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혜의 2년만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아가씨를 부탁해] 가 전파를 탔다.


어디선가 본 듯한 클리셰들의 향연이라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이나 확실한 것 한가지는 '대중성' 을 담보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시청률 하나는 끝내주게 잘 나올 것 같다는 거다.


대진운도 나쁘지 않고 윤은혜라는 톱스타도 있으니 킬링타임용으로 이 만한 드라마를 찾기도 힘들다.


그런데 오늘 첫 회를 보면서 놀라웠던 건 윤은혜의 변신이 아니라 문채원의 변신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찬란한 유산] 의 승미가 아니었다.




문채원은 지금까지 얌전하다 못해 다소 음울하기까지 한 캐릭터를 소화해 냈다.


[바람의 화원] 에서도 그랬지만, 특히나 시청률 40%가 나온 [찬란한 유산] 의 승미 역할은 시청자들의 머리 속에 강하게 남을 정도로 '우울' 했다. 활기차고 자기 주장 강한 은성이 역할의 한효주와 정 반대의 입장에 서 있었던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번도 행복하게 웃지 못하는 캐릭터였다. 사실 승미 때문에 배우 문채원의 이미지가 답답해 보인 측면도 있었다.


[찬란한 유산 스페셜] 에서 시청자들이 꼬집은 것처럼 이런 캐릭터 때문에 문채원은 한효주에 비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찬란한 유산] 의 주인공 중 한명이었고,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그녀를 비껴갔다. 문채원 입장으로 보자면 약간 억울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문채원은 [찬란한 유산] 이 끝나자 마자 [아가씨를 부탁해] 출연을 결정했다. [커프] 로 3연타석 홈런을 친 윤은혜의 컴백작이자 [내조의 여왕] 으로 스타덤에 오른 윤상현, 여기에 [거침없이 하이킥] 의 히어로인 정일우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서브 주연' 자리를 고수했던 것이다.


[찬란한 유산] 을 끝내고 그녀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었다. 시청률이 높았기 때문에 대중성 하나만큼은 확보했던 [찬란한 유산] 이 후에 이미지를 관리하면서 느긋하게 차기작을 선택하는 길과 빨리 차기작을 선택하면서 '승미 캐릭터' 의 음울함을 재빨리 털어버리는 길이었다. 대신 전자는 메인 주연의 자리를 꿰찰 수 있는 확률이 높고, 후자는 메인으로 나서기에는 다소 어려우리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문채원의 입장으로선 대단히 어려운 결정이었겠으나 그녀는 놀랍게도 [찬란한 유산] 직후 바로 [아가씨를 부탁해] 에 합류했다. 한마디로 [찬란한 유산] 촬영 중에 계약을 끝마치고 벌써부터 '승미 캐릭터' 를 벗어던질 준비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녀가 판단하기엔 [바람의 화원] 과 [찬란한 유산] 으로 이어지는 특유의 우울 캐릭터가 배우 문채원의 이미지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아가씨를 부탁해] 에서 문채원은 [찬란한 유산] 의 승미를 완전히 제거했다. 코믹하고 판타지성 강한 트렌디 드라마인 [아가씨를 부탁해] 에 문채원이라는 배우의 이미지가 과연 어울릴까, 이번에도 주인공들 중 유일하게 우울한 캐릭터를 맡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찬란한 유산] 의 승미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아가씨를 부탁해] 의 '여의주' 캐릭터는 재기발랄하고 활발했다.


[찬란한 유산] 의 승미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대사톤부터 모션까지 180도 변화한 문채원의 능수능란함을 보면서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비록 몇 장면 나오지 못했고, 서브 주연답게 캐릭터 소개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문채원의 변신은 [찬란한 유산] 의 승미와 극단의 매력을 뽑아내며 사람들에게 아주 강한 인상을 남길만 했다. 이미지를 전복시키고 캐릭터를 바꾸자 배우 문채원의 새로운 매력이 보이는 느낌이었다.


다행히 문채원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비록 심사숙고하는 배우의 이미지를 덧붙여 메인으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서브로서 안전한 길을 선택하면서도 이미지를 전복시키면서 전혀 색다른 개성을 뽑아냈다. 이 정도면 현명한 선택이라고 칭찬할 만 하다. 어차피 극이 진행될수록 비중은 커져 갈테고, 그만큼 자신의 색깔을 강하게 드러낼 기회도 많을테니 [아가씨를 부탁해] 를 일종의 디딤돌 삼아 희극과 비극을 넘나들 수 있는 여배우라는 이미지를 잡아놓을 수만 있다면 그것도 아주 괜찮은 전략이자 방편이다.


단언컨대, [아가씨를 부탁해] 는 성공할 수 밖에 없는 드라마다. 연출과 대본이 삽질만 하지 않는다면 10, 20대 시청자들을 결집시키며 적어도 20~30%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 가지 관전할 포인트는 배우 문채원이 얼마만큼 제대로 망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활기차고 발랄한 캐릭터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 하는 것이다.


[아가씨를 부탁해] 의 문채원! 윤은혜 보다 반가웠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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