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러웠다.


할 말이 이거 밖에 없나 싶었다.


1부, 2부로 2주 동안 방송됐지만 건질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동안의 편견과 소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지만 정도가 심했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살아간 권상우는 어디가고 '손태영 남편' 권상우만 남았다.


한 마디로 권상우의 [무릎팍 도사] 는 실패였다.




사실 권상우가 [무릎팍 도사] 에 출연한다고 하기에 기대가 컸다.


워낙 사건, 소문도 많았고 손태영과의 결혼으로 세상을 떠들썩 하게 만든 사람이기 때문에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인지도 궁금했다. 연예인들의 새로운 면모를 끄집어내는 것이 [무릎팍 도사] 의 특징이기에 이번에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봤다.


허나 권상우의 [무릎팍 도사] 는 철저하게 내 기대를 빗나갔다. 1부에서는 뜬금없는 송승헌의 등장으로 10분 넘게 말꼬리 잡는 말장난만을 지속하더니 2부에서는 손태영과의 '절절한'(?) 러브스토리로 프로그램을 장식해버렸다. 정작 듣고 싶었던 그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 배우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신념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이는 강호동과 제작진의 잘못된 '방향설정' 이 초래한 결과이기도 하다. 강호동은 끊임없이 손태영과의 러브스토리를 '하이라이트' 로 규정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를 손태영과의 결혼을 위한 포석으로 삼아버리는 뉘앙스까지 취했다. 아무리 권상우-손태영 부부의 결혼이 궁금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니 흥미가 사라지고 이내 토크가 늘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구성이 반복되자 권상우의 [무릎팍 도사] 출연은 '결혼 뒷 이야기' 를 들려주기 위한 해명성 혹은 변명성 출연으로 전락했다. 권상우는 장모에게 보낸 편지, 장모에게 받은 편지, 손태영에게 받은 편지 등을 직접 가져와 제작진에게 제공했고 강호동은 친히 그 편지들을 모두 읽어보이며 권상우-손태영 부부의 사랑이 '진짜' 임을 강조했다.


그들의 사랑이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임은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지만 10분 넘게 그들의 편지를 '왜' 듣고 있어야 하는지, 권상우의 말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프라이버시인 -그것도 개인적으로 주고 받은- 편지를 '왜' TV 공중파에서 봐야만 하는 것인지 이해가 불가했다. 그들의 결혼을 둘러싼 무수한 뒷담화와 루머에 상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대응 방식이라고 보기엔 유치하고 치졸했다.


아니, 지겹고 식상했다.


한류스타, 유명스타, 인기스타라는 '권상우' 가 가지고 있는 정면돌파 카드가 고작 손태영과 주고 받은 편지와 사진들을 자랑하는 것이라면 참 우스운 일이다. 사실 권상우의 하향세는 결혼 때문이 아니라 [천국의 계단] 이 후 미진했던 흥행성과 김태촌 사건이었고, 결혼이 결정적으로 타격을 준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는 결혼에 관한 소문들을 해명하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배우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비전을 보여주는데 더 열성이었어야 한다. 1부, 2부를 통틀어 배우로서 그가 보여 준 신념과 비전은 '한류스타' 라는 네 글자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원론적, 정론적 수준이었으며 감동이나 진심을 동반하는 것도 아니었다. 고작 이 정도라면 차라리 안 나오는게 나았다.


권상우는 끊임없이 대중의 악플, 대중의 소문을 규탄하며 자신을 방어했지만 현실적으로 그가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은 결핍 되어 있는 듯 보였다. 사실 인기스타 권상우를 지금까지 끌어 내린 것은 대중의 소문이 아니라 사생활을 둘러싼 좋지 않은 소문들과 잘못된 작품선택으로 인한 꺾인 흥행세 등 권상우 개인의 문제가 더욱 컸기 때문이다.


변명이 아니라, 해명이 아니라, 대중에 대한 규탄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점에 대한 반성, 자신의 신념에 대한 굳은 믿음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순 없었을까. 한낱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것에 '노력' 한다는 스스로의 평가가 진정 사실이라면 말이다. 더 이상 자신의 하락세를 대중의 탓으로 돌리며 변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소한 대중에게 지켜야 하는 스타로서의 자존심과 자기 반성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물론 배우 권상우는 그리 나쁜 배우는 아니다. 그의 영화에서 그는 '무조건' 자기 색깔을 강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무릎팍 도사] 는 전적으로 실패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의 권상우는 실종되고 손태영 남편, 루키 아빠 권상우만 남았다. 이것을 보여주는 것이 권상우의 목적이라면 성공했다. 그러나 대중이 기대하고 원했던 이야기를 하는 것엔 실패했다. 과연 그는 성공한 것일까, 실패한 것일까.


