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과 [1박 2일], 그리고 [패밀리가 떴다] 는 현 예능계 가장 '핫' 한 아이콘들이다.


[무한도전] 이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초로서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했다면 [1박 2일] 은 그것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화해 냈으며, [패떴] 은 이러한 예능 트렌드를 무리 없이 소화해 낸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리얼 버라이어티' 라는 공통된 자산 속에 [무한도전] 과 [1박 2일], [패떴] 은 나름대로의 개성과 색깔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 들의 모습이다. [무도] 와 [1박], 그리고 [패떴] 은 어떤 방식으로 제작진을 다루고 있을까. 그리고 어떤 식으로 제작진을 대하고 있을까.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은 그야말로 '제작진' 의 위치에 머물러 있었다. 즉,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만들어가면서도 철저하게 뒷배경으로 가려져 있는 존재가 바로 제작진들이었다. 프로그램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것은 전적으로 연예인들의 몫이었지 제작진들이 누려야 할 성질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무한도전] 이 등장하면서 제작진과 연예인의 경계는 허물어 졌다. [무도] 의 김태호 PD는 유재석, 박명수 등과 함께 [무도] 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고 유재석 못지 않은 영향력 있는 방송인으로 사람들에게 각인 됐다. 과거 철저하게 '가려져 있던' 제작진의 존재감은 김태호의 등장으로 인해 꽃을 피운 셈이다.


김태호는 자막, 영상, 편집 등을 통해 끊임없이 [무도] 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연예인의 말과 동작만을 표현하던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은 [무도] 와 함께 제작진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비평하는 방식으로 변신했다. 김태호를 중심으로 한 [무도] 의 제작진들이 '제 7의 멤버' 로 불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태호는 화면에 자신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무도] 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김태호의 프로그램' 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제작진의 영향력을 극대화 했다. 또한 그는 언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회유하는 방식을 통해 [무도] 의 브랜드를 창조하고, 만들어진 브랜드를 방어하는 실질적 제작자로서 [무도] 를 장악했다. [무도] 에서의 제작진은 [무도] 를 만들어가고 이끌어가는 절대적 존재다.


그렇다면 [1박 2일] 은 어떨까. [1박 2일] 의 제작진들은 [1박 2일] 여섯 멤버와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이고, 말다툼을 벌이는 [1박 2일] 의 참여자들이다. [무도] 의 제작진들이 자막과 편집만으로 프로그램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1박 2일] 의 제작진들은 거리낌 없이 화면에 등장한다. 자막, 편집 뿐 아니라 얼굴을 드러내 놓고 연예인과 직접 대화까지 한다.


[1박 2일] 의 실질적 총 제작자인 나영석 PD는 여섯 멤버들에게 지령을 전달하고, 미션을 수행시키는 존재인 동시에 중간중간 그들과 대화하고 협상하고 심판을 본다. [무도] 에서 유재석은 김태호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건네는 일이 드물지만, [1박] 의 강호동은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라며 PD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건다. 여기에 이어지는 PD의 "자, 이번 미션은...." 으로 시작되는 직접적 답변. [1박] 에서의 제작진은 제작을 뛰어 넘어 아예 출연까지 서슴지 않는 가장 적극적 제작진들이다.


22일 방송 된 '매화마을' 편에서도 나영석 PD 뿐 아니라 막내작가 대주, 코디, 매니저들이 거리낌 없이 등장했고 연예인과 상호작용했다. 이러한 제작진들의 적극적 출연은 "여행은 함께 하는 것." 이라는 [1박 2일] 의 특징을 가장 확실하게 표현해내는 동시에 [1박] 자체의 캐릭터와 색깔을 확연하게 들어내는데 일조했다. 


제작진들의 출연이 연예인만큼 '대수롭지 않은' [1박 2일] 에 비한다면 [패떴] 의 제작진들은 대단히 소극적이다. [무도], [1박] 과 달리 [패떴] 의 제작진은 자막, 편집 뿐 아니라 연예인들과의 상호작용도 최소화한다. 이는 꽁트적, 시트콤적 특징을 갖고 있는 [패떴] 으로선 당연한 선택이다. 철저한 캐릭터 쇼인 [패떴] 에 제작진들이 등장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패떴] 에는 연예인만 있을 뿐 제작진의 존재감은 완전히 거세 됐다. 그러한 거세 작전을 통해 제작진은 [패떴] 의 시트콤 적 성격을 극대화 시켰고 '여행' 이라는 기본 컨셉트에서 [1박 2일] 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제작진의 등장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1박 2일] 과 [패떴] 의 운명이 갈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처럼 리얼 버라이어티의 삼두마차라 할 수 있는 [무도], [1박], [패떴] 의 제작진들은 서로 다른 위치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다. [1박 2일] 의 제작진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프로그램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면 [무도] 는 간접적이지만 또한 극대화 된 영향력으로 프로그램을 장악했고, [패떴] 은 철저히 무대 뒤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무도], [1박], [패떴]. 이 세 프로그램이 제작진을 다루는 방식, 아니 어쩌면 제작진이 이 세 프로그램을 다루는 방식의 차이로 인해 이들이 '리얼 버라이어티' 라는 공통된 토대 속에서 각자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닐런지. 영리하고도 치열하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부지런한 이들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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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인 2009.03.22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방에서 편하게 보는 저희들과는 달리 제작진들의 노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치열하겠죠.
    연예인들의 노력과 수고를 다뤘던 블로거님들의 글을 보다가 제작진들이 프로그램 내에서 역할을
    분석하신 글을 보니 흥미롭고 신선합니다..개인적으로 1박2일 팬이긴 하지만 무도,패떴,,모두
    일주일에 한시간 정도의 방송분량을 위해 지금도 작업 중에 있을 제작진들의 노력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추천 꾹 누르고 갑니다^^ 항상 건필하십시오.

  2. Favicon of https://all-love-difficult07.tistory.com BlogIcon 미손 2009.03.23 04: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무한도전은 잘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 우리결혼했어요,1박 2일, 패밀리가 떴다의 형식에 관한 글을 포스팅한게 있어서 트랙백 걸어놓고 갑니다.
    글을 참 간결하게 잘 쓰시네요. 저는 말이 많아서....ㅠ ㅠ

    잘보고 갑니다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