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머리에 작은 키, 털털한 웃음과 사내아이같은 모습을하고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여성 코미디언이 있었다.


그녀는 항상 밝게 웃었고 활기차게 진행했다. 어디를 가든지 그녀의 주위에는 활기가 넘쳤다.


활기를 옆으로 퍼뜨릴 수 있는 재능, 그렇게 송은이라는 코미디언은 15년이 넘는 세월동안 우리옆을 지키고 있었다.




송은이는 항상 조연에 머물러 있다. 신동엽의 [있다 없다] 나, [진실게임]에서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 송은이는 중심과 메인에 나서지 못했다. 송은이는 항상 패널이었고 주변자로 맴돌았으며 언제나 한발짝 뒤로 물러나 있었다. 유재석, 이휘재와 함께 진행한 [이유있는 밤]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송은이는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그 둘을 서포터했다.


그러나 송은이는 [이유있는 밤]에서 "써포터"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내었다. 때때로는 송은이가 그 둘의 무게중심을 잡으면서 오히려 메인 MC들의 진행보다 더 눈길을 가게하는 수완까지 발휘 하였다. 그러나 사실 송은이도 전면에 나서서 진행한 경험이 상당히 있다. 송은이가 중심이 되진 못했으나 만원의 행복에서 송은이는 프로그램 전반을 이끌어 가는 메인이었고남자 진행자 보다 더한 존재감을 드러낸 유일한 역대 [만원의 행복] 여성 진행자였다.


이런 맥락에서 송은이를 살펴보자면 예전 [느낌표] "하자!하자!"의 송은이를 다시 떠올려야 하겠다.


송은이는 느낌표 "하자! 하자!"의 최장수 엠씨였는데 이는 송은이가 청소년 문제라는 무거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성 있게 표현해 냈는가 하는 논제를 생각해 볼 때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폭주족에게도 따듯하게 다가갈 수 있는 스스럼 없는 친화력과 그들의 문제를 공감해 주는 송은이의 화법은 느낌표의 공익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만족 시킬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신뢰받은 송은이는 결국 청소년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다행인 것은 요즘 송은이가 자신에게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맡아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무한 걸스]가 그것이다. 케이블 프로그램이라는 아쉬운 상황을 뒤로 하고서도 이 프로그램은 꽤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송은이의 조율 능력이 빛을 발한 성과라고 해도 좋다.


송은이는 이 프로그램에서 각각의 산만한 캐릭터들 사이의 왕언니로 강력한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하지만 송은이는 왕언니라고 해서 "나이"로 누르려고 하거나 위엄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이어린 동생들에게 당하는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온다. 


멤버들이 교체되는 상황의 우려를 어렵지 않게 불식시킨것은 송은이의 역할이 지대했다. 송은이는 무한걸스의 인물들이 대거 교체되는 상황속에서도 꿋꿋하게 멤버들을 통제했다. 각각의 개성강한 캐릭터들이 서로 티격태격하는 상황속에서도 송은이는 그들 중 하나가 되지 않았다. 송은이마저 편갈라 싸웠다면 이 프로그램의 방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어수선하게 흘러갔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송은이는 멤버들을 잘 아우르면서 뛰어난 진행 수완을 발휘, [무한도전]에 유재석이 있다면 [무한걸스]에는 송은이가 있다는 평가까지 획득해 내었던 것이다.


송은이는 이제껏 남을 깍아내리거나 비하하면서, 또는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방송생활을 이어나오지 않았다. 송은이의 화법은 언제나 남을 배려했고 상대방을 더 돋보이게 하였다. 송은이는 비꼬거나 독한 독설을 내뱉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유머를 구사할줄 안다. 자기가 망가질 지언정 다른 사람의 치부가 될 수도 있는 그 부분은 건드리지 않는다. 정석희 TV칼럼니스트의 말대로 "송은이는 밟아야 할 곳과 멈춰야 할 곳을 잘 아는 개그우먼" 인 것이다.


