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가 [놀러와]로 공식적인 공중파 복귀를 알렸다.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TV 출연의 물꼬를 튼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여기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은 과연 폭발적이다. "반갑다." 는 반응부터 "시기상조" 라는 반응까지 각양각색이다.


안재환 쇼크가 여전한 상태에서 정선희의 복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여기에 대한 대중적 반발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괜찮다. 어차피 산 사람은 살아야 하고, 복귀할 사람은 복귀해야 한다. 너무 늦어져 봤자 논란만 증폭시킬 뿐이다. 이것이 바로 정선희 복귀에 '대찬성' 하는 이유다.





사실 정선희는 20년 가까운 방송생활 동안 별다른 '탈' 없이 건실한 연예 생활을 해 온 연예인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촛불 발언' 으로 논란에 불을 지폈고, 잇달아 남편과 절친한 친구를 잃으면서 구설수의 대상이 됐다. 정선희에게 닥친 유일무이한 시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지난 2008년은 그녀에게 잔혹한 해였다. 의식 있고 똑똑한 개그우먼이자, 사생활과 방송생활 모두 모범적이었던 그녀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잔혹한 계절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남편의 죽음을 둘러 싼 무수한 의혹들, 시댁 식구들과의 갈등과 불화, 언론의 추측성 기사와 저질 네티즌들의 소문 부풀리기로 인해 정선희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급기야 안재환의 죽음에 정선희가 개입되었을 것이라는 둥, 정선희가 안재환의 비밀을 숨기고 입 다물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들까지 나오면서 정선희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연민에서 의심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정선희를 추락시키는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남편을 잃고, 친구를 잃은 것도 모자라 무슨 '비밀' 을 간직한 미스터리한 인물처럼 정선희를 만들어가는 대중과 언론을 보며 소름끼치는 추악함을 느낀 것은 비단 나 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그녀를 안재환의 죽음과 연결시켜야만 하는, 희생한 사람을 위해 또 한명의 사람을 희생시켜야만 하는 치졸한 대중의 시커먼 속내를 나는 그 때 처음 직면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그녀는 아무런 죄가 없다. 남편을 먼저 보냈다는 것? 친구를 잃었다는 것? 그것이 어찌 정선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선희는 그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친했던 사람을 떠나 보낸 가엾은 인간에 불과하다. 나약하고 불쌍한 인간. 그 인간이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것을 의심과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조롱하고 비웃어야만 하는 것이 대중의 몫이라면 나는 과감히 '대중' 이라는 두 글자의 인간들을 폐기처분하겠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그리고 일할 사람은 일해야 한다. 


남편이 죽었다고 언제까지 그녀가 방송에 복귀하지 못하고 숨어 살아야 한단 말인가. 무슨 죄인인가. 방송에 나와서 낄낄대고 웃는 그녀의 모습이 보기 싫다면, 그런 그녀의 목소리가 듣기 싫다면 보지 말고 듣지 않으면 그 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녀의 목소리를 기대하고, 그녀의 웃음에 희망의 끈을 발견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대중의 권리라면 정선희를 외면하고 싶은 사람은 외면하고 마주하고 싶은 사람만 마주하면 된다.


2년이라는 시간이 뭇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짧은 시간이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방송인' 정선희에게는 20년 동안 쌓아올린 '공든 탑' 이 하루아침에 와르르르 무너지는 100년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너무 빠른 복귀라고 비난하기 전에 그녀가 20년 동안 대중에게 줬던 웃음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 과연 그녀의 입지가 지난 '사건' 속에서 파묻힐 정도로 형편없는 것인가 하면 그건 분명히 아니질 않은가.

 
그녀의 복귀를 두고 시기상조라고 하지 말자. 시기상조라는 말을 하기 전에 죽음보다 힘들었던 삶을 마주했던, 그러나 그것을 견뎌내고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뛰어난 개그우먼의 '살기 위한 발버둥' 을 먼저 생각하자. 그녀가 대중 앞에 복귀하기까지 고민해야만 했던 매 순간순간들과 걱정해야만 했던 여러가지 상황들을 이해하고 배려해주자.


안재환 사건의 미스테리가 풀리지 않았다고 질책하지도 말자. 그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사적인 일이다. 그 사적인 일 때문에 그 사람의 공적인 생활까지 막아서야 한다면 그 또한 너무 가혹하다. 소문에 소문을 더하고, 정선희라는 인간을 남편 잡아먹은 '미스테리' 한 인물로까지 폄하했으면 됐지 그녀의 생존 수단까지 가로막겠다면 그 심보가 너무 고약하지 않은가.


'방송인' 정선희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성실하고, 여전히 재능있는 국내 최고의 코미디언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복귀' 가 반갑다. 능력 있는 코미디언이자, 방송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여성 MC의 귀환이 반갑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기억은 잊혀지기 마련이고, 아픔은 치유되기 마련이다. 정선희가 마주하는 현실 또한 가혹하긴 하지만 치유되고 잊혀질 것이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돌파하는 것이 옳다. 


