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남자]의 시청률이 폭등했다.


9~10%대에 맴돌던 시청률이 [시티헌터] 종영과 함께 무려 8%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로써 [공주의 남자]는 [시티헌터] 종영의 최대 수혜자이자, 수목 드라마 전쟁에서 값진 1승을 거두게 됐다.


그런데 [공주의 남자]를 보다보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띠는데, 그 중 가장 불편한 것이 바로 '깡패두목'처럼 그려지는 한명회의 모습이다.


[공주의 남자]에서 이희도가 연기하고 있는 '한명회'의 모습은 천박하고 경망스럽기 그지 없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저잣거리 깡패들을 끌고 가 대신들을 협박하는 건 물론이요, 비열한 웃음을 지으면서 온갖 악행은 다 저지르고 다닌다. 마치 조폭 집단의 '행동대장'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수양을 둘러싼 대부분의 인물이 그렇지만 한명회의 모습은 특히나 극악무도한 인간성 상실의 냄새를 뿜어낸다.


그런데 아무리 '작가의 재창조'라고 해도 이건 너무 과한 것 아닌가 싶다. 이효정이 연기하는 신숙주가 진중하면서도 출세지향적인 양면성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에 반해, 한명회 캐릭터는 너무 1차원 적인데다가 그에 대한 폄훼가 도를 지나칠 정도로 심하다. 수양대군이 "나의 자방" 이라고까지 칭했던 한명회가 이런 식으로 단선적으로 그려지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주의 남자]는 수양대군의 '브레인'을 신숙주로 설정하고 있지만, 실상 수양대군의 최측근이자 최고참모는 누가뭐래도 한명회였다. 절친한 친구였던 권람의 소개로 수양대군과 운명적으로 조우한 뒤,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수양대군과 그 일족을 지척에서 보필했던 그는 조선 역사를 통틀어 가장 도드라진 길을 걸은 대훈신이요, 지략가였다.


한명회는 수양대군파의 '컨트롤 타워'였다. 김종서 제거, 단종 제거, 세조 즉위 등이 모두 한명회의 머릿속에서 구상됐고 이는 그대로 피 비린내 나는 조선의 역사가 됐다. 수양의 측근 가운데 그는 가장 적극적인 인물이었다. 김종서 제거를 다소 망설이는 수양을 '계유정난' 의 역사 한 복판으로 밀어 넣은 것도 그였고, 살생부를 직접 작성해 김종서와 함께 단종 사수파의 최고 권신이었던 황보인 등을 주살한 것도 그였다. 수양대군이 한명회를 일컬어 "나의 자방" 이라고 한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명회는 수양대군을 왕위로 옹립하는 데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숙부와 조카 사이였던 세조와 단종 사이에서 세조가 단종을 폐위하고 이어 사사하는데 가장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단종을 지지하는 파에서 보면 한명회만한 '역적'이 없었으나, 세조 입장에서 보면 한명회만한 '공신'이 없었다. 훗날 사육신이 된 성삼문이 "모두 다 죽일필요도 없이 한명회만 죽이면 일은 끝나게 되어 있다" 고 이야기 한 것도 한명회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 어떤 측근들보다도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한명회는 '권력욕의 화신'이었다. 정상적인 방법으론 쉽게 출세할 수 없었던 그는 왕위에 야욕을 가진 수양대군을 보필하며 국가 체제를 완전히 전복시키는 것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180도 바꿔 버렸다. 그는 말년을 제외하곤 언제나 국가 권력의 최정상에 올라가 있었다. 3번의 공신책봉, 2번의 영의정 재임에도 모자라 자신의 딸을 왕비로 올리고, 사돈이었던 정희왕후-인수대비와 결탁해 국정 전반을 총괄했던 그의 존재감은 조선조 어떤 대훈신보다도 묵직한 무게감을 선보이고 있다.


