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수현이 또 다시 '이경영 옹호론'을 펼쳐 화제다.


김수현은 트위터에서 이경영을 일컬어 "아까운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TV 복귀를 가능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대 성추행 사건과 이경영 사건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라며 "이경영은 혼자 사는 남자가 저지를 수 있었던 실수"라며 이경영을 두둔했다.


이런 김수현 작가의 이경영 옹호 발언을 보노라니 불쾌감이 먼저 찾아온다. 이경영의 TV 복귀는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김수현은 여러차례 '물의' 를 빚은 연예인들을 TV 에 복귀시키며 그들에게 제 2의 전성기를 안겨다 준 인물이다. 위안부 사건으로 매장당했던 이승연을 [사랑과 야망] 에서 건져올렸고, 매니저 사건으로 곤혹을 치뤘던 이태란을 [내사랑 누굴까?] 에서 부활하게 했으며, 커밍아웃으로 TV에서 퇴출됐던 홍석천을 [완전한 사랑] 을 통해 공중파 출연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조영남과의 이혼으로 좌절해 있던 윤여정을 여러차례 자신의 드라마에 기용한 과거도 있다.


[엄마가 뿔났다]에서는 이혼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신은경과 학력 위조 파문으로 이민까지 결심했던 장미희를 파격 기용해 소위 '대박' 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껏 김수현이 기용한 '문제 연예인' 과 이경영은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경영은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성범죄자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버젓이 TV에 나오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죄목 중에 성범죄 만큼 더럽고 추악한 범죄가 또 있을까. 2001년, 미성년자와의 원조교제 혐의로 구속되어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던 그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아까울 정도로 그 죄목이 아주 악질인 측면이 있다. 외국 같았으면 전자팔찌를 차고 돌아다녀도 시원치 않을만큼 그 죄목이 무겁다. 거기에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라는 죄목이 더해지면 아무리 포장하려 해도 '난잡하다' 는 네 글자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이경영은 성관계를 가질 때, 그 여자가 미성년자인지 몰랐고 미성년자임을 알고 난 뒤에는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그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한 발자국 더 물러난다 해도 그가 돈으로 여성을 사는 성매매를 했다는 사실 역시 변함이 없다. 성매매도 불법인데 그 대상이 미성년자라면 알고했든, 모르고 했든 도덕적으로 큰 지탄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김수현이 이경영의 범죄사실을 두고 "혼자 사는 남자가 저지를 수 있는 실수" 운운한 것 또한 정면에서 반박하고 싶다. 원조교제가 실수인가? 미성년자에게 댓가를 치루고 성관계를 한 것이 실수라면 이 세상에 실수 아닌 범죄가 과연 어디에 있단 말인가? 어느 세상에 혼자 사는 남자가 그런 '흔한 실수'를 저지른단 말인가? 성(性)을 사고 팔는 성숙하지 않은 인격이 어떻게 TV에 버젓이 나와 연기를 할 수 있단 말인가? 2005년 영화 [종려나무 숲] 으로 은근슬쩍 복귀한 것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데, TV에서까지 그의 얼굴을 보라고 한다면 차라리 TV를 꺼버리는게 낫겠다.


아무리 뛰어난 연기자라고 해도 인격적인 측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면 그 연기는 '연기' 가 아니라 '거짓' 으로 꾸며낸 흉내일 뿐이다. 더구나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했던 이경영 같은 경우에는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기도 아까울 만큼 실망스럽고 또 실망스럽다. 한 때는 [푸른안개] 와 [불꽃] 의 이경영을 보며 가슴 두근했었고, [아들아 너는 아느냐] 를 보며 펑펑 울어보기도 했지만 지금의 '이경영'은 그 아름다웠던 추억조차도 모두 지워버리게 하고 싶을 만큼 최악의 연기자일 뿐이다. 


우리나라는 '성범죄' 자체에 대해서 너무 가볍게 인식하는 측면이 있다. "원조교제는 이경영 잘못도 있지만 그 여자애 잘못도 있는 것 아니냐!" 고 따진다면 오히려 되묻고 싶다. 성숙한 어른이 성숙하지 않은 미성년자를 돈으로 유혹해 관계를 맺고자 한 것이, 돈의 유혹에 넘어가 성을 판 미성년자 보다 훨씬 악랄하고 추악한 것 아니냐고. 원조교제라는 네 글자의 범죄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절대 옹호되어선 안 되는 지저분한 범죄일 뿐이다.


혹자는 뺑소니에, 음주운전에, 마약까지 한 연예인들도 몇 년 자숙기간을 가지고 다시 복귀하는데 왜 이경영에게만 혹독한 잣대를 들이미느냐고 항변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건 기본 전제부터 잘못되었다. 가장 올바른 것은 이경영 복귀도 막고, 문제 연예인들도 퇴출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은 영구퇴출 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 것이지, 이놈도 나왔으니 저놈도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것만큼 바보 같은 생각이 또 어디있는가.


캐나다의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는 사회인지 학습이론에서 관찰학습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지적하며 무시행 학습모형, 동일시 모형 등의 이론을 발표했다. 이는 관찰자가 모델의 일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모방할 뿐 아니라 TV를 통해 접한 행동과 사회적 심리 상태를 그대로 현실생활에 적용한다는 이론으로서 대부분의 청소년들의 '모방대상' 인 연예인들의 행동이 상식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에 이론적 근거가 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경영의 복귀는 있어서도, 있을수도 없는 일이다. TV 아니더라도 영화판에서 잘 먹고 잘사는 사람을 굳이 브라운관까지 컴백시켜야 하겠는가. 이는 김수현 작가의 오판이며, 오만이다. 스스로는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제 식구 감싸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경영 없이도 잘 돌아가는 TV 드라마인데 성범죄자인 그를 너그러이 용서하면서까지 받아들이고 싶진 않다.


이번 김 작가의 이경영 옹호 발언을 보면수 우리 사회 대중문화인들의 모럴 헤저드가 얼마나 심각 일변도를 달리고 있는지 잘 알게 됐다. 김 작가도 이제 그만 이경영 옹호 발언일랑 그만 두고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 좋은 드라마를 만드는데 열중하길 바란다.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라 일컬어지는 김수현이 일개 성범죄자를 두둔하며 아깝다고 하는 건 품위에 걸맞지 못한 행동이다.


제발, 이경영을 대중에게 마녀사냥 당한 '피해자'로 몰고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는 피해자가 아니다. 엄연히 법적인 판결을 받은 가해자다. 우린 조금 더 엄격해져야 한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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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지 2011.10.05 06: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당하십니다....저도 김수현한말보구 거품물었지여..지인이건 배우를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이건.. 아까워까진 이해하지만 ..나머지 말들은 미친거라고 생각해야하나..어쩌나..

  2. 2011.10.23 0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막연히 분했는데 속이다시원합니다. 김수현작가가 피해자였다면 혼자사는 남자가 흔히하는실수라고 말할수있을까요?

  3. 2011.10.23 0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막연히 분했는데 속이다시원합니다. 김수현작가가 피해자였다면 혼자사는 남자가 흔히하는실수라고 말할수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