이것을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권상우가 아닌 '시청자' 의 몫일 것이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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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인 2009.02.26 0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릎팍도사 피디가 바뀌었다고 하던데 확실히 예전만 못한 것 같습니다.
    일단 연예인 위주로 섭외되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예전엔 연예인이든 비연예인이든 그 사람의 인생과 삶의 철학도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재미와 감동을 주곤 했었는데 김승우,이미숙,권상우 등등..보고나서 그냥 씁쓸함을 남기더군요.
    특히 권상우편을 1,2부로 나눠서 할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강호동과 잘 맞던 무릎팍피디를 일밤으로 보내 승부수를 띄우려 했는데
    결국 일밤도,무릎팍에도 전혀 득이 되지 않고 있는 듯 합니다.
    예전의 포스를 다시 찾기를 바랄 뿐. 글 잘 읽었습니다.

  2. 우리나라 2009.02.26 0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릎팍도사에 출연 안하니만 못했다는거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도대체, 그가 무릎팍에 나와서 주장하고 싶었던게 뭔지 모르겠더군요.
    손태형인가? 뭔가? 하는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로 1, 2부를 다 소진해버린
    허무한 무릎팍을 연달아 2주동안 시청하고 난 후...
    김빠진 콜라를 마신뒤처럼 입맛이 참으로 텁텁하고 찝찔합니다.

    나름, 권상우씨의 무릎팍에 너무 기대를 했었던 탓도 있겠지만
    그래도...변명과 해명과 누리꾼들을 탓하기 보다는...덤덤하게
    당당하게 앞날에 대해서, 앞으로 보여줄 연기에 대해서...
    자기확신과 응원을 바랬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스타로서, 연기자로서 진정으로 대중들을 설득하는 방법은...
    끝도없는 변명도 아니고, 그들의 사랑이 가짜가 아닌 진짜라
    해명하는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권상우씨는...
    연기자로서의 자신의 가치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가치
    한 아이의 아빠로서의 가치로 시청자들에게 대우받고 싶었나봅니다.

    그런데...
    연기자로서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않는 연기자를...
    그저, 가장으로서의 위치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기자를...
    시청자들이 얼마나 용납하고 이해해줄지는 잘 모르겠네요^^;;

  3. apple 2009.02.26 0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마다 생각하는게 다 틀리죠.
    똑같은 걸 보더라도 그에 대해 느끼는건 천차만별이니까요.

    글 말미에 이걸 판단하는건 전적으로 시청자의 몫이라고 하셨는데
    다른곳에 쭉 둘러보니 이번 무릎팍을 보고 권상우를 다시 봤다며
    좋은 반응들이 많더라구요.

    님의 글은 예전에도 몇번 봤었지만,
    그때마다 설득력있게 글 잘쓴다는 생각이었는데,
    오늘은 쫌 아니다 싶네요.

    특히나 제목이 넘 자극적이네요.
    아무것도 건질게 없다니요,

    적어도 권상우의 진실됨과 인간미에 대해서
    많은걸 느낄수 있었다고 봅니다.

    사실 손태영과의 러브스토리는 오늘 집중 다뤄지긴했지만,
    그 외에도 그동안 불거졌던 엑스파일 또 그에대한 대처법과 심경,

    글구 작품을 할때 거저먹고 싶지 않기에
    아직까지도 연기학원에 다닌다는말,
    설경구, 한석규씨처럼은 안될지라도 최소한
    자기색깔만은 분명한 멜로, 코믹, 액션을 다 아우르는...

    사람들이 봤을때 '아 권상우는 참 느낌있는 배우였다.'라는
    평가정도는 받고 싶다는 바램도 내비쳤고요.

    자기가 여태껏 살아왔던 가정환경과
    배우가 되기위해 고생했던 무명시절
    톱스타가 되고난뒤에 얻었던 유명세
    하지만 그 유명세로 인해 여러 구설에 시달리고
    학교선생인 형님까지도 무척이나 맘 아파하셨다는것 등등...

    하나하나 살펴보면 굳이 손태영과의 러브스토리가 아닌
    인생관과 연기관에 대해 말을 했는데요,
    뭘 아무것도 건질게 없었다고 하시는지.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방송을 안봤던 일반 사람들이
    이 제목을 보면 정말인가?보다 하면서 오해하기 쉽상이군요.

    솔직히 대중의 관심은
    권상우의 직업이 배우이니만큼
    연기에 관한것 궁금증이 많겠지만

    그보다 결혼한지 얼마안된
    그것도 엄청나게 파장이 크고 말도 많았던
    게다가 얼마전에 아이까지 태어났기에
    그런 것에 더 궁금중을 느끼고 관심을 가진 분들도 많을거에요.

