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윌이 1위를 했다.


생애 첫 1위다.


눈물을 펑펑 흘리는 그를 보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가수에게 진심으로 가슴 뭉클한 박수를 쳐 준 것이 얼마만인가 싶었다.


그는, 진정 감동이었다.


누군가에게 음악 프로그램의 1위는 그리 감동적인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기획사 버프에 확고한 팬층의 푸쉬를 받아 손 쉽게 1위를 차지하는 유명 가수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일까. 그들의 1위는 너무 당연해서 감동도 없고, 감흥도 없다. 트로피를 손에 쥐고 기획사 식구들 이름부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줄줄이 읊어대는 모습은 그들의 모습은 익숙하다 못해 재방송을 보는 듯한 느낌까지 준다.


그런데 오늘 케이윌의 1위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아니, 많이 달랐다. 1위 트로피를 잡아 들고 감정을 못 이겨 흐느끼는 모습을 본 것도 오랜만이고, 횡설수설 고마운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트로피를 쥔 두 손을 부들부들 떠는 것도 신선했다. 생애 첫 1위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그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순수한 기쁨의 눈물을 쏟아냈다.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케이윌의 1위는 '아이돌 일색'의 현 가요계에서 아주 특별한 이벤트였다. 팬층이 두텁다 못해 공고하기까지 한 아이돌 시대에 트렌드도 아닌 발라드로 대중을 공략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의 노래는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고, 마음을 움직였다. 그러기 위해서 케이윌은 누구보다 노력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선 최선을 다해 웃겼고, 가요 프로그램에선 최선을 다해 노래 불렀다. 그의 1위는 최선을 다한 노력의 찬란한 결과물이었다.


남들은 너무 쉽게 얻는 1위의 자리를, 그는 한계단 한계단 힘겹게 올라섰다. 사실 그는 타고난 스타도 아니었고, 대단한 가창력의 가수도 아니었다. 오히려 데뷔하고 난 뒤 보다 다듬어지고, 보다 성장한 스타에 가깝다. 성장하는 스타의 모습을 바라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케이윌은 대중에게 그러한 즐거움을 선사해 준 몇 안되는 스타다. 그는 아주 준수하게, 그리고 아주 성실하게 성장했다.


상품처럼 쏟아져 나오는 음악들 사이에서 케이윌은 자신의 노래에 케이윌만의 색깔과 개성을 담으려 노력했다. 무대에서 그는 영혼을 토하듯 노래 부른다. 얼굴이 구겨지는 것도 모르고, 마이크에 힘이 들어가는 것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듯, 그는 누구도 신경쓰지 않고 노래에 모든 것을 집중한다. 그 모습이 당연하면서도 감격스러운 건 요즘 젊은 가수 중 그런 사람을 찾기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그는 완벽하지 않다. 가야할 길이 너무 멀다. 이제 겨우 한 발자국을 뗀 가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윌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뗀 한 발자국의 과정이 얼마나 대단한 열정과 고뇌가 담긴 한 발자국인 것인지를 알기에, 그리고 그가 또 다른 한 발자국을 떼기 위해 얼마나 더 노력할 것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케이윌은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무대에 올라서면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선배님들의 무대를 보며 어떻게 하면 저런 전율을 관객들에게 줄 수 있을까 매번 고민한다. 나는 인기를 많이 얻고 싶거나, 노래를 팔아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물론 인기를 얻는 것도 좋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그 보다 내게 더 중요한 건 내 노래, 내 음악이다.


관객들이 내 노래를 듣고 조금이라도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무대에서 관객들과 내가 하나가 되는 그 순간이 내가 가장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때때로 내 재능의 부족함에 좌절한다. 하지만 그 좌절을 극복하기 위해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언젠가 정상의 자리에서 부족함 없이 관객에게 최고의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 그게, 나 케이윌의 진짜 꿈이다."


인기나 명예보다 노래가 더 좋다는 이 젊은 가수는, 그래서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에게 신선하고 즐거운 감동을 선사해 준다. 그가 더 노력하길 바란다. 그가 더 성장하길 바란다. 오늘의 1위에 만족하지 말고 내일의 1위를 바라보며 열심히 뛰길 기대한다.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성장하는 가수의 빛나는 어제이자 오늘임을 그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대중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오늘 우리는 1위 트로피를 손에 쥐고 부들부들 떨며 오열하는 케이윌의 모습을 통해 노력하는 사람의 아름다운 떨림을 보았다.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말이다. 그가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언제나 부끄럽지 않게 노래 부르는 가수로 대중의 곁에 남아있길 바란다. 오늘의 떨림과 감동을 잊지 않고 '변치 않는' 성실함과 노력으로 점점 더 완성되어가는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자신에게 자랑스러운, 대중에게 부끄럽지 않은 '진짜 1위' 케이윌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대 알기를. 당신의 1위가 그 어떤 드라마보다 감동적이었다는 것을!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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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valetta.tistory.com BlogIcon 하늘이사랑이 2011.04.04 07: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