허나 아이러니하게도 한명회는 대단한 '권력가'였으나, 역사에 길이 남을 '간신'은 아니었다. 특히나 [공주의 남자]에서 보여지듯 악행만을 저지른 인물은 더더욱 아니었다. 물론 단종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명회가 간신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단종 이 후, 세조-예종-성종을 보필했던 한명회의 모습은 간신배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한명회는 세조 재위 시절 함경도, 평안도 등의 북방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방을 전전하는 일이 가장 많은 사람이었다. 희대의 권신이었지만 그가 재물축적에만 열을 올리고, 국정을 전횡하는 등의 간신배는 아니었단 이야기다. 한명회는 자진해서 불안정한 지방을 안정화 시키기 위해 도성을 비우는 일이 잦았고, 또 한 번 맡은 일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최선의 결과를 뽑아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는 동시에 성삼문 등 사육신들이 일으킨 '단종 복위 계획'을 무산시키고, 반대파를 제거함으로써 체제 안정을 꾀하는 과단성을 선보였던 그는 예종조와 성종조에는 정승의 자리에 올라 국정 전반에 대해 임금에게 고언을 아끼지 않는 역량있는 원로였다. 특히 성종조에 내탕금이 바닥나는 등 왕실의 재정 상태가 심각해지자 자신의 전 재산을 문서 편찬과 왕실 안정을 위해 바치는 등 조선 왕조와 체제 안정에 대한 한명회의 열망은 거의 절대적인 것이었다.


사실 조선왕조의 역사에서 한명회만큼 극단의 평가를 받는 이도 드물 것이다. 악행만큼 공도 많고, 과실만큼 업적도 많은 그의 행보는 이렇다 저렇다 하는 흑백논리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성질의 것이다. 그렇기에 [공주의 남자]처럼 한명회를 극단적이면서 단편적인 '악인'으로 몰고가는 건 조금 지양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한명회처럼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실존인물이라면 그 존재감에 맞는 합당한 인물 설명과 성격 묘사를 하는 것이 옳다.


이제 [공주의 남자]는 수양과 김종서의 대결이 격화되며 훨씬 비극적인 상황에 치닫게 될 것이다. 이 가운데에서 지금까지 '깡패두목'처럼만 보여졌던 한명회가 어떤 매력으로 극 중에 등장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나름의 관전포인트가 될 듯 싶다. [공주의 남자]의 고군분투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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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헐... 2011.08.07 04: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희도씨 역이 한명회라고요?? 제가 알고 있던 사실과 너무 달라 생각도 못했네요..드라마를 즐겨 보는게 아니고 대충 채널 돌릴때 하면 보는 타입인지라..
    헐... 작가 완전 역사의식 없나봐요 ;;

  3. 역적 때려잡기 2011.08.07 1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명회는 자기 딸들를 마치 포주 처럼 이놈저놈주고 자기가 출세한 포주놈 같은 행실도 있다.

    • 어리석기는.. 2011.09.22 0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시절에는 다만 한명회만 딸을 정략결혼했을까?
      이미 당신은 작가가 보여주는 연출의도에 흘러들어간 사람일뿐

  4. 간적한명회 2011.08.09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왕권강화를 명분으로 거병했으나 정작 유생.학식있는 신하들의 지지를 받지못하고 정권자체가 정통성이 없었기에 능력있는 학자들을 처형한 반역자요 한명회같은 계유정난 꼴통공신들에게 철저히 의지하여 자기 스스로 자기거병의 명분을 배신한 인물이 세조요... 세조사후 계유정난공신들이 판치는 시스템을 물려준게 세조임다 왕권강화? 풉..지나가는 개가 웃을 노릇... 한명회를 부관참시한게 연산군의 유일할 업적아닌가 그생각까지 들게 만드빈다

  5. 2011.08.11 1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한명회라는 드라마에 주인공이 이덕화씨였었나 인상 깊었는데 말이죠. 그 이미지가 파격적이면서 지략가였던 것 같아요. 주인공으로 다룬거니까 당연하긴 하겠지만 근데 정말 오래 산단 느낌도... 연산군 나오는데에서도 한명회 묘비를 파헤친다던가 이런 식으로 언급됬던 것 같은데..

