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가 컴백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TOP 걸그룹의 위상에 걸맞게 음원부터 방송차트까지 거의 '싹쓸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엠카, 뮤직뱅크 등에선 컴백하자마자 1위를 기록해 가요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허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1위의 기쁨을 누리는 것과 별개로 또 다시 지긋지긋한 '박규리 왕따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쯤되면 카라로선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잊을만 하면 거론되는 '박규리 왕따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발단은 [엠카] 1위 발표 현장이었다. 컴백하자마자 1위로 등극하자 카라 멤버들은 얼싸안고 울면서 좋아했는데, 박규리만이 혼자 떨어져서 울었다는 것이 이번 박규리 왕따설의 근거다. 구하라-한승연, 니콜-강지영 등이 서로를 위로하는 것과 반대로 박규리는 나머지 멤버들에게 소외당해 울고 있는 사진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게다가 박규리가 리더임에도 불구하고 1위 수상소감 발표는 한승연이 하는 등 카라 멤버들이 박규리를 배척하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엠카] 1위 수상이 끝나자마자 네티즌들은 '박규리 왕따설'을 거론하며 카라 내부에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으며, 박규리가 여전히 리더로서 인정받고 있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올해 초 연예계를 들썩이게 했던 '카라 해체위기'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좀 유치하다. 고작 가요 프로그램 1위 시상식만 보고 이렇게까지 추측하는 건 너무 앞서나간 것이다. 찰나의 순간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려 하는 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증거도, 근거도 빈약한 몇몇의 장면을 갖고 '박규리가 왕따 당한다' '박규리가 리더 대접을 못 받고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란 이야기다.
실질적으로 '박규리 왕따설'은 말 만들어 내기 좋아하는 언론과 대중의 합작품에 불과하다. [엠카] 1위 시상식에서 박규리는 카라 멤버들과 따로 떨어져 있지 않았다. 한승연, 구하라 등과 포옹을 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고 앵콜 무대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왕따라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카라 멤버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축하하는 모습이었다. '박규리 왕따설'의 근간이 된 몇몇 장면들은 말 그대로 보고 싶은대로 보고,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한, 왜곡된 장면이다.
한승연이 1위 소감을 한 걸 두고 박규리가 리더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해석하는 것도 지나친 발상이다. [엠카] 시상식에서 한승연은 1위 소감을 마치고 마이크를 박규리에게 넘기려했다. 허나 박규리가 너무 많이 울고 있자 옆에 서있던 구하라가 대신 마이크를 이어받아 소감을 발표했다. 카라 멤버들이 박규리의 소감 발표를 일부러 빼앗으려 했다고 누명을 씌우는 건 옳지못하다. 실제로 [뮤직뱅크]에서는 박규리가 1위 소감을 가장 먼저 이야기하질 않았는가.
이처럼 최근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박규리 왕따설'은 대부분 근거도, 증거도 부족한 루머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여전히 박규리 왕따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몇몇 장면들을 확대 해석하면서 카라의 팀워크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이런 일들은 왜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 숨겨져 있는 대중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사실 '박규리 왕따설'은 여전히 대중이 카라의 존립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카라는 올해 초 뿔뿔이 흩어지면서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수익 배분 문제로 갈라진 카라는 부모들과 소속사간의 언쟁과 자존심 싸움으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카라가 생계형 아이돌일 때부터 지켜봤던 대중에게 해체 위기까지 몰린 그녀들의 현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이었다.
박규리 왕따설이 처음 대두된 것도 바로 이 때부터다. 처음 소속사 문제로 카라가 갈라섰을 때, 박규리는 나머지 네 멤버와 달리 소속사 잔류파에 서 있었다. 나중에 구하라가 태도를 바꿔 소속사 잔류파로 돌아서긴 했지만 애초에 대결구도 자체가 벌써 '박규리 vs 나머지 멤버들' 로 짜여버린 것이다. 게다가 사건이 터지기 직전까지도 박규리는 나머지 멤버들이 소속사 탈퇴를 계획하고 있단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건 리더로서 그녀가 영향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증거가 됐다.
게다가 한승연의 아버지가 일본 인터뷰 중 "리더가 책임감이 부족하다" 며 대놓고 박규리를 디스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은 더욱 커져갔다. 방송이 나간 직후, 한승연 측은 리더는 박규리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 소속사 사장을 언급한 것이라며 해명했지만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결국 '박규리 왕따설'이 대중 사이에 기정사실화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대중이 카라 멤버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의구심을 감추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극적으로 타협에 성공하고 활동 재개에 나선 카라지만 대중은 여전히 그녀들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한번 터진 해체 위기가 또 다시 시한폭탄이 되어 터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카라 멤버들은 [강심장] 등의 토크쇼에 나와 이제 아무 문제가 없다며 호언장담했지만 약발은 잘 먹혀들어가지 않고 있다.
이렇듯 카라를 괴롭히고 있는 '박규리 왕따설'은 실상 그녀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뜬금없이 터진 소속사 분쟁과 해체 위기를 겪으면서 카라의 존립근거에 불안감을 느낀 대중의 위기의식이 '박규리 왕따설'을 통해 지속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근거도, 증거도 미약한 장면 하나에도 과민반응을 할 정도로 카라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박규리 왕따설'에 숨겨진 진짜 메시지는 바로 카라에 대한 대중의 불신인 셈이다.
결국 방법은 하나다. 카라가 지긋지긋한 멤버 불화설, 박규리 왕따설을 털어버리고 예전처럼 팀워크 좋은 걸그룹으로 재탄생하기 위해선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활발한 앨범 활동을 벌여야만 한다. 한 차례의 해체 위기를 교훈삼아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보다 탄탄하고 완벽한 팀워크로 그룹 활동을 영위해야 한다. 그래야만 카라에 대한 대중의 불안감 역시 서서히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옛말에 결자해지라는 말이 있다.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번 '박규리 왕따설'이 바로 딱 그렇다. 카라가 대중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려 노력했으면 좋겠다. 해체설로 상처받았던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카라'라는 그룹의 건재함을 증명해 줬으면 좋겠다. 그녀들이 하루빨리 대중과 완벽히 화해해서 박규리 왕따설과 같은 루머에 시달리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카라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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