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 가 한마디로 '발악' 을 하고 있다.


한 자릿수로 떨어진 시청률을 어떻게든 회복하기 위해 기존 네 커플을 모두 하차시키면서 '황정음-김용준' 이라는 실제 커플까지 투입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지금 [우결] 에 필요한 것은 실제 커플의 리얼한 모습이 아니다. [우결]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바라는 것은 실제 커플의 애정행각이 아니라 아슬아슬한 사랑의 줄다리기다.


한마디로 '앤솔' 로 대표되는 달달한 캐릭터가 필요한 것이지 극도의 리얼함이 필요한 것이 아니란 소리다.




[우결] 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역시 '앤솔' '신상' '알신' '쌍추', 4커플이 존립해 있던 때였다.


이들은 각각 로맨틱 코미디와 로맨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 모았고 각자 눈에 띄는 개성과 색깔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우결] 과 이 네 커플이 마치 공동운명체였던 것처럼 동반 상승하는 기운을 얻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그 중 '앤솔커플' 의 존재는 [우결] 에 있어서 가히 절대적이었다. 이들은 코믹과 로맨스, 픽션과 팩트의 중간점에 절묘하게 위치해 있었다. 이들의 러브스토리는 마치 실제 어디선가 벌어질 것만 같은 달달한 내음을 풍겼으며, 그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비록 약화 되었기는 했어도 [우결] 을 지탱하는 원동력임은 틀림없었다.


[우결] 이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았던 이유는 마냥 웃기거나 감동적이어서가 아니라 앤솔커플로 대변되는 달달함과 아슬아슬한 감정선을 순간적으로 잘 포착해 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결] 에는 '달달함' 이 없다.


시트콤적 성격을 강화하다 보니 [우결] 의 기존 시청자층이 이질감을 느끼고 채널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신성록-김신영, 정형돈-태연은 '달달함' 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발견할 수 없는, 한 마디로 '웃음' 을 위해 처방된 커플이고 전진-이시영 커플도 어설프게 신상 커플을 따라했을 뿐 신상 커플의 밀고 당기는 사랑의 감정을 발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뿐인가. 강인-이윤지 커플 역시 여러가지 방식으로 커플을 운영해 봤지만 아이돌 그룹의 팀원과 여배우라는 한계를 깨부수지는 못했다. 철저히 대본대로, 철저히 컨셉트대로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에서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함과 달달함을 느끼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시청자들이 [우결] 에 기대했던 것은 리얼과 픽션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움직이는 감정선이었는데 새로운 네 커플에선 인간에 대한 시선과 관계는 거세되고, 무차별적인 설정만 난무하고 있다. 과거 앤솔커플의 달달함을 사랑했던 [우결] 의 전통적 시청자층이 앤솔커플 하차 이 후, 급격하게 와해되고 있는 까닭도 바로 여기 있다.


그런데 아직도 [우결] 제작진은 정신을 못 차리고 '실제 커플' 투입이라는 극약처방을 하겠단다. 이것이 과연 극약처방이 될지, 가장 극악한 독약이 될지는 두고 봐야 겠지만 아마도 실패 확률은 99.9%라고 장담한다. [우결] 시청자들이 [우결] 에 기대하는 것은 실제 커플이 보여주는 극도의 리얼함이 아니라 가상과 리얼을 왔다갔다하는 알콩달콩함이기 때문이다.


[우결] 이 보여주는 '리얼' 은 [1박 2일] 이나 [무한도전] 이 표방하는 '리얼' 과는 다르다. [우결] 의 '리얼' 에는 남녀 관계의 알콩달콩함과 사랑이 끼어들어 있고, 동화책과도 같은 달달함이 들어가 있다. 이것은 실제 커플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알지 못했던 남녀가 순간적으로 만났을 때 피어오르는 감정이다. 


만약 실제 커플이 [우결] 에 투입된다면 그나마 [우결] 을 지탱하고 있던 미묘한 '사랑의 감정' 조차 완전히 짓밟히게 된다. [우결] 에 필요한 것은 '김용준-황정음' 의 리얼이 아니라 '앤디-솔비' 가 보여줬던 가상과 리얼을 혼재한 달달함이다. 그것이 정녕 리얼이 아니라 해도 사람들이 감정이입할 수 있고, 사람들이 즐겁게 볼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우결] 의 존재가치는 100% 달성된 셈이다. 제발 리얼타령하면서 자신들의 존재근거까지 부정하는 우둔한 짓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우결] 에는 과거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커플간의 줄다리기와 달콤 쌉싸름한 애정전선, 팩트와 픽션을 넘나드는 아슬아슬함 대신에 어설프게 '리얼! 리얼!' 만 외쳐대는 답답함만 있다. 리얼도 아니고, 시트콤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능이라고 하기도 뭐한 [우결] 의 현상태는 여전히 "앤솔이 그립다!" 며 투정 부리는 듯한 깜깜한 암흑처럼 보인다.


언제쯤이면 [우결] 은 앤솔의 포스를 능가하는 새로운 커플의 컨셉트를 창조할 수 있을까.

 
[우결] 제작진은 '앤솔' 을 다시금 만들어 낼 자신이 없다면 과감히 [우결] 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 괜히 쓸데없이 실제 커플 투입 운운하며 사람들의 말초신경만을 건드는 단순무식한 제작방식은 접어둬라. 차라리 그 시간에 가상 커플을 어떻게 예쁘고, 재미있게 포장할까를 더욱 신경써야 되는 것이 아닐까.


자, 이제 [우결] 이 선택할 때다. 스스로 독배를 들지, 아니면 혁신을 가할지.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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