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MBC의 일지매가 방영된다. 1월 21일 부터 수목드라마로 방영될 일지매에는 정일우와 윤진서가 주인공을 캐스팅 된 상황이다.

 '일지매'하면 SBS의 이준기가 했던 일지매가 떠오른다. 그가 보여준 연기는 합격점을 얻었고 드라마도 꽤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며 이준기를 흥행배우 반열에 올렸던 것이다.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한 이준기의 팬층을 생각해 보더라도 이준기의 일지매 출연은 '성공'이었다.

 그리고 나서 방영될 정일우의 일지매, 과연 이준기의 일지매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일단 연출 감독은 황인뢰 감독으로 [궁]을 연출한 전례를 생각해 볼 때, 영상미 하나만큼은 기대할 만하다. 게다가 원작인 고우영의 일지매의 탄탄한 스토리가 뒷받침해 주고 있어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뿐이 아니라 수목 드라마가 최근 거의 고만고만한 성적으로 눈에 확띄는 성공을 한 작품이 없기에 대진운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제대로만 만든다면 20%는 기본으로 넘을만한 환경이 다 갖춰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의 일지매가 훨씬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이준기'라는 배우의 존재감에 있다. 

 준기는 왕의남자 공길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후, 그 이미지가 지나치게 강해지고 친일파 발언을 내뱉는 바람에 주저앉을 위기까지 몰렸지만 그 위기를 상당히 똑똑하게 극복해낸 전력이 있다.

이준기는 공길역을 벗어날 수 있는 비결이 오로지 다른 이미지의 배역을 성공적으로 연기해 내는 것에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준기가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작품을 선택한 것은, 그가 지향하는 바가 단지 스타에 있지 않고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부분이었다.

이준기가 출연한 [개와 늑대의 시간]은, 한국형 느와르를 성공적으로 표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준기가 공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암시했다. 

 [일지매]역시 이준기가 앞으로 나아가는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었다. 이준기의 연기력이 상당한 무게중심이 필요한 작품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준기를 '배우'로서 성장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배우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해 낸 것이었다. 

 반면에 정일우는 영화에도 몇번 그 모습을 드러냈다지만 거의 대부분 조연이었으며 그의 존재감을 알린 것은 [거침없이 하이킥]이라는 시트콤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마저도 정일우의 '연기력'이 화제가 된 작품은 아니었다. 하얀피부와 선이 고운 얼굴에 때때로는 코믹하고 때때로는 귀여운 문제아의 '이미지'가 정일우를 스타로 만든 것이었던 것이다.

 정일우는 한마디로 말해서 '작품'속에서 혼자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연기력을 보이며 무리없이 극을 이끌어 간 전례가 없는 배우라는 것이다. '이준기의 일지매'를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어디까지 그 이질감의 갭을 최소화 시킨채 설득력 있게 극을 이끌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극을 거의 처음한다고 봐도 좋을 정일우에게 엄청나게 어려운 숙제이다. 

 이준기의 일지매가 더 유리한 이유는 방영 시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준기의 일지매가 먼저 방영되는 것은, MBC 일지매에 대한 눈치를 볼 것이 없음을 의미한다. MBC는, 이준기의 일지매가 성공했기 때문에, 그 이상의 드라마를 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된다. 하지만 SBS는 일단은 비교대상이 없었기 때문에 방영중에 MBC의 일지매에 비교당해 비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는 몰리지 않는 것이다. 

 정일우의 일지매는 그러나, 이준기의 일지매 이상을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이준기의 일지매에 매회 비교를 피할 수 없는 숙명에 놓여 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물론 상황과 에피소드는 다를지라도 기본적으로 탐관오리를 혼내주는 일지매의 신출귀몰한 '영웅'적인 행동이 어디까지 다를 수 있느냐 하는 것 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본이 아니게 비슷한 내용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단지 '동명의' 드라마라는 이유로 드라마 자체가 평가 절하 당하는 일이 생기지 않으리라고도 보장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이례적으로 동명의 드라마가 방영한 후 채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동명의 드라마가 다른 방송사에서 방영되는 일이 생겼다. 물론 리메이크도 아니고 탄탄한 원작으로 재미를 보증하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테지만 상당한 불안요소를 안고 출발하게 된것은 사실이다. 그 불안요소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또 하나의 재밌는 드라마를 탄생기키느냐 하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궁금해 진다.


신청기간 : 2009.01.15 ~ 01.29
신청수량 : 20개





MBC 드라마 [일지매] 의 방송과 함께 원작에 대한 고찰을 통해 포스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방송 관련 블로거로서 한 달 평균 200만명의 방문자를 맞이하는 저는 일지매에 관해 많은 정보를 얻음으로써 보다 양질의 글을 써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또한 고우영 화... ...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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