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고. 물론 아이비의 컴백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예전의 아이비의 브랜드 없이는 성공하기 힘든 곡을 들고 나와 결국은 예전 아이비를 뛰어넘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 활동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라면 괜찮을지 모른다.


 하지만 '퍼포먼스'에 흥분한 팬들은 결국 아이비의 홈피마저 폐쇄시켰다. 아이비는 꽤나 유하게 대처했지만 상처는 상처로 남았을 터. 


 지금 이 상황이 아이비가 욕먹을 상황이 전혀 아닌데도 불구하고 비난의 화살이 엉뚱한데로 향하고 있다. 비판의 화살을 들이대려면 차라리 '닉쿤'이 아이비보다 훨씬 적절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이비가 불쌍한 이유



 아이비는 가수다. 이번 [MAMA]에서 아이비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상당히 세련되고 볼만 했다. 그 정도 공연만 보여주었더라도 아이비의 컴백이 성공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느껴질 정도로. 물론 선정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 그런 비판은 시대착오적이다. 이미 가슴을 아슬아슬하게 가린 여배우들이 레드카펫을 장식하고 있고 여 가수들의 노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아이비가 가슴 파인 옷을 입었다고 특별히 '선정적일'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식으로 따진다면 김혜수의 드레스에도 철퇴를 가해야 한다. 퍼포먼스를 위한 의상에 '차라리 벗고 나와라'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아이비는 섹시한 여가수 컨셉으로 돌아왔다. 어쨌든 섹시 여가수가 어느정도 노출을 한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도 가슴이 상대적으로 많이 파인 옷을 입고 나왔으니 의상에 대한 선정성 논란은 어느정도 있을 수 있다고 치자.


 그래도 투 피엠 팬들이 아이비 홈피를 테러하듯이 공격한 것은 정말 질 낮은 팬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무대에서 아이비는 뱀파이어 컨셉으로 등장해 남자를 유혹하는 컨셉을 잡았다. 그 남자가 닉쿤이라고 해서 특별히 흥분할 필요는 없다. 아이비가 닉쿤을 상대역으로 정한건 무대를 더 재미있게 만들고 화제도 불러 일으키고 싶어서 였을 것이다. 가수들이 조인해 무대를 꾸미는 것이 어찌 잘 못이라는 말인가.  아이비가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그들의 '오빠', 닉쿤을 뺏어간 것은 아니란 얘기다. 


 퍼포먼스 자체는 상당히 신선하고 좋았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나오기 힘들 정도로 정성을 들인 무대인 것만은 틀림이 없었다. 이 무대에서 유일한 옥의 티는 닉쿤의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이었다. 사전에 연습이 되어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뻘쭘한 닉쿤의 모습이 어색했다는 것이 오히려 비판 받을 일이다. 일단 하기로 했으면 최선을 다해서 무대를 꾸밀일이지 급조된 사람 마냥 뻘쭘해 하는 닉쿤 때문에 무대의 분위기가 다소 죽었다. 



 왜 닉쿤이 더 비판받아야 하냐면 퍼포먼스는 단지 퍼포먼스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 퍼포먼스에서 누가 더 잘했나, 잘못했나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이 퍼포먼스의 분위기만으로 아이비가 닉쿤과 정말 무슨 일이라도 벌인 것 같은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정말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다. 


 꼭 이번 일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팬들의 자세는 좀 더 유연해 질 필요가 있다. 이런 행동은 '집착'이다. 닉쿤이 아이비를 욕하는 팬들을 좋아할까? 닉쿤은 아이비의 것이 아니지만 팬들의 것도 아니다. 그들이 이런 닉쿤의 행동에 실망하여 팬활동을 그만둔다면 그것은 말릴 수 없는 일이지만 역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뭔가 대단한 착각에서 나온 행동이다. 


 열애설이 터지면 협박편지와 면도칼을 보내고 스킨십이라도 잘 못하면 우르르 몰려가서 비난을 쏟아내는 식의 팬덤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저질 팬문화다. 

 
 2pm팬들은 재범이 어떤 식으로 한국에서 나가게 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 그도 끊임 없는 악플에 의해 미국으로 향했고 팬들은 아직까지 받아들이고 싶어하고 있지 않는다. 그런 경험을 하고 보이콧까지 감행한 팬들이 역으로 악플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모순이다. 상황이 다르다고 할지는 몰라도 '악플'은 누구에게나 상처다. 자신의 오빠를 해한 악플은 나쁘고 자신들의 오빠를 데리고 퍼포먼스를 꾸민 여자에 대한 악플은 정당한가. 


 이제 아이비를 용서해 줘야 한다. 팬들은 무대 위에선 그들의 오빠들을 응원한다. 그러나 제대로 응원 하려면 '닉쿤오빠, 더 열심히 하셨으면 좋았을 뻔 했네요. 다음엔 더 잘할 거라 믿어요.'같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응원해야 한다. 닉쿤과 스킨십좀 했다고 우르르 달려가서 욕할 것이 아니라. 닉쿤이 만약 영화나 드라마에 데뷔해서 키스신이라도 찍으면 그 여배우도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그건 아니다. 무대는 어디까지나 연출이다. 정말 무슨일이 난 것도 아닌데 무슨일이 나기라도 한 것처럼 호들갑 떠는 행태야 말로 이 일을 확대시키는 지름길이라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