송은이가 지켜온 진행스타일은 송은이를 15년 동안이나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추게 해주었다. 하지만 아쉽다.


송은이가 가진 파워를 공중파에서는 채 보이지도 못한채 항상 뒤에서 엉거주춤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다. 자기표현 시대라고 자기자신에 대해서 충분할 정도로 떠들고 내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소리쳐야 하는 방송가 현실에서 송은이가 설자리는 그다지 넓지 않다. 특히나 여성 진행자들이 남성진행자가 받는 평가의 반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라면 더욱 그렇다.


송은이는 여성 진행자들이 고갈되어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송은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은 외롭고 고독한 길일지도 모른다. "송은이"같이 재능있는 방송인이 이러한 현실속에서 과소평가 받아야 하는 것은 참으로 씁쓸한 일이다. 그러나 송은이를 온전히 내보일 수 있는 방송에 출연하기만 한다면 그녀는 제물을 만난 듯, 다시 한 번 힘찬 도약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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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해 2009.05.11 1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풉!

    여자고 남자고 그런게 문제가 아니라 송은이는 일단 존재감이 없습니다.

    아무리 장점 많으면 뭐합니까? 연예인이 존재감 없는 게 가장 치명적인 거지.

    지금까지 크게 뜨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지내온 것도 다 그런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죠.

    대신 그런 면을 성실함으로 커버를 하니까 지금까지 그래도 방송일은 해왔던거 아닙니까?

    • 비난쟁이 2009.05.19 1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판은 좋겠지만 비난은 좋지 않을 것 같네요
      그 살아남기 힘들다는 방송계에서 존재감 없이 15년을 근근히 버텨왔다는게 말이 안되는 것 같네요..
      능력없이 성실함만으로 일하면 오래 갈 수 없어요
      능력과 성실함이 공존할때 10년 20년 갈 수 있는거고..

      아해 님의 말에는 적절한 이유가 없이 그저 난 송은이가 존재감이 없어서 별로야 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시는 것 같네요

  2. 윗님 2009.05.11 2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윗님은 송은이씨가 나온 프로그램을 단 한 개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적이 있나요? 남 비난하는 사람치고 그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 하나 없는 거 같은데, 딱 그 꼴이네요. 인터넷에 움직이는 손가락이라고 마구잡이로 키보드 두들겨대며 남 깎아내리면 본인한테 이득이라도 있나요?

  3. 화정 2009.05.11 2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한걸스 광팬으로 송은이씨에 대한 글이 있어 반갑군요. 저도 송은이씨의 조율능력과 진행실력은 인정하지만 그 사람이 주는 매력에 대해서는 대단하다고 느끼지는 못한답니다. 뭐 그렇잖아요. 실력은 있으되 많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은 그닥 없는 사람이 있듯. 재치로써 끼로써 분위기를 만들기는 하지만 그 사람만 봐도 즐거워지는 건 아니니 그건 타고난 복이 없다고 봐야겠죠. 꼭 유명해지고 대박을 치지 않고서라도 이렇게 중간비행으로 오래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반짝 떴다가 기억속에 사라지는 수많은 개그맨 개그우먼을 생각해보면요... 보기드물게 긍정적이고 좋은 글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4. 너와나 2009.05.12 06: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송은이씨는 지와 덕을 겸비한 개그우먼 같습니다. 재치와 순발력도 있고.. 개인적으로 좀더 많은 활동으로 영역을 넓히어
    많은 사람들에게 밝음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5. 푸름이 2009.05.12 0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여자 개그맨들이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요란스러움이 있는데 송은이씨는 적절한 맨트와 진행이 좋던데^^*

  6. 열매 2009.05.12 1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송은이씨의 최대 장점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나 장학퀴즈에서 그녀가 보여준 진행능력은 연예인 mc가 가지느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라 할 수 있죠

  7. 유씨 2009.05.12 2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재석 이놈이 송은이 버리는 바람에.. 불쌍한 송은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