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꽃보다 남자]의 단점을 하나하나 나열하며 뭐가 문제인지 말하기도 지쳐간다. 어쨌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채 승승장구하며 성공하고 있는 드라마임에는 틀림없으니 일단 성공에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30%가 넘으면서 이 드라마가 해야할 자기성찰적 고민역시 더 늘어난 듯 하지만 광고를 완판하고 해외 수출까지 따내면서 수익률에 있어서 만큼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실정이니 반송국이나 제작사 측에서는 함박웃음이 지어질 만 하다. 

  이 함박웃음을 짓게하는 성적표에도 불구, 시청자 입장에서 이 드라마는 한 번 씹고 버리는 껌처럼 여운이 남지는 않는다. 이 드라마가 가진 최악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들에 대한 연출력의 이해도 부족은 결코 가벼이 넘길 문제라고 볼 수 만은 없다.
 그 연출력은 처음에는 윤지후, 다음엔 금잔디, 이젠 그토록 인기 있는 캐릭터인 '구준표'에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구준표의 갈팡질팡, 좀 더 섬세하게 보여줘야

  처음 시청자들이 가장 열광했던 캐릭터는 바로 남자 주인공인 '구준표'였다. 원래 이 스토리 라인에서 초반부터 인기몰이를 하는 캐릭터는 '윤지후'캐릭터인데 윤지후역을 맡은 김현중의 어색한 연기력과 더불어 여주인공과 엮이게 되는 과정이 설득력 없이 묘사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무난한 연기를 선보였고 원작 캐릭터와 아주 유사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구준표'에게 쏟아진 관심은 배가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구혜선의 금잔디 또한 미움을 받는 캐릭터로 변모해 갔다. 강인하고 씩씩하고 당차고 솔직한 것이 매력이어야 했던 이 캐릭터는 울고 짜고 어장관리하고 남자 없인 아무것도 못하며 오버스러운 행동만 골라하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구준표는 달랐다. 그런 비호감 여주인공을 끝까지 좋아하며 질투하고 화내고 잘해주고 사랑해주는 재벌 2세는 결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구준표역의 이민호가 스타로 발돋움 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물론 [꽃남]의 이미지를 어떻게 씻어내고 차기작을 어떤식으로 선택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180도 달라질 수 있는, 앞으로의 행보가 더 중요한 연기자이기는 하지만 일단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민호로서는 만족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은 극이 진행되면서 나타났다.

 일단 구준표의 행동에 일관성이 전혀 없다. 아니, 일관성이 없다 해도 그 일관성이 없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너무나 설명이 부족하다.

 마카오에서 내 생에 지우고 싶은 얼룩이라며 금잔디를 매몰차게 몰아세웠던 구준표는 공항에서 윤지후와 금잔디를 질투해 윤지후의 얼굴을 후려친다. 또 금잔디를 뒤에서 껴안는 등의 애정표현을 하더니 무서운 회장님의 압박에 못이겨 학교에서는 또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런 설정 자체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설정이 나오려면 그에 따른 충분한 설명이 수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충분한 설명이 없이 감정선이 움직이는 까닭에 구준표는 이랬다 저랬다 변덕쟁이가 되어간다. 

 예를 들어 구준표가 금잔디에게 모질게 대했어야 하는 이유는 감시를 받고 있어서 였다던가 학교에서 금잔디를 외면한 이유는 강회장의 협박이 있어서였다던가 하는 묘사가 전혀 되어있질 않아서 보고 있는 시청자들은 그 이유를 단지 '추측'해야 한다.

 물론 추측할만한 상황이 충분히 묘사되었다면 상관 없겠지만 그 상황은 대폭 축소하고 이상한 장면들에서 시간을 지나치게 할애해 볼거리 위주가 되어감에 따라 극중 인물들의 감정선과 시청자들의 감정선이 동일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서로 엇갈리는 것이다.

 굳이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고서 라도 금잔디에게 '내가 이러이러한 상황이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언질 정도는 줄 기회가 허다 했고 옆에 그를 도와주는 실장님까지 있었는데 그럴 수  없었던 이유가 설명되지 않았던 것은 구준표의 행동에 공감할 수 없게하는 부분이었다.

 매몰차게 내쳐 버리는 모습과 윤지후를 질투하거나 금잔디를 사랑하는 모습간의 격차가 너무 심함에도 그 심한 감정의 변화가 안타깝지 않고 다소 생경하게 느껴지는 것은 다 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얻은 수확이라면 머리를 자르면서 급 꽃미남이 된 윤지후의 매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구준표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금잔디의 곁을 지키고 선 매력남의 이미지가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만은 반갑다. 이것이 바로 '연출'의 힘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김현중의 연기력이 초반에 비해 일취월장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의 '행동'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임에 따라 호감도도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얻은 것 보다 훨씬 더 많은것을 이 드라마는 잃어가고 있다. 메인 캐릭터 두 사람, 즉 구준표과 금잔디가 전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 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 있어 가장 큰 손실이다.

 그들이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보이고 어떻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이 드라마는 결국 또 하나의 억지 드라마일 뿐이다.