    마치 혼자만의 생각을 다수의 생각인냥
    확정적으로 글을 쓰시니
    무릎팍 도사를 보고 많은걸 느끼며
    권상우란 배우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를 가졌던 사람으로써 약간은 씁쓸하네요.

    우리네 사는 인생사...
    그건 공인이고 아니고를 떠나
    그들도 마찬가지일거라 봅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대중들은 그 직업과 관련된 스토리보다
    그 배우의 가정사나 소소한 일상 스토리를 더 기대할수도 있구요.

    이번 무릎팍 출연은 정말 좋았다고 생각하고
    건질게 조금이라도 있었지
    건질게 아무것도 없었던건 절대 아니였던듯 하네요.

  4. 아리 2009.02.26 0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해가 가지 않네요.
    무릎팍 보면서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 대중들과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하는데요. 왜 이렇게 몰아 부치기만 하는거에요? 솔직히 권상우라는 배우를 잘 알지도 않고, 그렇게 많은 관심이 있었던것음 아니지만, 무엇을 하든지 욕들을 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발 판단 편견을 좀 버리고, 자신에 일에 더 매진들 하시면 좋겠네요.

  5. 오호라~ 2009.02.26 1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두사람의 결혼시기가 안타까웠습니다. 손태영씨는 '일지매'나 베스트극장 등에서 비중에 관계없이 좋은 연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한 시기였고, 권상우씨도 영화에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었으나, 송승헌과 소지섭의 제대 등은 그의 활동푹을 줄일 것이 분명한 시점이었습니다.
    하여간 결혼할 때는 사생활보호를 위해 호주로까지 갔었는데, 이제는 유명한 예능프로그램에 가장 사적인 부분인 가족간의 편지를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급박한 상황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김승우때도 아이에 관한 루머로 어느정도 개인적인 부분이 공개되었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직접적으로 스스로 노출한 경우는 처음 봅니다.
    게시판을 보니, 의견이 반반인 것 같은데, 개인적인 감상으론 차라리 안하는 게 나아았다 싶습니다.

  6. charlotte 2009.02.26 1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저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잘 대변해주신 글이네요.
    글의 마지막을 마무리 하신 것처럼, 시청자의몫이겠죠,
    저는 권상우 특유의 가벼운 말투로 툭툭 던져내는 이야기들이 내용은 구구절절할지 몰라도 진실성으로 와닿지 않더군요.
    1,2회 방송을 다 보면서 조금 진중하게 말하면 좋으련만,,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권상우씨 본인은 솔직하고 유쾌하게 진실을 밝히겠단 의도로 이야기 한 듯 합니다만은 제가 보는 시선으로는 그의 진심보다는 자신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던진 대중을 향한 둘만의 외침이 공허하게 느껴졌습니다.
    대중의 비난을 억울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있는 듯 느껴졌는데, 연기생활한 년수도 경력도 적지 않은만큼, 그리고 이제 한가정의 가장이 된만큼 좀 더 속깊은 어른이 되어 포용하고 깊이있는 배우가 되길 바래봅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7. Favicon of http://blog.naver.com/tnqls8420 BlogIcon 조제 2009.02.26 14: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여잔데도 권상우 나오는 무릎팍보다 소녀시대 나오는 라디오스타를 더 오래 해줬으면 싶더라....
    라디오 스타는 웃기기라도 했지............... 그냥 권상우 구설수 해명 기자회견 같았음
    다 준비해서 나온거 보고 어이도 없었고

  8. 글 잘 쓰시네요^^ 2009.02.28 0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권상우의 연기에 반해 팬이 됐지만 작년에 보인 행동으로 신뢰도가 완전 추락되었고, 조용히 연기에만 몰두하시길 바랬답니다.
    무릎팍 출연이 오히려 더 반감만 샀습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일부 팬을 돌렸을지 모르겠지만 전 진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랑을 위해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을 하지만 권상우를 바라보는 팬들은 사랑하지 않으셨는지 왜 속이셨나요?
    그리고 이제와서 혼전임신이 계획임신이라고요?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거짓이 거짓의 꼬리를 물다가...궁지에 몰리자 막장에 올인한 느낌...
    차라리 5부작 인간극장에 나오는게...
    자신을 합리화 시키기 위해 불우한 환경이나 러브스토리 중심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제가 아는 남자다운 권상우의 행동으로 보기엔 실망스러웠습니다.
    말그대로 정면 돌파를 할 것이라면 주변이야기로 포장해서 이해를 얻으려고 하지 않았으면...
    악플이라고만 단정짓지 말고 팬으로서의 충고도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였으면...

  9. Favicon of http://www.devenirriche.biz/ BlogIcon comment devenir riche 2012.02.17 2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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