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박 2일]에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1박2일]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프로그램들, 예를 들면 [무한도전]이나 바로 동시간대에 방영되고 있는[패밀리가 떴다]같은 프로그램들과 합작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 출연진들의 입을 통해서 대두된 것이다.


 첫번째로 나온 이야기는 멤버 교환. 유재석과 강호동을 맞교환해서 프로그램을 진행시킨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의 프로그램을 넘나드는 방송을 하자는 것이었다. 두번째로 나온 이야기는 아예 세 팀이 합쳐서 그 편집만을 달리한채 프로그램을 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였다.


 웃자고 한 이야기이지만 그 아이디어는 상당히 신선하며 시청자의 입장에 있어서는 꼭 한번 보고싶은 방식임에는 틀림없다.




 무한도전과 일박이일이 생겨난 후, 이 두 프로그램은 한동안 표절 논란에 휩쌓였다. [무한도전]의 인기를 발판삼아 [일박이일]이 비슷한 구성을 통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였다. 

그도그럴 것이 현재 대세인 예능은 [무한도전]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무한도전]이 갖는 상징성은 대단하며 [일박이일]의 캐릭터 형성과정과 '복불복'같은 구성, 또한 멤버들이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되는 진행순서가 전혀 다르다고는 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무한도전]이 없었으면 [일박이일]이 생겼을까 하는 질문에 [일박이일]이 "독자적인" 아이템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그런 논란은 제쳐두고 [일박이일]과 [무한도전]은 둘 다 예능의 대세로 승승장구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시간이 지날 수록 [일박이일]역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며 상당한 재미를 주고 있는 것또한 시청자 입장에서는 반가울만한 일이 아닐수는 없다.

 거기다가 [패밀리가 떴다]가 가세했다. [일박이일]과 전적으로 밪붙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박이일]이 방영되는 [해피선데이]와 맞붙으며 시청률 1위라는 성과를 냈다. 그들이 귀여운 캐릭터들을 만들어낼 때까지의 과정과 매회 바뀌는 게스트는 그들의 가장 큰 장점. 사실 본질적으로는 [X-맨]류의 프로그램과 그 맥락을 같이 하지만 역시 '리얼버라이어티'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출연진들간의 분위기를 한층 더 부드럽게 만들고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욱 강조하며 성공을 거둔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 세프로그램 모두가 아직도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리얼버라이어티'가 현재 얼마나 대세로 떠올랐는가 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이제 만들어진 웃음과 작위적인 설정보다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더욱 진실된 웃음을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패밀리가 떴다]의 대본유출은 그렇게 논란이 되었던 것이다. 정확하고 소소한 상황까지 명시한 듯한 '대본'은 시청자들이 애정을 느꼈던 그 캐릭터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그 출연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기반을 없애버리는 듯한 배신감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기본적인 설정이 없을거라 믿는 순진한 사람들은 얼마 없다해도 너무나도 작위적인 듯한 대본 내용에 이제 많은 시청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패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시청률 1위를 고수할지 모르지만 [패떴]이 '대본유출'과 더불어 기본적으로 패턴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패떴]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를 해결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문제는 비단 [패떴]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박이일]과 [무한도전]역시 오랜시간을 버텨오면서 해야할 고민들은 늘어만 갈 것이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밝힌바 있다. 3년이 넘는 세월동안 무한도전을 이끌어 나오면서 이제 시청자들에게 익숙함과 습관처럼되어버린 무한도전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다시 한번 도약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만큼 [무한도전]은 너무도 '당연한'존재가 되어버렸다. '당연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성해야 하고 '당연히' 재밌어야 하며 '당연히' 신선해야 하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그래서 시청률이 떨어지면 무한도전 주춤했다, 무너졌다라는 표현이 나오고 시청률이 오르면 역시 무한도전이라고 한다. 그런식의 무한도전은 당연히 어때야 한다 라는 일종의 편견을 명쾌히 뒤집어서 '당연함'을 넘어서 작은 '충격'을 받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이제 찾기 어려울 것이다.

 [일박이일]역시 출연진들이 상대적으로 더 활동의 제약을 받고 힘들어야 하는 겨울이라는 계절이 돌아오며 다시 탄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지만 [일박이일] 자체가 가진 재미 이상은 더이상 기대하기 힘든것이 현실이다. [일박이일]은 상대적으로 무한도전보다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고민해야할 상황에 직면하는 구성은 아니지만 그만큼 기본적으로 같은 방식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인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고 멤버들을 괴롭혀서 얻을 수 있는 재미는 이제 거의 다 보여줬다고 봐도 된다.


