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가창력이라는 잣대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이효리가 케이블 채널 mnet, [슈퍼스타 K]의 심사위원으로 발탁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많으나 심사위원이 꼭 노래를 잘하고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 생각에 동의할 수는 없다.


 인재를 알아보고 가능성 있는 사람들을 발견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심사위원에게는 더 중요한 덕목이다. 보컬 트레이너가 꼭 노래를 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노래를 듣고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고쳐야 더 나은 방향이 될 수 있을까를 구별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심사위원 역시, 꼭 '실력파'만 되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슈퍼스타K]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처음으로 방영되는 한국판 아메리칸 아이돌 정도의 방송이기에 다소 어색한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는 하나, 투표 방식에서 부터 '전국민의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정말 아쉬운 프로그램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서 '이효리'라는 심사위원의 노래 실력이 아니라 그 판단기준에서 심사위원의 자격의 논란을 제기하고 싶다. 


 
 이효리는 최근, '너무 스타일만 보는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에 대해 이런 발언을 했다고 한다. '나에게 패션과 음악은 하나다'. 물론 스타일 아이콘으로 각광받았던 이효리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발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효리가 가수가 아니라 '심사위원'으로서 저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눈으로 보여지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연예계이고 그런 연예계에서 당연히 스타일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것을 커버하기 위해 코디나 스타일리스트라고 이름 붙여진 수많은 사람들이 연예인을 위해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가수 스스로 '완벽한 스타일'을 처음부터 가지고 나와야 한다는 듯한 논리는 다소 억지스럽다. 더군다나 만약 스타일 보다는 다른 요소가 더 중요한 가수의 경우는 어떤가. 옆에 앉아있는 이승철이나 윤종신만 보더라도 '스타일'로 주목받지는 않았다. 그들의 음악이 대중의 공감을 샀고 보컬능력이 평가받았기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닌지. 이효리의 논리대로라면 이승철이나 윤종신도 결코 가수로서의 자격이 없다. 왜냐하면 이효리의 기준에서는 그들의 스타일도 그다지 탐탁스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이효리'에만 나타나는 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승철 역시, 한국 최고의 보컬리스트라는 호칭답게 날카롭고 객관적인 평을 내놓을 거라는 기대감은 있었다. 하지만 비꼬는 식의 심사평과 공감이 되지 않는 내용들은 보컬리스트가 꼭 훌륭한 심사위원은 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듯 하다.


 이 와중에 중심을 잡고있는 심사위원은 윤종신정도다. 자신만의 뚜렷한 기준이 있고 평가 방식도 후보 각각에 맞추어 각각의 후보들이 얼마나 역량을 다 내보였나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가장 신뢰가 가는 심사위원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역시 이효리다. 이효리가 심사위원을 할 때, 대중들은 "이효리가 자격이 있나?"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내 생각에 이효리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작곡가나 실용음악과 교수들도 그들 스스로 뛰어난 보컬리스트가 아니라는 점에서 자격논란이 일 수도 있는 일이다. 오히려 문제는 이효리 스스로가 자신의 한계와 역량에 갇혀버린 느낌이다. 아무리 이효리가 가창력보다 패션으로 주목받았다고는 해도 이효리 스스로 그런 이미지를 '심사위원'으로서 고착화 시켜서는 안되었다. 그것은 이효리의 심사위원으로서의 자질 논란을 더욱 점화시킬 수 있는 발화점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이효리는 다른 면에서 오랜 연예 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통찰력을 보이고 그들을 평가해야 했다. '가수로서는 이만큼 이지만 심사위원으로서는  이런 평까지 내릴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효리는 스스로 '나는 패션과 스타일을 볼 것이다'라고 선언해 버린 셈이 되었고 그것은 스스로 자신의 '심사위원'으로서의 한계마저 인정한 셈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쯤되면 굳이 이효리가 심사위원에 전면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심사위원으로서 다른 점을 보고 평가하겠다는 것은 이해 하지만 그것이 나중에라도 분명히 전문가에 손길에 의해 쉽게 바뀔 수 있는 '스타일'적인 측면에 한정된다는 점은 아쉽기 그지없다.


 심사위원으로서의 이효리. 적어도 나는 그녀의 평가와 판단에 쉽사리 동의할 수는 없겠다. 그래서 아마도 이효리를 '심사위원'으로 인정할 수도 없을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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