 힘든 막말이 나왔고 욕도 함께 나왔다. 만약 그 인터넷 방송을 들은 사람이라면 김구라와 문희준이 TV 브라운관에 함께 서 있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구라의 공중파 진출이 본격화 된 때에도 두 명이 마주친 일은 별로 없었다.


문희준은 김구라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의도적으로 피했고, 김구라의 라디오 출연도 거절했다. 찰나의 방송 활동을 끝으로 군대에 들어간 문희준을 김구라가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김구라가 하리수, 신지, 이효리, 김선아 등 막말 파문의 희생양들에게 일일이 사과를 하러 다닐때에도 문희준을 만나지는 못했다.


김구라가 공중파에 나와 "문희준에게만은 꼭 사과하고 싶다." 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정도로 문희준과 소원한 사이였던 그가 문희준과 첫 어색한 만남을 가진 것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던 [절친노트] 방송 때문이었다. 허나 당시에도 문희준은 김구라와 한 방송에 출연하는 것을 꺼리는 상태였고 하는 수 없이 김구라는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문희준을 찾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악연이 인연으로 발전하는 첫 걸음이었다.


[절친노트] 를 통해서 김구라와 문희준은 악연으로 점철되어 있던 자신들의 관계를 새롭게 재정립했다. 문희준은 김구라 때문에 가족들이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힘들어 했다는 허심탄회한 말을 쏟아냈고, 김구라도 그것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했다. 방송 직후, 김구라는 무성의한 사과 태도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기는 했지만 적어도 김구라와 문희준은 예전의 '악연' 은 아니었다.


[절친노트] 가 인기에 힘입어 정규 프로그램으로 확정된 뒤, 김구라는 고사하는 문희준을 설득하여 문희준과 함께 2MC로 [절친노트] 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잘 될 수 있을까?' 라는 주변의 우려와 달리 '김구라-문희준' 조합은 예상 외로 파괴적이었다. 그들이 한 곳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생경스럽고 신기한 광경이기도 했지만 공격적인 김구라와 방어적인 문희준의 성향이 프로그램 자체를 붐업 시키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김구라는 '막말과 비속어의 달인' 이라는 자랑스럽지 못한 꼬리표가 붙은 대표적 방송인인데 문희준 앞에만 서면 그 막말이 크게 순화된다. 예전의 악연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또 나한테 막말을!" 이라며 덤비는 문희준의 태도는 김구라의 공격적 성향을 크게 위축시키는 한편 김구라가 가지고 있는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낸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터지는 김구라의 막말 본능은 큰 웃음을 터뜨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문희준 역시 득을 보는 것이 적지 않다. 사실 문희준은 '안티 백만대군' 이라는 말을 만들어 낼 정도로 안티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었고 전역 뒤에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방송인으로서 뚜렷한 성과를 내기는 힘든 상태였다. 허나 김구라를 만나면서 그는 김구라에게 깐족거리는 막내 이미지를 고수하는 한편, 안티로 인해 침범받았던 방송인으로서의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그들의 전격적인 화해가 [절친노트] 의 기획의도와 맞아 떨어지면서 프로그램 자체도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당기고 있다.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인정을 받으려면 프로그램 자체의 진정성이 담보되어야 하는데 [절친노트] 는 김구라와 문희준을 한 화면에 내 보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진실성과 진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적어도 김구라와 문희준의 만남은 서로에게 이득을 가져다주는 'Win-Win 전략' 인 것이다.




연말 시상식에서 김구라와 문희준은 서로를 '가해자와 피해자' 로 규정했다. 그러면서도 김구라는 시상대에서 상을 받는 순간 "욕한 놈은 여기서 상 받고, 욕 먹은 사람은 저기 앉아 있는 걸 보니 참 죄송하다." 면서 문희준과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몇 년전만해도 악연으로 점철되어 있던 그들이 이제는 농담까지 주고 받을 정도의 사이로 발전한 것을 보며 참 사람일이라는 것은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단 걸 느끼게 된다.


이들의 이런 관계 개선에는 김구라의 적극적인 사과도 있었겠지만 문희준이 역할이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방송인으로서 김구라의 어려움을 듣게 됐던 문희준은 동생이지만 동생답지 않은 넓은 품으로 김구라와의 관계를 회복했고, 그와의 관계를 회복한만큼 '좋은 성과' 를 얻고 있다. 자신에게 상처를 주고, 원하지 않은 공격을 했던 사람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문희준의 모습은 사람으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인간미의 단면을 보여준다.


