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이 월화드라마의 왕좌의 자리를 차지하며 선방중이다. 무려 3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형 사극이기에 이런 결과는 참으로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나름대로의 재미와 특징을 인정받으며 이뤄낸 성공이라서 그 성공의 기반은 상대적으로 견고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연기자들의 호연도 이 드라마에서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개성강한 악역역을 맡은 미실역의 고현정은 특히 이 드라마로 인해서 연말 시상식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덕여왕]은 한류의 중심이 되었던 [대장금]을 뛰어넘기 힘들다. 




 [선덕여왕]의 제작은 [대장금]의 엄청난 성공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다. 아시아권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인기를 얻은 [대장금]은 방송국에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주었고 그 결과 사극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공식을 얻음에 따라 한류드라마로 발전시키려는 야심찬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선덕여왕]은 충분한 재미를 보장한다. 하지만 과연 [대장금]처럼 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는 확실한 대답을 내리기 힘들다. 왜냐하면 [선덕여왕]은 [대장금]에 비해 지나치게 이야기가 중구난방이기 때문이다. [대장금]에서는 주인공 장금이의 역경 극복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말 그대로 맨손으로 시작한 한 궁녀의 성공스토리는 선악구도의 정점을 찍으며 긴장감을 증폭시켰고 결국은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던 것이다. 


 어느 부분을 언제 보더라도 기본적인 '장금이의 성공 스토리' 에 저해가 되는 부분은 없었고 주인공의 이야기에 카메라의 움직임이며 조연들의 동선까지 맞추어짐에 따라 다양한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상대적으로 쉬운 이해와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일단 대장금 1부격인 수랏간 생활은 한상궁과 서장금의 요리에 대한 열정과 재능, 그리고 어머니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한 내용에 집중되어 있었고 2부격인 의녀 생활은 뛰어난 의술을 바탕으로 어떻게 대장금이 되는가 하는 하나의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선덕여왕]은 전쟁이야기를 하다가  미실의 이야기를 하고 덕만의 이야기, 천명공주의 이야기등이 어느 한 곳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기 보다는 다양하게 진행된다. 안좋게 보자면 그저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소재들로 점철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인물들의 개개인의 '매력'에 집중하고 나름의 행동의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하려 하다보니 결국 여러가지로 포커스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이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주려는 구성은 비슷하지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꺼번에 전개시키려다 보니 이야기의 초점이 흐려지는 부분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악역의 역할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선덕여왕]에서는 미실의 카리스마가 아직 힘을 키우지 못한 덕만을 압도한다. [대장금]에서는 악역은 비록 그들만의 악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더라도 마음놓고 미워할 수 있을 정도의 악함만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선덕여왕]에서의 악역은 주인공이라 해도 좋을 정도의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 매력적인 악인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해야 드라마가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선덕여왕]의 진정한 주연은 미실역의 고현정이라고 해도 좋다. 비록 악역이지만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는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음은 물론 주인공이 대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상대로서 드라마의 거의 모든 인물들의 행동반경에 영향을 끼친다.


 다시 말해 이 드라마가 더 큰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전쟁이나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할 것이 아니라 미실과 덕만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 둘이 대결하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희열을 느낄 준비가 되어있다. 10부 이상이 연장됨에 따라 빠른 전개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이 드라마에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한류 드라마로서 성장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대장금]의 한류는 사실 '이영애'의 한류였다. 장금의 뛰어난 품성과 노력. 그리고 결국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힘까지. 이영애가 연기한 장금은 모든 매력을 오롯이 홀로 가질 수 있었고 그 매력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응원은 온전히 그 곳을 향했던 것이다. 그것은 [대장금]에서 가장 큰 매력을 가진 캐릭터에 온 신경이 맞춰진 구조 속에서 탄생했다.  


 300억 이상이 투입된 대형 사극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특수 효과 일 수도 흥미로운 전쟁신일 수도 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러티브, 즉 인과 관계를 지닌 '이야기'이다. 시청자들이 진정으로 [선덕여왕]을 통해 보고 싶은 것은 전쟁이나 특수효과 보다 미실과 선덕의 불꽃튀는 대결이다. 아직 덕만의 힘이 약하더라도 작게라도 '미실'과 대등하게 대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야기를 전개시킬 때, [선덕여왕]의 이야기에 조금은 더 '포커스'가 생기고 한류드라마로서도 그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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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몽 2009.08.04 1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몽도 일본에서 공중파 방명하였으나 20부로 막내렸다는데요.. 시청률 않나와서 안타까움뿐 이였음

  2. Favicon of http://internet-wiki.net BlogIcon Bertha 2012.02.27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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