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예대상] 은 예상대로 강호동의 '승리' 로 막을 내렸다.


강호동이 2년 연속으로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확실한 [1박 2일] 의 시대를 공언한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예능을 움직인 국민 MC 강호동 뒤에는 또 다른 '예능 본좌' 가 숨어 있었다.


이경규, 그가 바로 2009년 진정한 'KBS 연예대상' 의 주인공이었다.





KBS 연예대상 '대상' 을 수상한 강호동이 시상대에 올라가 가장 먼저 입 밖으로 꺼낸 인물은 이경규였다. 유재석과 감격스런 포옹을 한 강호동은 대상 트로피를 이경규에게 건넸고, 허리를 깊게 숙여 그에게 존경을 표했다. 당대 최고의 MC인 강호동의 트로피가 이경규의 '손' 에 들어가는 그 장면은 그 자체로 예능계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뒤이어 강호동은 "15년 전 저를 발탁해 이 자리에 올려 주셨던 이경규 선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내가 못 뜨면 자신도 옷을 벗겠다고 말씀해 주신 진정한 스승님, 당신이 진정한 연예대상의 주인공이십니다" 라고 말해 이경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상식장에 있는 모두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보냈고, 보는 이조차 흐뭇하게 하는 모습이었다.


1993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강호동의 방송데뷔는 그렇게 이경규의 손에서 시작됐다. 강한 경상도 사투리에 덩치 큰 씨름선수가 방송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바보 분장밖에 없었지만 이경규는 강호동에게서 MC의 자질을 발견했다. "당신이 방송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도 함께 옷을 벗겠다." 는 초강수로 강호동을 여의동에 입문시켰던 그는 강호동이 방송인으로서 안착할 수 있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었다.


물심양면의 지원 끝에 강호동은 유재석과 함께 한 [공포의 쿵쿵따] 에서 오롯이 빛을 발했고, 당대 최고의 국민 MC로 우뚝 서게 된다.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이경규와 강호동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강호동은 이경규가 예상한 것 이상의 성과를 얻어냈다. 33년만의 예능인 최초의 백상예술대상 수상, PD 협회 MC상 수상, 2007 SBS 연예대상 수상, 2008 KBS 연예대상 수상, 2008 MBC 연예대상 수상, 2009 KBS 연예대상 수상에 이르기까지 강호동의 성공 뒤에는 그를 방송에 입문시키고 길을 닦아 준 이경규의 존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내가 결코 따라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면 바로 이경규, 유재석, 신동엽이다." 라는 강호동의 말은 이경규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신뢰를 그대로 표출한다.


이처럼 이경규는 수상을 하기 위해 시상대에 올라서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강호동의 수상소감에 등장하며 강호동 보다 훨씬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때로는 쑥스러운 웃음으로, 때로는 과장 된 제스추어로 희극인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던 이경규지만 대한민국 예능 전체를 꿰뚫어 버리는 그의 방송 역사는 그대로 [KBS 연예대상] 의 역사적 상징으로 남았다.





[KBS 연예대상] 에서 그는 아무런 상도 받지 못했지만 진정한 '무관의 제왕' 이라 할만 했다.


노련한 진행으로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시상식에 활기를 불어 넣었고, 진심으로 후배들을 축하했으며, 자신들이 발탁한 후배들에게 마음 담긴 박수를 보냈다. 한 때 많은 사람들은 '이경규 시대는 갔다' 고 평하고, 혹자는 '이경규는 퇴물' 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강호동, 유재석, 이휘재, 정형돈, 박명수, 김구라, 김국진, 김용만, 김제동 등 MBC 예능을 움직이는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활약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낸 인물이 이경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직도 대본과 씨름을 하고 작가들과 기싸움을 한다는, 그래서 작가들과 PD가 모두 싫어하고 무서워 한다는 이 '늙은' 예능 본좌는, 그러나 여전히 '젊은 것' 들은 도저히 따라 올 수 없는 삶의 철학과 페이소스 있는 웃음으로 이 시대 예능 본좌가 과연 누구인지, 30년 동안 예능을 좌지우지한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2009년 [KBS 연예대상] 의 진정한 주인공. 대상 수상자이기도 하고, 최우수상 수상자이기도 하며, 우수상 수상자이기도 하고, 인기상 수상자이기도 한 당대 최고의 MC. 그가 바로 '이경규' 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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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침 2009.12.27 0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시상식, 참 좋았어요~
    KBS 연예대상.. 올해는 이경규씨가 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강호동씨가 타셨더라고요^^
    참 대단한 사제지간인 것 같아요. 동시에 대상후보로 오르는 사제지간이라니요 하하;;
    예능계에 다른 계파도 없지만 라이벌이 있다면 정말 섬뜻하겠어요 ㅋ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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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2009.12.27 1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개인적으로 남자의 자격을 너무 재미있게 보고
    이경규씨의 부활이 성공한 것을 보고
    이번 대상 혹시?? 이랬는데 역시나였네욯ㅎ
    뭐 강호동씨도 뛰어난 MC니까요~~
    다음해에는 이경규씨의 수상을 조심스레 기대해봅니다~