TV 속에는 '유재석-박명수' '강호동-MC 몽' '라 브라더스' 등 다양한 MC 조합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김구라-문희준' 조합은 이들과 달리 신선하고 생경스럽다. 또한 기존의 이미지를 재생산 하는데 머물지 않고 끊임없는 관계 회복을 통해 새로운 발전상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도 대단히 긍정적이다. 2009년, 여러 MC 조합 중 '김구라-문희준' 조합이 새롭게 부상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악연을 인연으로 바꿨던 이들은 이제 [절친노트] 를 뛰어 넘어 '환상의 커플' 이 되어 가고 있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화하면서 즐거운 웃음을 주는 그들의 활약이 과연 [절친노트] 를 S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로 만들어 낼 것인지 사뭇 궁금해진다. 이 '환상의 커플' 이 선사하는 신선하고 즐거운 웃음이 오랜 시간 지속되기를 바란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dfss 2009.01.17 0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구라 -문희준 요즘 쩔죠.. 둘 보는 재미에 절친노트 봅니다...문희준 예능감각이 이정도 인줄은 몰랐음.. ㄲㄲㄲ 아.. 근데 왜 절친일기 좀 하지.. 맨날 절친하우스야~~

  2. 세스크 2009.01.17 1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문희준 마음 넓다. 문보살 까지맙시다

  3. asd 2009.01.17 1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다 문희준 만한 사람없다 진짜

  4. 김구라효과 2009.01.17 1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희준 세대가 방송을 장악한 시기에 붕어 가수 논란, 노예계약 등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연예인 노예계약으로 사회문제가 됐을 때, 당시 최고의 인기가수 김모씨는
    오히려 기획사 측을 편들고 나서면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가수들 탈세도 논란이 있었는데 그 가수도 세무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안다.
    요즘 이 가수 모정치인 지지하더니 단박에 방송을 장악하더니
    토크쇼에서 당시 세무조사받은 사실을 들먹이며 부당하다고 찌질거리더라.

    연예인들이 기획사 등에 업고 립싱크로 방송을 장악할 당시
    김구라가 인터넷에서 속시원하게 긁어주었지.
    김구라 독설때문에 연예인들이 자기 태도에 신중해진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지.

  5. 2009.01.17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절친노트 너무 재밌게 보고 있어요..
    김구라-문희준 둘이 너무 잘 맞더군요.. ^^
    시청률만 쫌~더 오르면 더 좋겠지만... ^^
    그래도 딱히 볼 프로 없는 금요일밤 절친노트때문에 웃어요~~!

  6. Favicon of http://1234 BlogIcon 즐거운인생 2009.01.17 1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구라씨가 아들과 혈액형물으면서 오형이라해서 단번에 이해가됐습니다..오형들이 가만보면 독설도 심하고 실수도많이하지만 인간미가 풍부한장점이있어 오해를풀면 금방 친해지거든요..그리고 절대 가식이없어서 두사람관계는 보이는그대로 절친일겁니다..두분모두 잘되고 행복하시길빕니다

  7. Favicon of http://12345 BlogIcon ㅎㅎ 2009.01.17 1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희준씨가 마음이 여리면서도 예의도바른것같고 김구라씨는 정이많은분인거같고
    둘이 잘맞는거같아 보는사람도 편안하네요..화이팅!

  8. 그래... 먹고 살려면... 2009.01.17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싫어도 좋은 척 하고 같이 방송해야지..

  9. 후후... 2009.01.17 14: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김구라 용서하고 웃는 사람들 다 대인배인듯..
    나 같으면 나에게 몹쓸 욕한마디만 해도
    평생 안볼듯한데..

    저번에 하리수도 말하는거 보니 참..
    하리수 평소 좋은 이미지 아니었는데
    그날보니 꽤나 사람좋아보이더군요...

    다들 힘내세요~

  10. 왜그리고 2009.01.17 16: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희준 김구라 정말 이시대가 원하는 특별하고 기똥찬 조합이죠
    정말 절친노트 좋아요 동현이귀여워

  11. 809 2009.01.17 17: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안타깝게도, 어제부터 둘이 나오는 코너는 다시 없어졌습니다.

  12. ㅜㅜ 2009.01.17 17: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요.. ㅜㅜ 문희준과 김구라 찰떡 궁합이 진짜 재밌었는데. 그냥 둘이 앉아서 이야기만 해도 재밌는데...
    어쩐지 어제 끝날때까지 봐도 안나오더니..제작진 진짜 이러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