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501이 2년여 만에 컴백했다.


그런데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래도 명색이 대한민국 대표 아이돌 중 하나인데 대중의 반응이 그리 열광적이지 않은 것이 이상스럽다.


왜 SS501은 사람들의 주목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는 것일까.




SS501, 끝내 2등 그룹으로 전락하려 하나.


과거 SS501 은 동방신기의 라이벌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주목을 받으며 공중파에 데뷔했다. 소속사의 빵빵한 지원과 전략적인 이미지 노출로 팬층을 끌어 모은 SS501 은 적어도 아이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정도로 유명한 그룹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SS501의 인지도가 그룹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상업성이나 대중 소구력과 직결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 마디로 이름은 아는데 그렇다고 매력적이지 않은 그룹이 바로 SS501이기 때문이다.


SS501이 노골적으로 '라이벌' 로 지목했던 동방신기는 상당히 매니악한 음악을 주로 들고 나오면서 자신들의 색깔을 확실히 한 그룹이었다. 예능 출연이 적지 않았지만 SM의 소속 가수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철저한 전략과 관리 하에서 연예 활동을 구사했고 [라이징선][오정반합][미로틱] 등으로 이어지는 히트곡들은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SMP의 극치를 선 보인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확실한 마켓팅 타겟층을 가지고 있었다.


동방신기와 남자 아이돌 그룹을 양분하고 있는 빅뱅 역시 마찬가지다. 빅뱅은 처음부터 YG의 마켓팅으로 인해 '실력파 그룹' 이라는 이미지를 덧 쓰웠고 힙합과 댄스음악의 모호한 경계 속에서 10대와 20대를 모두 흡수하는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그들이 [거짓말] 을 시작으로 [하루하루][붉은노을] 까지 트리플 히트를 할 수 있었던 까닭에는 정확한 타겟층과 그 타겟층을 움직이는 확실한 컨셉트가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SS501에게는 [스노우 프린스]를 제외하고 동방신기나 빅뱅이 가지고 있는 '확실한 전략' 혹은 '정확한 마켓팅 타겟' 이 존재하지 않았다. TV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것으로 끝났을 뿐 그 이름값을 향후 앨범 활동에 어떻게 '활용' 할지에 관한 고민이 없다보니 SS501의 앨범 활동은 언제나 '흐지부지' 로 끝나고만 말았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SS501이 대중의 호응을 가장 많이 얻었던 곡은 [스노우 프린스] 였던 것 같은데, 이 [스노우 프린스] 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깨워줘서 고마워] 에 출연하던 SS501의 천진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가장 잘 반영한 곡이기 때문이었다. 대중이 SS501에게 기대했던 이미지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남자 아이돌의 '또 다른 모습' 이었다. 적어도 SS501이 자신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다면 [스노우 프린스] 이 후에, 비슷한 컨셉의 음악을 몇 곡 더 대중에게 선사하며 대중과의 교착점을 형성했었어만 했다.


그러나 SS501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렇게 하지 못했다. [스노우 프린스] 이외에 과연 SS501의 히트곡이 있긴 있는가.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그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컨셉트의 음악만 들고 나오다 보니 [스노우 프린스] 로 절정에 올랐던 인기는 급하게 사그라들며 동방신기와 빅뱅에 추월당하고야 말았다.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결국 앞서 거론한 전략 부재, 마켓팅 타겟 부재, 목표 의식 부재에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문제점을 더하자면 바로 멤버들의 균형 있는 인기가 잡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룹 자체가 탄력을 받고, 팬층을 끌어 모으려면 멤버들의 인기가 비슷비슷해야 한다. 동방신기는 5명 모두 확실한 팬층이 있고 개성과 색깔도 확실하다. 빅뱅 역시 말할 것도 없다. 그룹 뿐 아니라 솔로 앨범까지 성공시킬 정도로 빅뱅 멤버들의 대중 소구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거슬러 올라가 남자 아이돌의 원조격인 H.O.T, 젝스키스, 신화 모두 멤버 개인의 인기를 그룹의 인기로 연결시킨 케이스였다.


그런데 SS501은 '김현중'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잘생기고 재밌는데다가 다소 엉뚱하기까지 한 김현중의 인기세는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에서 통할 정도로 폭발적이지만 나머지 네 멤버의 인기는 김현중의 반의 반도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SS501은 '김현중의 그룹' 으로 각인되어 있고 김현중이 없으면 그리 매력적이지 못한 그룹으로 전락해 버렸다.
 

김현중 한 명의 인기에 모든 것을 빚지고 있는 상황은 SS501이 왜 '2등 그룹'으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멤버들의 색깔과 개성이 확실히 부여되어 있지 못하고 그저 한 명의 '튀는 멤버' 로 그룹을 유지하는 아슬아슬한 상황 속에서 SS501이 과연 얼마나 성장할 수 있겠는가. 김현중의 인기가 무너지는 순간 SS501의 인기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일텐데 말이다.


결국 지금의 SS501은 마켓팅, 타겟층에 대한 정확한 전략이 부재한 그룹일 뿐더러 대중을 사로잡을 만한 음악이나 히트곡 또한 존재치 않아서 김현중의 인기에 모든 것을 얹어가는 그룹일 뿐이다. 동방신기처럼 확실한 팬층을 구축한 것도 아니고, 빅뱅처럼 넓은 팬층을 고루 만족시키는 것도 아닌 말 그대로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있는 그들의 모습은 안타깝다 못해 답답하기까지 하다.


야심차게 들고 나온 이번 새 앨범이 음원차트 10위권에도 제대로 못 드는 최악의 상황을 만든 것은 SS501, 그들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확실한 전략과 제대로 된 음악으로 SS501의 이름값을 무색하지 않게 만들길 바란다. 지금과 같은 안일한 행태를 반복한다면 SS501은 끝까지 동방신기나 빅뱅과 같은 '1등 그룹' 을 쫓아가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버린 '2등 그룹' 으로만 기억 되고 말 것이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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