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은 아직 국민여동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실상 그를 국민여동생이라 칭하기에 이미 문근영은 지나치게 나이가 들어버린 감도 있고 이제 더이상 '국민 여동생'이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문근영이 떠오르지 않게 되기도 했다. 그러나 수년간 달고 있었던 문근영의 국민여동생 캐릭터가 의도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문근영은 많은 빚을 지고있다.  그러므로 문근영이 국민여동생이라는 이미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아직까지 받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마냥 어려보이는 이미지도 그렇지만 문근영은, 아직도 국민여동생을 뛰어 넘어서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지 못했다. 그것이 문근영의 고민인 듯 요새들어 문근영이 하는 작품은 모두 기존의 문근영의 이미지를 배반하는 성질의 것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기반한 이전의 작품들과는 달리 이제 문근영의 캐릭터들은 점점 더 까칠해 지고 반항적이고 심지어 농염하기까지 하다. 


 이런 문근영의 변신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회의적인 시선들은 문근영이 지나친 변신욕심에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어울리지 않은 역할로 인해 이미지의 괴리감에서 오는 불편함이 결국 문근영에게 독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편다.


 틀린말이 아니다. 실제로 [신데렐라 언니]에서 보여준 까칠한 문근영은 천사 문근영 보다 매력이 덜 했다. 연기력 자체에 큰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문근영이라는 캐릭터가 사실상 악녀의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쉽게 독설을 내뱉는 모습은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았다. 특히나 [신데렐라 언니]의 은조는 후반으로 갈수록 이해 하지 못할 반항으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며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주는 초반에 비해 단지 자신의 감정에 치우쳐 반항하는 사춘기 소녀의 느낌을 주며 그 매력에 있어서 일관성을 찾지 못했다. 



 물론 이것을 전부 문근영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연기한 캐릭터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반가운 일이라고는 할 수가 없다.



 문근영은 [신데렐라 언니]에서 처음 변신을 시도 한 것이 아니다. [바람의 화원]의 남장 여자 역할은 문근영이라는 배우에게 기대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물론 기존의 성격이나 이미지를 한 방에 뒤집는 역할은 아니었으나 자연스러운 남성을 연기한다는 것은 일종의 도전이었고 나쁘지 않은 평가를 얻었다. 시청률에서는 고전했으나 문근영이 보여주었던 가능성은 실로 대단했던 것이다. 이 작품으로 문근영은 그해 연말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의외의 결과를 얻는다. 수상직후 바들 바들 떨면서 눈물을 흘리는 문근영의 모습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문근영이 연극 [클로져]로 돌아온 것은 그래서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다.  만약 비슷한 성질의 영화라면 노출이나 애정신의 수위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는데 연극이라는 공간에서 문근영은 실제로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완전히 옷을 벗지 않아도 성인 연기를 할 수 있는 이점을 얻게 된다. 문근영은 지금 변신에 목말라 있는 느낌이다. 문근영은 이미 자신은 국민여동생이 아니며 그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벗어 날 것이라고 수차례 말해 왔는데 그러면서도 문근영은 자신이 맡을 것 같지 않던 역할에 눈을 돌리며 파격적인 변신을 택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다. 문근영이라는 이름에 티켓은 매진되고 일부 관객들은 만족했다. 하지만 문근영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씻어 내는데는 실패했다. 차근 차근 진행되지 않은 변신의 여정은, 그러나 이정도 선에서도 만족할만한 성과다. 사실상 국민여동생으로 주목받은 배우에게 그 굴레는 클 수 밖에 없다. 지금 문근영이 성인 연기자로서 인정 받고 있는 것만 해도 상당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물론 문근영이 계속 무리한 도전을 선택한다면 그가 가진 장점마저도 죽여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지금 문근영이 하고 있을 고민은 문근영에게 있어서 그것 자체로 속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근영이 정말 똑똑한 배우라면 자신이 가진것을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것을 활용하여 다른 이미지를 덧붙이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근영이 보여주는 모습은 일견 뿌듯하다. 그가 자신이 가진 한계를 알고 그 한계돌파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것 자체에 돌을 던질 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이 이제 더 이상 국민여동생이라는 스타성으로 살아갈 수 없음을 자각하고 연기의 길로 들어서려는 노력을 하는 문근영은 결코 쉽게 사라질 배우가 아니라는 신뢰를 하게 해 준다. 


 안주하는 것 보다는 한 걸음 내딛는 것이 옳은 선택이다. 문근영이 낸 성과는 비록 그 자신에게 있어 아직 만족할만한 것이 아니겠지만 그가 걸어가는 길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그 성과들을 조금씩 쌓여문근영이라는 연기자를 더욱 더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을 것임을 믿는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