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회 [청룡영화상]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에도 김혜수의 적절한 진행은 돋보였고 이범수의 차분한 진행역시 나쁘지 않았다. 


 [청룡영화상]은 30년이라는 세월을 거쳐오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영화시상식이 되었다. 물론 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종상]도 있고 또 [대한민국 영화대상]같은 시상식도 있지만 사실 [청룡영화상]이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중간에 작은 음향문제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여주면서 '볼만한' 시상식을 만든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연상은 이전의 청룡에 비해서 너무나 '식상'했다. 





  수상 결과는 뻔했다. 


 제 30회 남우주연상은 [내사랑 내곁에]의 김명민에게 여우주연상은 역시 [내사랑 내곁에]의 하지원에게 돌아갔다. 청룡영화상을 끝까지 시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상자가 '의외의' 인물이 선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상자가 선정되면 한동안 말도 많지만 수긍하는 이유는 그만큼 [청룡]측이 깜짝쇼로 대중들을 즐겁게 해주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기력을 무시한 채, 깜짝쇼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다. 하지만 청룡은 현재 상황보다는 '가능성'을 염두해 둔 수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자 출연자의 경우, 각축이 예상되었다. 김명민, 김윤석, 하정우, 장동건, 송강호. 일단 이 중에서 가장 큰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그 누가 뭐래도 '김명민'이었다. 사실 연기력으로 따지자면 송강호도 강력한 라이벌이겠으나 송강호는 이미 수상 경력이 있는데다가(물론 한 번 더 주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박쥐가 해외 영화제에서 '의외의'성공을 하지는 못했다는 점이 약점이었다. 물론 좋은 성과를 냈지만 박쥐에게 기대된 성과에는 약간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올드보이]등으로 이미 기대감이 극에 달한 와중에 박찬욱이 전력을 다했다는 작품에는 당연히 엄청난 성공을 예상할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솔직히 말해 '기대감을 뛰어넘은' 혹은 '기대를 충족시키는' 결과는 아니었다. 뭐, 애초에 대상이라는 결과만을 바라기는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김명민은 가장 '화제성'있는 캐릭터였다. 무려 20kg정도를 감량하며 자신의 역할에 '몰입'한 덕분에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부터 엄청난 화제성을 낳았다. '저런 배우가 진정한 배우!'라는 찬사까지 들을 정도의 열정을 보인 그에게 남우 주연상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 가장 변수는 국가대표의 '하정우'였고 그보다 더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선택은 청룡의 수상경력은 있으나 화제성만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장동건'의 수상 결과 여부였다. 하정우의 [국가대표]는 [해운대]가 훨씬 더 대작이라는 점을 생각해 봤을 때그 흥행성 만으로 [해운대] 못지않은 성과를 냈다.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꽤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 하정우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갈 수도 있었다. 그리고 장동건의 경우에는  물론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아직 그 스타파워는 저 다섯명 중 누구도 따라올 수 없고 앞으로도 기대되는 배우라 할 수 있기에 수상 여부가 기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변은 없었다. 자신의 몸을 불살라가면서 연기열정을 불태운 김명민에게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이 수상의 영광이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김명민의 이런 수상은 그의 열정에 대한 보상이라 여겨질만큼 수긍이 갔다. 하지만 '여우 주연상'은 의외로 식상한 선택을 했다고 할만하다. 


 후보는 김옥빈, 김혜자, 최강희, 하지원, 김하늘. 여기서 가장 수상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단연코 하지원이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해운대]의 여주인공이었데다가 [내사랑 내곁에]의 김명민의 상대역이라니.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원의 유일한 경쟁자로는 연기력만 따지면 따라올자가 없으며 초청작이었음에도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마더]의 김혜자 정도였다. 물론 청룡이 의외의 선택을 할 거였다면 다른 세 후보속에서도 주연이 충분히 나올 수 있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최대 경쟁자가 나오지 않은 마당에 하지원의 수상을 점쳐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청룡은 이번에는 너무 '예상되는' 선택을 해 버리고 만 것이다.  



 그동안 [청룡]은 의외의 선택을 해 왔다. 22회 [소름]의 故 장진영이 그랬고  24회에서 장진영을 한 번 더 선택함으로써 충격을 안겨 주었다. 25회에서는 [아는여자]의 이나영을 선택하며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선택을 증명했다.  물론 더 이상 할말이 없을 정도의 연기력을 펼치며 해외 시상식에서 엄청난 두각을 나타낸 인물, 이를테면 송강호나 전도연에게도 그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지만 [청룡]의 특징은 자주 의외성을 만들어 내며 또다른 주목할 점을 시사한다는 것이었다.'남우주연상'은 대체로 가장 화제되었거나 연기력이 좋았던 배우에게 수상의 영광을 안겼으나 '여우 주연상'만큼은 신경쓰는 태도가 역력했다는 것이다.


 하지원은 '할말 없을 정도'의 완벽한 연기력을 겸비한 여우주연상은 아니고 그렇다고 '의외의 선택'도 아니다. 물론 하지원은 수상의 영광을 누릴만 했지만 [청룡]의 선택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너무나 뻔한 결과에 다소 지루했다면 그것은 과장일까. 어쨌든 수상은 축하 하는 바이지만 이런 시상식도 하나의 쇼라고 생각하면 수상결과가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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