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이 돌아왔다.


그런데 반응이 '시큰둥' 하다. 전에 없이 활발한 활동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대중의 시선이 예전만큼 폭발적이지 못하다.


대체 왜 그럴까. 대중이 변한걸까, 임창정이 변한걸까.




사실 요즘 임창정을 보면 자꾸 '다운 그레이드' 가 된다는 느낌이 든다. 한 마디로 급이 내려간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뭔지 모르는 초조함과 황급함이 그를 내모는 것 마냥 편해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6여년 전 깔끔하게 '소주한잔' 을 부르고 유쾌하게 떠났던 임창정의 모습과는 다르다. 이것이 세월의 탓이라면 참 야속하다.


임창정이 '가수' 로 전격적인 컴백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충무로에 불어닥친 불황의 그늘이 단단히 한 몫을 했다.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였지만 흥행면에서는 처참하게 실패한 [스카우트] 이 후, 임창정이 고를 수 있었던 시나리오는 매우 한정되어 있었고 충무로 불황을 다른 쪽으로 타개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해 놓은 가요계 컴백 밖에 별다른 돌파구가 없었던 셈이다.


여기에 영화 [과속 스캔들] 을 '뻥' 차버린 것도 임창정의 최대 실수였다. 만약 [과속 스캔들] 을 선택했더라면 임창정이 굳이 구차하게 가요계 컴백을 결정하며 TV 에 얼굴을 들이미는 '굴욕' 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과속 스캔들] 이라는 숨은 보석을 발견하지 못한 탓에 그는 어쩔 수 없이 6년전의 약속마저 배신하며 살 길을 찾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문제는 가요계 컴백 이 후에 그의 태도다.


적어도 과거의 임창정은 TV에 나오면 '유쾌' 하고 '즐거운' 사람이었다. 순수하고 소박한 웃음이 있었고, 개구쟁이 같은 이미지도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했다. 그런데 최근 임창정의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예전의 순수함과 소박함 대신 방송을 리드하고자 하는 욕심만 가득 찬 베테랑 예능인처럼 보인다. 안타까운 것은 그것이 다소 오버스럽고 쌩뚱맞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과장 가득한 웃음과 한 톤 높아진 목소리는 유쾌하기 보다는 부담스럽고, 자기 말 할 타이밍만 기다리고 있다가 치고 나가는 모습은 센스있다기 보다는 자기 중심적으로 보인다. 아무리 그가 '왕년의 스타' 라고 할지라도 이런 모습은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아니, 심하게 말하자면 6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웃길만한 과거의 유물이다.


문화 평론가 윤희성은 임창정의 최근 모습을 두고 이렇게 혹평한다.


"김창렬이 박현빈을 벼르더라, 최성국이 안문숙과 스캔들을 계획 했다 며 남의 이야기를 맥락 없이 전한 임창정의 방식은 이들과 조금 달랐다. 특히 ‘야심만만 송’을 준비해 온 붐이 춤을 추는 동안 옆에 서서 취객 흉내를 내는 그의 모습은 그가 가수 활동을 중단했던 6년 전에나 먹힐 법한 스타일의 진행 방식이었다.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를 제 것인 냥 포장하는 과욕은 지양해야겠지만, 지나치게 즉흥적인 태도로 방송에 임하는 것 역시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무리 리얼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라 하더라도 방송에는 기승전결, 그리고 납득할 수 있는 태도가 언제나 필요한 법이니까 말이다."



6년 전에 '박제' 되어 있던 스타일을 지금에 와서 다시 풀어 놓다보니 시대에 맞지 않고, 트렌드와도 괴리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임창정표 발라드' 를 표방했던 [오랜만이야] 역시 친숙하긴 하지만 새롭지는 않고, 냉정히 평하자면 발전이 없는 노래였다.


임창정의 초기 컴백 전략은 노래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예능으로 굳히기를 들어간다는 전략이었겠지만 노래에 대한 반응이 '시큰둥' 하면서 그의 현 상황은 점점 더 초조하고 황급해지고 있다. 지금 임창정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무차별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것인데 그 또한 출연하면 출연할수록 좋은 이미지를 생성하지 못하니 역효과만 낸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지금 TV 속 임창정은 어딘가 모르게 매우 불편하다. 예전의 자유 분방함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스타일은 낡아 버렸고, 대중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결 같은데 그가 대중을 대하는 태도는 '폭로전' 과 같은 무성의함으로 반복되고 있다. 그것이 지금 임창정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피로감으로 직결된다고 한다면 임창정의 현실은 그리 장밋빛처럼 보이지 않는다.


"영화인으로서 살겠다" 며 가요계를 떠났다가 영화계 불황이 닥치자마자 "잘못 했습니다." 한 마디로 가요계에 돌아온 줏대 없음이, 가요계로 돌아온 이 후에도 별다른 발전없이 그저 대중에게 얼레설레 먹힐만한 대중가요 하나를 툭 던져 놓는 안일함이, TV에 나와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지 않고 웃고 까부는 자기중심적 면모가 지금의 임창정을 점점 더 '다운 그레이드' 시킨다는 것을 그는 인지하고 있을까.


제발 임창정 같은 유능한 연예인은 자기 영역과 브랜드를 갖고 책임감 있게 대중을 선도해 줬으면 좋겠다. 아무리 스스로 "나는 딴따라다." 라고 평해도 딴따라에게는 딴따라만의 의무와 책임감이 있는 것 아닌가. 임창정에게 말하고 싶다. 부디 자존심을 지키라고. 그리고 그 자존심은 변화와 발전, 성의있는 노력에 의해서만 지켜질 수 있는 것이라고.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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