 박찬호같은 특별 게스트가 항상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는 곳 마다 이번 '이승기 연못'같은 재밌는 에피소드가 등장해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일박이일]에서 튀어나온 '무도+패떴+일박'아이디어는 지금의 현실에서 깊이 생각해 봐도 좋을 아이디어다. 기본적으로 세가지 프로그램이 한번에 합작을 하는 것이 어렵다 해도 '무도+일박'과 같은 상황은 방송사와 조율이 된다면 얼마든지 이해가 가능한 상황이다.

 처음에야 조금 불편하기도 했겠지만 이제 [무한도전]에서도 [일박이일]을 패러디 할 정도로 서로를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가 아닌가. 타 방송사 프로그램을 스스럼 없이 말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어짜피 방송 시간이 다른 마당에 서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전환의 계기로도 좋고 한번의 이벤트성, 또는 서로를 인정하는 상징성으로도 좋다. 

 [무한도전]멤버 노홍철은 [일박이일]의 멤버이기도 했고 유재석은 [패밀리가 떴다]의 수장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서로 관련 못지을 것도 없다. 물론 생각보다 복잡한 방송국간의 이해가 겹쳐질 수 있기는 하지만 굳이 서로에게 철문을 닫아 걸 이유도 없지 않을까?

 아무튼 '아이디어'만으로 이렇게까지 흥미를 느끼는 설정이 만약 실제로 펼쳐진다면 세 프로그램 모두 놓칠 수 없는 한 주가 될 것이다.

 강호동이 진행하는 [무한도전], 유재석이 진행하는 [일박이일]. 이 진귀한 구경거리를 놓치고 후회할 시청자들은 아마 그리도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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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경훈 2009.02.02 0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초를 치자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 강호동에게 기를 못 펴는 박명수...
    역시 또 강호동과 서먹서먹한 사이인 정준하...
    한때 멤버였던 노홍철과 몇번의 게스트 출연으로 전혀 꿀리지 않았던 정형돈이라 하더라도...
    전진은 야심만만에서 내쳐졌고...그 모든 게스트를 끌어안을 강호동이 아님.
    강호동은 멤버의 조화가 아닌 그 톡톡 튀는 개성들이 연결되는 구심점 역할.
    오히려 1박에 유재석이 가게 되는 것은 재미있겠으나 무도에 강호동이 가는건 반대임. 서로 맞지 않음.
    두 프로그램을 까자는 것이 아니라 각각 지향하는 점이 다르다는...
    그래서 꿈은 꿀 수 있으나 어울리지 않는다는...
    무도가 1박을 패러디했다고 하지만 1박은 무도를 패러디한 적이 없음.
    서로간의 인식차이도 엄연히 존재하기에...아무생각없이 재밌겠다라고 할 수 없는 1인.

  2. Ruth 2009.02.02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MC몽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 그거 좋은 생각인데 라는 생각을 했습나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진행을 동시에 볼수도 있고 각 캐릭관의 묘한 경생구도도 재미있을것 같고요. 1박과 무도와 패떴의 만남 너무 재미있을거예요. 패떴이랑 무도는 복불복해서 야외취침도 해보고... 같이 게임과 특별한 도전도 하고..왜 3사 개그맨들이 모여서 극장에서 개그콘서트를 하잖아요. 한 3주로 하면 재미있을텐데. 무한도전이랑 무한걸스랑 만났을때 대게 웃겼는데. 장재혁 PD랑 김태호PD 나영석 PD의 편집 기술도 비교해볼수 있고 좋은생각인데..

  3. 역시 2009.02.02 16: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린사고를 갖고 계신 한밤의연예가섹션님이십니다.
    1박2일 팬이라 다음블로거 메인에 올라온 1박과 다른예능 단순비교하는 글 보고 기분 상했었는데
    한밤님 글 보며 기분도 풀고 글도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4. 편집 2009.02.08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한도전도 일본 방송 그대로 카피한거 많은데 ... ㅋㅋㅋ
    1박2일 방송 보면서 정말 신선하겠다 생각했던 1인. 편집의 힘이 무엇인지 볼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