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시청률이라 불렸던 [찬란한 유산]의 후속으로 [스타일] 방영되었다.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꽤나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줄거라 기대했던 1회. 


 뭔가 색다르고 특별한 매력을 가진 드라마로 기억되거나 혹은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호기심을 일게 해 줄 것이라 내심 기대가 컸다. 


 특히 김혜수의 오랜만의 브라운관 컴백 작품인데다가 그의 카리스마 있는 '박기자' 역할은,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흥미를 자극해 줄 중요한 요소였던 것이다. 물론 김혜수의 연기만 보면 이 드라마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드라마였다. 그러나 그 이상, 이 드라마만이 가진 매력을 피력해줄 어떤 요소도 찾기 힘들었다.




 김혜수를 제외하고는 미스캐스팅?


 이 드라마는 패션 잡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유쾌하고 감각적으로 그린다는 데에서 한국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 기본적인 내용 구성은 기존 트렌디 드라마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맴도는 뻔하디 뻔한 드라마이다. 물론 거의 모든 드라마가 차용하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사각관계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식으로 그 사각관계를 드라마 '스타일'안에서 자신들만의 것으로 만드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타일]은 그 사각관계를 더욱 더 뻔하게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해 버리고 말았다. 이지아의 '이서정'은 기존 어리버리하고 실수가 잦은 귀여운 캐릭터에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어서 [베토벤 바이러스]의 두루미를 떠올리게 까지 한다. 

 
 이 드라마의 모든 구성 중에서 유일하게 볼만한 것은 김혜수의 캐릭터와 연기뿐이었다. 류시원의 '셰프 서우진'은 폼만 내는 패션잡지와 인터뷰 안한다는, 개인 인터뷰는 모두 거절한다는 처음의 캐릭터는 벗어 던지고 야채 좀 씻어준 뒤 실연에 우는 두루미, 아니 이서정에게 너무도 쉽게 인터뷰 해주겠다는 발언을 꺼내며 차까지 대접한다.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는 야채를 전 남친에게 막 던지기까지 한 아가씨에게 말이다.


 또 얼굴이 그다지 익숙하지는 않은 '김민준'역의 이용우는 프로페셔널한 포토그래퍼라기 보다 오렌지족이나 제비에 가까워 보이기까지 한다.


 박기자역의 김혜수는 역시 '포스'가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드라마가 굴러가지는 않았다. 그녀 역시 결국 직업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 단지 카리스마 있는 직장 상사로 나왔을 뿐이었다. [스타일] 1회는 결국 잡지에 대한 직업 이야기나 스토리 보다는 '캐릭터'로 승부를 보겠다는 암시를 주는 것으로 끝나고야 말았다. 

 
 물론 그렇게 성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성공하고 싶다면 이 드라마는 훨씬 더 스타일리시 해줘야 할 것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성공은 영화의 내용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화려한 변신과 전반적인 스타일에 있었다. 물론 이지아도 변신을 할 수는 있겠지만, 아니, 필연적으로 변신은 하겠지만 기존 캔디 스토리의 여주인공의 화려한 변신과 어떻게 차별화를 둘 것인가 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일단 [스타일]의 첫회는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았다. 점수를 준다면 70점 정도. 하지만 기대보다 못 미쳤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드라마는 '스토리'보다는 '볼거리'에 훨씬 많은 정성을 들여야 성공할 수 있다. 지금 가장 공을 많이 들였을 첫회의 볼거리가 상대적으로 그저 그랬다는 것은 이 드라마에 가장 큰 약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1회. 반전의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있다. 하지만 1회만 보고라도 전체적인 내용이 대충 파악 가능한 구조와 생각보다 확실하게 시선을 끌지 못한 드라마의 '스타일'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 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용이 뻔하더라도 그 과정이 신선하면 성공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드라마는 그 신선함도 1회에서 만큼은 보여주지 못했다. 어쨌든,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못하고 신선하지도 못한 이 드라마는 [찬란한 유산]의 후속이라는 장점과 홍보, 출연진들의 네임벨류로 첫 회의 시청률은 물론 나쁘지 않게 보장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 이 드라마가 어떻게 '찬란하게' 빛나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앞으로의 일에 달려 있다. 부디 이 드라마가 그저그런, 뻔한 드라마가 아니라 자신만의 매력을 발견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원작을 버리고 새로운 스토리로 무장한 선택이 후회스럽지 않도록 말이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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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대로 실망 2009.08.02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류시원 정말 연기 못하더라고요. 그 피곤하게보이는 답답한 눈가지고 무슨 X폼만 잡고.

    이지아의 연기는 더 두고봐야겠지만, 스토리가 정말너무 뻔해 보여서 전 더 않볼것갔네요.

    근데 전 포토그래퍼 잘생겼다고 생각했는데.

  2. Favicon of http://ayo213.tistory.com BlogIcon 조아 2009.08.02 1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으로는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드라마가 책의 느낌까지 잘 살렸으면 좋았을것을요...아쉽습니다..

  3. Favicon of https://mymusica.tistory.com BlogIcon 내블로그 2009.08.02 2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콕콕 잘 찝어내서 포스팅 하시네요. 웬만한 연예부기자보다 훨씬 낫습니다. 또 읽으러 올게요^^.

  4. style 2009.08.03 0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공감...ㅋㅋ 두루미하고 이서정하고 다른 점을 모르겠어요. 김혜수 연기짱~

  5. 오정미 2009.08.03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김혜수연기밖에 안보임.
    류시원이야 말로 미스케스팅.
    인기하나도 없는데 왜 데려다 쓰는지...카리스마가 확 떨어진다.
    작가가 좋아하나부다.
    내가 봤을땐..음...이동건 정도?

    • 파파베라 2009.08.04 0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완전 동감~!
      김혜수외에 전부 미스캐스팅임.
      이지아는 리액션에, 류시원은 개폼만 잡고.
      너무 오래 쉬어서 연기하는 법을 잊어버린듯.
      배우라면 캐릭터는 잡고 연기를 해야되는 거 아닌가?
      김혜수땜에 보긴 보는 데...
      글쎄여~~~

  6. Favicon of http://purmeice.tistory.com BlogIcon 푸르메 2009.08.03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혜수님의 연기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좋은 드라마가 되길 빌어봅니다 (--)(__)

  7. neri 2009.08.03 2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시 봤을 뿐이지만, '두루미씨 여기서 뭐하세요?'라는 말이 바로 나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