2년만의 TV 방송 복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그녀는 남들이 100년 동안 겪어야 하는 고통과 100년 동안 해야 할 고민을 다 하고 왔을 것이다. 이제 그녀를 안재환, 최진실이라는 이름 속에서 놓아주자. 그리고 방송인 '정선희' 로 다시 우뚝 설 수 있게 도와주자. 적어도 대중이라는 다수의 힘을 가진 존재라면 가혹해지거나 치졸해지지 말자. 그저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한 가엾은 연예인에게 힘을 실어주자.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정선희를 대해야 하는 올바른 태도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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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0.08.24 05: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재동의 위로의 한마디...감동이었습니다.
    맞아요. 산사람은 살아야죠. 공감하고 갑니다.

  2. 거참 2010.08.24 0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는 분의 재미없는 포스트 잘 보았습니다.

    정선희의 공중파 복귀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 방송을 보면서 불편하기도 하고,
    나 스스로 옹졸해서, 너그럽지 못한 건 아닐까? 고민도 했습니다만...

    이 아침, 글쓴이의 글을 읽으면서 문뜩, 분명해 지는 것은 하나 있네요~

    '니가 뭔데, 올바른 태도니 어쩌니 하면서 주접을 떠니? 응? '

    반발심만 커집니다. 되려... 정선희에 대한 안스런 마음까지 사라지네요! 신기하네...

    많은 블로그의 포스트들을 보면서, 당신처럼 누군가를 가르치려 드는 글은 난생 처음 봅니다.
    님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공감을 유도한다면 모를까... 이건 뭐...
    에구... 대강 이쯤 하겠습니다!

  3. Favicon of http://hwking.tistory.com BlogIcon 시본연 2010.08.24 0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랫만이시네요.
    2.0... 무슨 뜻이죠?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4. 황,, 2010.08.24 1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대한 사건에 중심에 있으면서도, 공식적인 해명조차 하지 않는 연예인이 방송을 하는데, 당연히 시청자의 눈이 불편한것 아닌가요? 그리고 당연히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기본이죠,, 불리한 속내는 숨기고, 뭘 보여준다는 것인지,,
    공인으로서 도덕적 결핍이 있는 사생활은 당연히 질타되어야 한는 것 아닌가요? 당신의 글은 정말 공감할수 없는 글이예요,,

  5. 진우 2010.08.24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렇네요.. 이슈들 제기하는 사람들이 악의를 가졌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한때는 가족이었고 서로 보듬어야할 사이일텐데...
    일반적인 가족이 그렇게까지 소란을 치고 사회에 어떤 이슈를 제기하려고 한다면,
    무언가 합리적으로 그들을 설득시키던지 공개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요?
    마치 청문회에 나온 경찰청장 후보자처럼 모호한 대응으로 넘어갈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6. Favicon of http://비밀 BlogIcon 지나가다가 2010.08.25 0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논리로 뭐던지 할수있다는 논리를 펴신거 맞나요? 만일 그러시다면 정말 쓰레기같은 기회주의적인 사고방식이니 고치시라고 지나가면서 침뱉듯이 한마디 하고싶네요. 같은 잣대로 수많은 범죄자들 특히 오늘날 성공한(?) 범죄자들을 대하실 것 아닌지 걱정됩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투기쟁이 장관같은...

  7. 해피트리 2011.03.28 1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 참 잔인하죠. 김제동이나 김어준씨 같은 분들은 내부사정을 어느정도
    알고 있는듯 하던데요. 그래서 정선희에 대해서 짠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것 같
    았구요.
    정선희가 침묵하고 있는건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인생..... 쉽지 않아요.

    경찰조사에서 정선희가 무죄로 판명났다면 무죄가 맞을거에요
    경찰이 보호하고 싶은 누군가 큰손이 있겠죠
    정선희가 공식적으로 해명을 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정선희를 도와줄수 없는
    그런 사람.

  8. 이상한 게 인연 2012.01.10 1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이상한게 인연인거죠...
    정선희는 결혼 할 때 땡잡는 결혼이라고 생각햇을까요...아님 인생 종치는 결혼이라고 여겻을가요??

  9. 이상한 게 인연 2012.01.10 1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우대 멀쩡하고 학력도 그럴듯하고.....그런 남자가 내게 왓다면....
    좀더 자세히 그(그녀)의 주변상황을 알아보려하지않은건지.....

    생활을 구려나갈 충분한 패기와 재능..그리고 열정이 잇다고 생각한건지....
    아님 외적으로 보이는 허우대나 간판에 훅 간건지.....그런데 열정에 혹할 나이는 넘어서 결혼한것같앗는데.....그때까지도 연애한번 진하게 못해본거야..아님 환상놀음중이엿던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