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뚫고 하이킥]은 제목에서 부터 전작 [거침없이 하이킥]의 영향을 받았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거침없이 하이킥]과 상당부분 비교가 되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거침없이 하이킥]에 비해서 [지붕뚫고 하이킥]이 아쉬운 것은 에피소드가 러브라인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는 것 말고도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 전작 [거침없이 하이킥]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지뚫킥]을 하나의 독립된 시트콤으로 본다면 여전히 매력적이고 재미도 있는, 웰메이드 시트콤임에는 틀림이 없다. 20%를 넘나드는 시청률이 이를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여기서 가장 아쉬운 사람이 있다. 바로 [거침없이 하이킥]의 야동순재, 이순재다. 



 야동순재가 그리운 이유


 이순재는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도 독선적이고 자존심 센, 그다지 긍정적이라고 할 수만은 없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 보자면 [지뚫킥]의 이순재와도 상당히 겹치는 이미지의 인물을 연기한 것이다. 


[거하킥]과 [지뚫킥]의 이순재는 모두 자신보다 약한 상대방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다혈질에 가끔은 철이 없어 보이기 까지 하는 할아버지다. 그러나 이 둘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거하킥]의 이순재는 '야동순재'란 애칭을 얻으며 젊은 층에까지 호감도를 넓힌 캐릭터였다. 그러나 [지뚫킥]의 이순재는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 야동순재라는 별명은 상당히 노골적이지만 그만큼 캐릭터가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힘이 컸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었다.


 [거하킥]의 이순재는 독선적이긴 했어도 적절히 망가질 줄 알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때때로 상처도 줬지만 그 상처의 몇 배로 자신이 웃음거리가 되는 캐릭터였던 것이다. 야동을 보다가 걸린다는 신선한 설정은 70세가 훌쩍 넘은 노인을 시트콤안의 캐릭터로 승화시켜 하나의 소비 문화가 되게 했다. 그를 중심으로 패러디물이 등장했으며 그의 이미지도 한층 젊어졌다.


 또한 사실 [거하킥]의 이순재는 강해 보였지만 '박해미'라는 인물을 이길 수 없다는 트라우마가 있는 캐릭터였다. 물론 [지뚫킥]의 이순재 역시 딸인 이현경(오현경 분)의 눈치를 보기도 하지만 [거하킥]의 이순재에 비할바는 아니다.


 [거하킥]의 이순재는 실질적인 경영자이며 권력자인 박해미의 눈치를 필연적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회사의 사장이라는 실질적인 직책을 가지고 있는 이순재는 사위를 구박하고 회사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엄연한 CEO다. 또한 이현경은 아무리 그래도 혈육인 딸이다. 오늘자 에피소드에서 보여주듯이 딸에게 한 번도 생일상을 차려주지 않을 정도로 무뚝뚝한 아버지 일 수 있었다. 그는 딸에게 자격지심을 느끼고 움츠러 들 필요가 없다. 그는 어쨌든 파워를 지닌 인물이기 때문이다. 극중에서  시트콤에서 그만큼 힘이 있는 캐릭터가 어떤 '의외의' 이미지를 창출해 내려거든 그 이면의 따듯하거나 나약한 모습을 조금씩은 부각시켰어야 했다. 


 하지만 이순재는 자신의 사위, 정보석을 무시하고 놀리며 자신의 기쁨을 찾으려는 약간은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힘있는 캐릭터가 얄밉기까지 하다면 시트콤에서는 그것이야 말로 문제다.
 

 물론 이순재의 연기력은 여전히 흠잡을 데 없다. 이순재가 이전에 시트콤이라는 장르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이런 불만은 크지 않았을 것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문제는 [거하킥]의 이순재와 [지뚫킥]의 이순재는 하나 하나 비교가 된다는 것이다. 애칭까지 지어주며 완소했던 캐릭터에서 지금의 캐릭터로의 변화는 엄청나게 아쉽다.


 비슷한 제목의 비슷한 역할로 컴백했을 때, 시청자들은 적어도 [거하킥]의 이순재를 기대했다. 하지만 연출과 대본은 이순재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기회를 주고 있지 않다. 방귀를 잘뀐다는 설정 만으로는 '야동 순재'를 뛰어넘을 수 없다. 이순재가 차라리 [거하킥]의 이순재를 떠올리지 않을 만큼 다른 캐릭터였다면 그것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 [지뚫킥]도 많은 걸음을 걸었다. 지금부터 캐릭터를 다시 살리는 것은 약간 무리일지라도 부디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은 약간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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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충분히 좋은데? 2009.12.18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뚫킥은 드라마적 요소가 훨씬 많다. 그리고 거침없이 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오히려 거침없이가 비현실적인 스토리를 캐릭터로 무마하려 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맘에 안든다고 까지좀마

  2. 위에님 말씀.. 2009.12.18 1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여

  3. 순재님 캐릭터에 한해서는... 2009.12.19 15: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기 본문은 지뚫킥과 거침없이의 드라마 비교가 아니잖아요... -_-;;
    순재 할아버지 캐릭터 비교 한건데... -_-;;
    진짜 본문 읽으신건지...
    아님 애정가지고 지뚫킥이랑 하이킥 계속 지켜 보신 분 맞는지...

    ...

    이순재 선생님 캐릭터에 한해서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야동순재, 때는 진짜 웃기고 재미있는 캐릭터였는데~
    맨날 뉴스 기사에서도 야동순재, 야동순재 난리였고,
    이슈도 됐었고, 인터뷰도 몰릴만큼 인기 만발이었죠 ^^

    지금 방귀순재는 좀 보수적이고 얄미운 할아버지 같달까요? ㅋㅋ
    (물론 한밤님 말씀처럼 순재 할아버지의 연기는 짱입니다요!!)

    자옥여사와의 러브라인 이외에도
    더 순재 할아부지의 인간적 매력이 풀풀 풍길 수 있는
    그런 에피소드 많이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지난 번, 아리랑치기 당했던... 어머니 그리워하는 모습...
    찡하기도 하고, 줄리엔 등에 업혀 있는 거 보니까 웃기기도 하고...

    방귀순재,로맨스그레이순재, 말고-
    빵빵 터지는 순재 할아버지로
    지뚫킥에서도 크게 한 껀 해주시길!!

    개인적으로 이순재 선생님 팬이랍니다.

  4. ㅎ-ㅎ 2009.12.26 18: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cafe.daum.net/zg8 저 이런곳 처음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