  3. 추카추카 2009.12.27 1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호동씨 대상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노력하시는 이경규씨도 축하받아 마땅합니다.
    일요일에 행복한 웃음과 울음을 주시는
    해피선데이 모든 출연자 및 스태프께 감사드립니다.

  4. 맞아요!! 2009.12.27 1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관의 제왕, 이경규씨가 맞지요^^

    저도 진심으로 이경규씨가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KBS시상식을 계속 지켜봤는데
    받지 못해서 참 아쉬웠습니다. 내년에는 꼭 받으실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경규씨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5. 모양새는 좋았어요. 2009.12.27 2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호동이 받았지만 강호동은 스승인 이경규에게 영광을 돌리면서
    이경규 얼굴을 세워줬고 이경규랑 같이 코너하는 사람들이 상을
    받으면서 그냥 그대로 무너지는 줄 알았던 이경규의 부활이 된 거죠.
    내년에 남자의 자격 월드컵 프로젝트나 다른 프로젝트들이 반응이 좋다면
    이경규로선 이 기세로 내년에 도전해볼 가능성이 생긴 거구요.

  6. Favicon of http://narnara.tistory.com BlogIcon 금종범 2009.12.28 0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심 이경규가 대상을 받지 않을까 싶었지만
    역시 KBS는 간판예능인 1박2일을 무시할수는 없었겠죠.......

  7. 수가 2009.12.28 0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방은 못보고 재방을 봤는데...너무 흐뭇했어요~~
    옛날부터 이경규씨 팬이였지만.....
    강호동씨가 대상을 이경규씨한테 돌리는모습...
    지켜보는 마음이 너무 흐뭇하고 보기가 좋았답니다~~

    앞으로 쭈욱 지켜볼께요 ~~~

    이경규씨 화이팅~~~~남자의 자격 해피투게더 화이팅~~

  8. Favicon of https://kmc10314.tistory.com BlogIcon 체리블로거 2009.12.28 0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호동도 강호동이지만 이번만큼은 이경규가 받았었으면 했었습니다.
    작년에 비해서 강호동은 별로 변한게 없지만, 이경규는 작년에 몰락을 거듭하다가 이번년도에 우뚝 선 케이스이거든요.
    그런 점을 감안했으면 이경규가 받았어도 손색이 없었을텐데..
    잘 읽고 갑니다.

  9. 체리블로거 2010.04.22 1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호동도 강호동이지만 이번만큼은 이경규가 받았었으면 했었습니다.
    작년에 비해서 강호동은 별로 변한게 없지만, 이경규는 작년에 몰락을 거듭하다가 이번년도에 우뚝 선 케이스이거든요.
    그런 점을 감안했으면 이경규가 받았어도 손색이 없었을텐데..
    잘 읽고 갑니다.

  10. 수가 2010.04.22 1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방은 못보고 재방을 봤는데...너무 흐뭇했어요~~
    옛날부터 이경규씨 팬이였지만.....
    강호동씨가 대상을 이경규씨한테 돌리는모습...
    지켜보는 마음이 너무 흐뭇하고 보기가 좋았답니다~~

    앞으로 쭈욱 지켜볼께요 ~~~

    이경규씨 화이팅~~~~남자의 자격 해피투게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