  6. 시대에 따라 인물을 보는 눈 2011.08.11 23: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명회가 대단한 지략가로서 역사극에서 멋지게 그려졌던 시대가 바로 전두환 노태우 정권때였죠.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시대.... 아마 서로 비슷한 점들이 많아서??? 한명회를 마치 대단한 위인처럼 그렸던 것은 아닐지... 님은 그 시선에 너무 동화되어있었던게 아닐까요?
    역사를 바라보는 눈을 기르셔야할 듯... 개인의 권력욕과 야망이 한 사람의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것인지? 세조의 반정과 현대의 쿠데타가 과연 국가와 국민의 번영을 위한 것이었을까요? 개인의 영달과 부귀영화를 향한 권력욕의 결과였을까요?

  7. 유현수 2011.08.16 2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이 글 쓰신 분 한씨신가요? 역사관이 지나치게 주관적이신듯 보입니다. 다른분들 댓글 내용대로 한명회의 지략이란 것이 깡패와 다를것이 무엇입니까? 상기 드라마에서 작가의 설정이 약간 치우친 점은 인정되나 실망스러울 정도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 정도는 창작의 묘 정도에서 인정되어 보여집니다.

  8. 유현수 2011.08.16 2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이 글 쓰신 분 한씨신가요? 역사관이 지나치게 주관적이신듯 보입니다. 다른분들 댓글 내용대로 한명회의 지략이란 것이 깡패와 다를것이 무엇입니까? 상기 드라마에서 작가의 설정이 약간 치우친 점은 인정되나 실망스러울 정도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 정도는 창작의 묘 정도에서 인정되어 보여집니다.

  9. 역사관이 왜 그따구냐 2011.08.26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명회는 권신 그 이상 이하도 아님 오늘날로 치면 독재자에게 빌붙어 착취하던 자를 훌륭하다 칭송하는꼴.. 한명회의 공? 자기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른 것도 공이라 봐야하나? 한명회는 그런 공도 얼마 없음. 오히려 훈구척신들을 양성해서 훗날 조선의 정치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 놈인데 얼어죽을.. 역사관이 왜 그따위임 헛공부했네 제대로 좀 하길

    • 역사관? 2011.09.22 0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신이나 똑바로 공부하시오.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니..
      글쓴이 말대로 정말 1차원적이군요!!!!
      드라마보고 좀 감정잡으시는것같은데. '한명회'라는
      드라마도 한번 보시지요. 드라마보고만 믿는거 같으니까..ㅋㅋ

    • Urchin's Dad 2011.09.30 1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싸우지 마로.여의도 바보들처럼^.^ 국사공부를 하는 셈치고 사극을 보시라구요. 명태라는 울 가곡은 어떠하오? 그 곡은 한 때 금지곡이었다오.

  10. 주동현 2011.08.31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문도 잘 읽었고 덧글도 더더욱 잘 읽었네요.나름대로의 균형잡힌 사고를 하게 되었지만 한명회가 벌인 피바람을 그이후에 약간의 치적으로 덮을순 없다고 생각되네요

  11. 시리우스 2011.09.09 16: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주의 남자를 매번 보지는 않아서 이희도씨가 한명회역이었다는 건 몰랐지만요. 님의 역사관은 좀 더 성숙해져야 할 것 같네요.
    역사관이 주관적이신 것 같아요. 위의 유현수님 말씀처럼 혹시 글 쓰신 분이 청주 한씨인게 아닌지 궁금하군요...- -

  12. 윤아름 2011.09.15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같은분이 조선시대에 태어나셨다면 신숙주 한명회 김질 이되는거임ㅋ

  13. 한기영 2011.09.15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회사에서 요즘 공주의 남자 때문에 핍박 당하고 있었는데..ㅜ,ㅜ

  14. 한명회는 역적 맞습니다 2011.09.18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객관적으로 역사공부를 한다면 한명회는 조선 최악의 패륜적인 인물입니다
    지략가? 책략가? 말도안됩니다. 공주의남자가 픽션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역사인물에 대한 묘사는 잘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만..