 물론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꽃보다 남자]는 승승장구 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 승승장구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한국 드라마의 질을 한 단계 더 다운 시키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하고 있다는 것에 기인해 비슷한 형식의 드라마가 많아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꽃보다 남자]는 한 번으로 족하다. 아무리 내용이 막장이라 해도 최소한 드라마 내에서 '이야기의 흐름'은 놓치지 않는 드라마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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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동일 2009.02.25 08: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금잔디 가족도 현실성이 부족함
    말도 안되는 억지성 이해관계에 한번씩 나오는 자존심따위는 없는 구차한 그 행동들 ,,
    꼴불견이다,

  2. 김현중 장족의 발전!! 2009.02.25 08: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 지후보느라 꽃남봅니다
    아묻따 드라마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가장 중요한건 바로 초반 구준표캐릭터 2009.02.25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장 핵심을 모르시는군요
    꽃남은 츠쿠시를 만나면서 막장인간 츠카사가 순정남으로
    자기세계에 갖힌 루이가 세상밖으로 나오는 성장일기입니다

    윤지후가 지금 단순히 매너남이라 주목을 받는게 아니라
    김현중의 되찾은 루이싱크로율 비쥬얼과 함께 바로 성장된캐릭터의
    신선함이죠

    하지만 마초적이고 막장의 끝인 망나니인 츠카사가 잡초소녀를
    만나 그로인해 변해가야 잔디가 누가봐도 사랑스런 로코물의 여주가 되는데,
    한드는 이미 누구나 꿈꾸는 "실장님"구준표에게 간택된 금잔디가
    되어버려 금잔디가 구준표의 사랑에 환감해야한다는 분위기엿죠

    막장찌질이가 잔디를만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보여졌을 캐릭이 초반부터 멋지게 포장했으니
    당연 지금의 찌질스런 구준표가 납득이 갈리가 있나요?
    이건 초반 츠카사캐릭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거죠

  4. 오호라~ 2009.02.25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후는 헤어컷만으로 인터넷에 오를 정도니... 하여간 비쥬얼만큼은 역대 최고인듯. 음소거로 해서, 그림만 보면 쵝오죠. 그래선지 드라마는 팬들을 위한 추리 뮤비로 변질되고 있고, 난 패러디가 더 이해가 되고, 난 일본판으로 개연성을 이해할 뿐이고... ㅠㅠ

    • 행인 2009.02.28 1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리뮤비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꼭 찝어주시네요. 일본판으로 개연성을 이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만 해서 죄송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 2009.02.25 16: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눈엔 지후연기가 일취월장해보이는데...아무리 잘생겨도 지후의 눈빛과 그 애틋한 표정연기, 분위기있는 멋진 목소리가 없음 그많은 지후폐인 지후앓이들이 생겨날리가 없죠. 지난번 글도 그렇지만 한밤님은 현중군의 연기와 노력을 조금 과소평가하시는 경향이 있는듯 ㅠㅠ 뭐 개인적인 의견이나 취향의 반영이겠지만 좀 속상해요ㅠㅠ

  6. 아쉽. 2009.02.28 1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작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
    이름만 꽃보다 남자..ㅜㅜ

  7. 애초에 한국 꽃남은 지금 상황이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09.03.10 0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밤님은 원작을 보시진 않으셨나봐요. 꽃보다 남자의 가장 굵직한 틀은 난폭하고 누구도 길들이지 못하던 야수같은 츠카사가 잡초같은 츠쿠시를 만나서 사랑을 하면서 변해가는 과정입니다. 저 위의 분이 정확하게 집어내시고 있는 것이죠. 한드에선 이런 츠카사는 온데간데 없이 쭉 보아오던 실장님이 계셨습니다. 그걸 뽀글머리와 고등학생으로 포장했을뿐 시청자들이 몰랐을까요? 이로 인해 잔디는 존재 이유를 잃게되었고, 드라마는 전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초반에 잘라버려서 후반 드라마가 흔들리게 되는 가장 큰 환경을 제공한거죠.

    그리고 꽃남은 준표 원톱이 아니라 잔디 원톱 드라마여야 맞는것입니다. 원작은 순정만화의 정석이라 불리는 작품입니다. 순정만화 자체가 여성화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하니 당연히 잔디 원톱이 되어야하죠. 초반 준표 감정선은 그나마 참을 수 있었지만 잔디 감정선은 엉망이었습니다. 그걸 2부에서 급하게 잔디 시점으로 바꿔서 전개해버리니 난감해지게 된거죠.

    또하나. 지금 지후도 한드에서 많이 보아오던 서브남주에 불과하더군요. 좋아하는건지 좋아하지 않는건지 잔디를 아리쏭하게 만들어야했는데말이죠.. 그래야 후반의 고백이 힘들던 잔디를 흔들게 하는 큰 요인이 되는 건데.. 지후는 초반부터 잔디를 지고지순하게 짝사랑하는 케릭터로 만들어놓더군요;;

    사실 감정선 따위는 1회부터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준표는 왜 잔디를 좋아하며 잔디는 왜 준표와 지후 사이에서 고민을 하며 지후는 왜 서현이를 포기하고 잔디를 좋아하게 되는지...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이면 알 수 있을지 궁금하더군요;;

    그래도......... 케스팅은 잘했더군요 ㅋ F4때문에 F4를 제외한 모든 단점을 극복하며 시청하고 있으니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