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유혹]은 '성공'한 드라마다. 지금 상황에서 시청률이 설사 반토막이 난다 해도 10%대도 힘겨워 보였던 시청률을 무려 40%까지 끌어올려 놓을 정도의 흡입력 또한 칭찬해 줄 만 하다. 

  [아내의 유혹]이 이렇게 높은 시청률을 올리는 이유는 소위 '막장'이라고 불리는 스토리라인이 크게 한 몫했다. 그러나 이상하리 만큼 이 드라마는 막장 논란을 교묘히 피해가며 성공적인 평가를 듣는데 성공했다. 

그것은 여러가지 요인으로 나눌 수 있겠으나 뭐니뭐니해도 질질 끌지 않는 스토리라인과  선악구도, 또 명쾌하게 진행되는 복수의 향연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요소들이 이 드라마를 인정하게 하는 요소였으나 역시 또 이 드라마가 한 회당 호흡이 상대적으로 짧은 일일드라마였던 점도 이 드라마를 격상시키는데 단단히 한 몫했다. 7시 20분대에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시청률을 아무렇지도 않게 올려 놓았던 것은 그 자체만으로 경이적이고 감탄할 만한 일이 틀림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이미 그 절정을 넘어서 하양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아직까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에 30%를 넘나드는 것 쯤은 우스운 일이고 그것 또한 대단한 일이지만 40%의 고지를 다시 넘어 그 절정기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은 확실한 답변을 내리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이 드라마가 왜 전보다 흡입력이 떨어졌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주인공인 '구은재'의 캐릭터에 있다. 구은재와 신애리는 대단하리 만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며 그 칼날을 서로에게 들이댔다. 바로 얼마전 까지만 해도 신애리의 연기의 90%는 소리지르며 절규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구은재가 그녀의 복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진행해 내고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었다.

 그 어느 난관에도 꺽이지 않고 악의 화신들을 혼내주는 '민소희'는 마치 신과도 같았으며 구느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참고만 살았던 여자가 부활해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고 그 복수를 성공적으로 성공시켜 나가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는 단연 어느 드라마도 따라 올 수 없는 최고의 장점이었다. 

 '악'이 절규하고 나가 떨어질 때마다 시청률을 올라갔다. 절대 질질 끌고 이야기를 답답하게 만들어가지 않으면서 사건을 언제나 주인공의 편에서 종결을 내니, 일단 '복수'라는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극이 전개되는 마당에 진부한 억지설정에 잡탕 내용 드라마들 보다 훨씬 즐겁고 통쾌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민소희로 변한 구은재가 정교빈의 집에 들어가면서 상황은 역전 되었다. 민소희는 분명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복수를 하려고 그 집안에 들어갔을 텐데  오히려 니노에게 절절매고 시어머니의 윽박에 당하면서 대응한번 못하는 불쌍한 구은재로 다시 변해가고 있다.

 일단 꿀릴 것 없다는 자신감은 있지만 교빈이나 시어머니에게 결코 '당한 만큼의' 복수를 하지는 못하면서 극에서 느끼는 통쾌함이 훨씬 반감된 느낌이다.

 이 드라마가 살기 위해서는 민소희가 영리한 방법으로 시어머니와 교빈에게 골탕을 먹여야 한다. 이전의 신애리처럼 바락바락 대들지 않더라도 비꼬는 말투로 한번에 제압한다거나 머리를 써서 그들을 파멸로 몰아 넣어야만 시청자들이 느끼는 통쾌함도 배가 된다.

 하지만 민소희는 너무 눈치를 본다. 이럴거면 왜 교빈과 결혼해서 그 고생을 하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하나하나 다 갚는 다면서 오히려 시어머니의 발악에 당황하는 나약한 민소희 따위는 '구느님'이라는 별명이 붙을 자격이 없다.

 차라리 멀리서 천지건설을 붕괴시키고 통쾌하게 "나 구은재, 민건우랑 결혼해요."하면서 청첩장을 보낸 뒤, 살인미수죄로 교빈을 감방에 쳐넣고 공범등 많은 범죄를 저질렀던 애리도 함께 콩밥을 먹게 해주는게 훨씬 더 통쾌한 복수겠다.

 이건 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도 아니고 부모님 마음에 생채기 내고 자신도 상처 입고 또 시어머니한테 당하고 있다고 밖에는 생각을 할 수가 없으니 어떻게 된 노릇인가 싶을 뿐이다. 오히려 자신을 괴롭혔던 것을 은근히 즐겨서 다시 당하고 싶어 하는 것 같기까지 하다.

 구은재가 복수를 해야 이 드라마는 산다. 애초부터 피의 파멸만이 있다는 전제가 이 드라마엔 깔려 있다.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단지 극의 '재미' 때문에 여기까지 온 드라마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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