    • Urchin's Dad 2011.09.30 1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목이란 울 가곡을 아시오? 초연이 쓸고간 깊은 계곡~
      그러면 그네라는 울 가곡은?

  15. 박종건 2011.09.19 0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시대 안 살아본분들 아갈 다물^^
    저도 다물고 있으니^^

  16. 2011.09.30 1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7. Urchin's Dad 2011.09.30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컨트롤 타워가 아니고 쉽게, 우리말로, 책사, 안평대군의 책사는 이현로임.
    삼국지를 한 번이라도 읽어 보시고. 공명, 제갈공명은 죽어서도 사마중달을 혼내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뭔말인줄 아시죠? 책과 벗하기 좋은 철입니다.

  18. 에휴 2011.10.07 1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Urchin's dad 꼭 어딜가나 이런사람들이 있죠 남들보다 그까지거 좀 더안다고 깝죽대고 자기랑 다른의견이면 개무시하고 비꼬고 딱봐도 친구없을타입 그깟 습자지식 별것도 아닌거가지고 대단한거 안다는냥 나대지마세요 ㅋ

  19. 만약 당신이라면? 2011.10.28 2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명회이든.. 사육신의 성삼문이든..

    그 누구던간에.. 당신이 바로 그였다면...

    누구나 시대적인 상황이 있는것이고.. 그 상황을 이해하고 행동했을것입니다.

    역사를 두고.. 옳고 그름을 논하다 보면.. 명확히 밝힐수 있는것도 있지만..

    더욱 더 혼란스러워지는것도 있지요...

    그 시대의 상황을 이해하고 인물을 평가하세요..

    만약 당신이 그들이였다면....????

  20. 나도1500억원 2011.11.20 0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500억원만 투척하면 자연스레 대통령직에 다가설텐데.
    수양처럼 한명회처럼 피뿌리지않고...
    1천500억원만 뿌릴 수 있다면...정치에 문외한이고 도와주는 정치인들 주변에 별로 없어도...대통령으로 뽑아줄 10대 20대 30대 많으니 될 수 있을텐데.
    인상도 선하고 말도 제법 잘 하고 은근히 신뢰감도 가는 타입인데...사회에 환원할 1500억원이 없네 ㅠ.ㅠ

    아니 그럼 암에 걸렸어도 의사한테 가지말고 인상도 선하고 말도 잘하며 기부도 잘하는 김장훈에게 가서 수술해달라고하지 왜...

    나라경영같은 중차대한 일도 인상선하고 생각참신할것같은 정치초보자에게 맡길거면...
    그나저나 난 황금어장보고 황금을 돌같이 보며 참신하고 진취적인 사고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뛰어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좋아했더니...
    하기야 3천억원이 넘는 돈을 가지고 이자와 배당금만으로 사회1%의 삶을 살고 있으니 그렇게 여유로웠겠지 ㅠ.ㅠ

    그것도 대선의 유혹이 현실에 가까워지니 반 뚝떼서 투척하는 과감함도 가진 야망인이었네 ㅠ.ㅠ

    아 진짜 실망아닌 실망이다.

  21. 안티 Urchin's Dad 2011.12.23 0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Urchin's Dad 이분.. 글쓰는거 정신분열증 환자같다.. ㄷㄷ
    지 정신세계를 표현하기전에 남들한테 말하는 화법부터 고쳐야할듯.. 졸라 유식한척하면서 실상 별것도 없는 빛좋은 개살구일뿐인데 유식한척만 쩌는 사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