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K]는 끝났지만 그 여진은 아직까지도 계속 되고 있다.


[슈퍼스타 K-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고 1등으로 선발된 서인국은 [부른다] 를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려 놓으며 연일 화제 몰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인국 뿐 아니라 그와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조문근과 길학미 역시 여전히 기대와 관심을 모으며 가수로 발돋움하고 있고, 톱10에 들었던 이진, 박재은, 박세미 등도 화보 촬영, 소속사 계약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탑 10에 들지는 못했지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정슬기가 [슈퍼스타K]가 배출한 1호 가수로 앨범을 준비 중이고, 이효리를 울렸던 김국환 역시 한국의 '스티비 원더' 라는 타이틀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뿐인가. 오디션 때 부터 사람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던 김현지와 일명 '몽실이 시스터즈' 로 불린 김민선, 윤예슬이, 강진아도 드리밍이라는 이름을 달고 데뷔를 준비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쯤 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슈퍼스타 K]로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냈던 구슬기다.




구슬기는 10여년 전 박진영의 [영재 육성 프로젝트] 에서 원더걸스의 선예, 2AM의 조권 등과 함께 JYP로 들어갔던 화제의 인물이었다. 당시 구슬기의 존재감은 상당히 쇼킹한 것이어서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와, 저렇게 춤 잘추는 꼬마도 있구나!" 하며 감탄을 내지를 정도였다. 그만큼 [영재 육성 프로젝트] 의 수많은 아이들 속에서도 구슬기라는 이름 세글자는 상당히 도드라지는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일 뿐이다. 10년 전의 일이 어떠했든간에 현재 구슬기는 몇 몇 사람들의 기억하는 '유명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녀보다 존재감이 미약했던 선예는 대한민국 최고 걸그룹의 리더가 됐고, 조권은 멀티 플레이어로 방송가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것에 비하다면 다소 초라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구슬기도 이 점에 대해서 매우 통탄해 하며 시간을 돌리고 싶을 정도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JYP 탈퇴를 매우 후회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구슬기의 [슈퍼스타 K] 출연은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결정적인 '한 방' 이 될 수 있는 기회였다.


9살에 주목 받았다가 소리 소문 없이 잊혀졌던 아이가 19살에 다시 등장해 75만분의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다시금 화려하게 '부활' 한다는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쇼킹한 초특급 이슈거리인가! 게다가 만약 1등을 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사람들에게 구슬기가 살아있다는 것만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도 구슬기에게는 전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한 마디로 [슈퍼스타K]는 구슬기가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슈퍼스타 K]의 여진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지금 서인국 뿐 아니라 톱 10, 김현지, 정슬기, 김국환, 몽실이 시스터즈 등 수 많은 출연자들이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데 구슬기는 '반짝' 도 하지 못하고 다시 대중의 관심 밖으로 멀어져 버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대중이 그리 구슬기를 원하고 있지 않다. 구슬기는 충분히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자 '고군분투' 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정확히 말하자면 구슬기는 [슈퍼스타K]라는 절호의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오랜만의 방송 출연이라 그런지 잔뜩 의욕만이 앞서 있던 그녀는 사람들에게 만족은 커녕 실망만을 안겨줬다. 구슬기는 분명 열정을 가지고 있는 댄서지만 눈길을 사로잡는다거나 정말 실력이 뛰어난 댄서로 성장해 있지는 못한 상태였다. 말 그대로 '실력' 이 사람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니 제대로 된 호응을 불러 일으키지 못한 것이다. 이 세상은 열정만으로 해결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그리 뛰어난 실력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솔로를 할 때나, 팀플레이를 할 때나 너무 과도하게 '자신감' 이 넘쳐 흘렀다. 다소 아마추어 같더라도 풋풋하고 신선한 열정이 있고 팀플레이에서는 서로를 배려하는 조화가 있어야 하는데 구슬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부활할거야" 라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듯, 자기 중심적인 쇼를 버리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팀플레이에서는 팀원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구슬기, 요! 구슬기" 라며 소리지르게 하는 촌극을 연출해 사람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이 뿐인가. [스타킹]에 나온 비보이나 비걸들의 댄스보다 못한 댄스실력은 그렇다치고, 댄스 실력의 반에도 못미치는 보컬 실력은 듣기도 민망할 지경이었다. 분위기를 이끌어 가기는 커녕 초등학교 학예회 마냥 무대를 산만하고 번잡스럽게 만드는 그녀의 지나친 자신감은 사람들이 '구슬기' 라는 이름 세 글자에 기대했던 모든 것을 완전히 무너 뜨리고 말았다.


여기에 지나치게 과거에 집착하는 그녀의 모습도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입만 열면 JYP 시절을 얘기하고 자신이 유명인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구슬기의 모습은 평범한 사람 속에서 '슈퍼스타' 를 찾는다는 목적을 갖고 출발한 [슈퍼스타 K] 의 본질성과 완전히 상반되는 측면을 갖고 있었다. 과거를 후회한다,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싶지 않다며 흘렸던 구슬기의 눈물은 동정심 유발에는 효과적이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그리 괜찮은 전략은 아니었다.


사실 구슬기는 9살 때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다른 사람들이 쉽게 얻기 힘든 기회를 얻었던 인물이다. 그렇다면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방황하고 좌절한 것은 온전히 그녀의 책임이다. 대중의 관심을 쟁취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그것을 포기했고, 든든한 서포트가 있었지만 그것을 성공으로 이끌어 내지 못했다면 이는 냉철한 자기 반성과 성찰로 극복해야 할 일이지 동정심 호소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슈퍼스타K] 의 출연 뿐 아니라 그 이후 출연했던 [스타킹] 에서까지 그녀는 끊임없이 과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구슬기를 두고 과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여전히 과거를 그리워하고 시간을 돌렸으면 좋겠다고 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안타까움 보다는 씁쓸함이 먼저 느껴졌다. 이제는 '새롭게' 시작하겠다며 자신만만해 했지만 구슬기는 영원히 '과거'의 유명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구슬기가 [슈퍼스타 K]를 통해 '주목받은 사람' 들과 다른 점은 바로 이런 점이었다. [슈퍼스타 K]가 배출한 스타들은 실력 뿐 아니라 열정과 순수함을 갖고 있었고, 무대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대중이 어떤 존재이기 때문에 어설프지만 진심을 담아 대중을 대했고, 스스로를 포장하지 않고 내실 있는 자기 도전으로 [슈퍼스타 K]라는 기회를 맞이했다.


그런데 구슬기는 [슈퍼스타 K]를 '사람들에게 잊혀지기 싫어서' 출연했고, 끝까지 자신감이 지나쳐 자만심으로 변질된 자기 중심적인 '쇼' 를 버리지 못했다. 스스로를 유명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중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지 못했고, 과거에 연연하다 보니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했으며,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사람들을 실망시킬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구슬기는 아직 어리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어떻게 '변신'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9살 천재소녀 구슬기는 10년이라는 오랜 시간 속에서 너무나도 평범하게 성장하고야 말았다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은 평범한 만큼 더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과거에 유명했든, 뛰어났든, 대단했든 상관없이 오롯이 현재에만 집중하며 노력해야 한다. 구슬기는 왜 [슈퍼스타K] 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외면 받을 수 밖에 없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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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