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3: 짧은 다리의 역습]이 여전히 '방황'하고 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짜증나는'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안내상, 윤유선부터 고영욱, 백진희에 이르기까지 [하이킥3]의 캐릭터들은 모두 민폐, 짜증 캐릭터들의 연속이다.


정감가는 이는 하나 없고 이게 시트콤인지, 사이코 드라마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 중에서 극 중 안수정 역할을 맡고 있는 크리스탈 캐릭터는 세상에서 가장 짜증나는 '여동생'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이킥3]의 캐릭터들은 모두 신경질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다. 철저히 분자화 되어 있고 가족애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거침없이 하이킥]이나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는 캐릭터 사이에 유대감과 동질감이 자리해 있었고 그것이 안정감과 편안함을 선사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하이킥3]에서는 그런 유대나 동질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 아니, 차라리 가족이라는 말이 민망스러울 정도로 폭력적이고 가학적이기까지 하다.


부끄러움도 모를 뿐더러 뻔뻔하기까지 한 안내상, 매사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윤유선, 웃는 얼굴로 사람죽이는 윤계상, 막무가내 서지석, 민폐 고시생 고영욱, 잘하는 것 하나 없는 백진희, 답답하기 짝이 없는 박하선, 반항기 가득하고 매사 퉁명스러운 이종석 등 [하이킥3]의 캐릭터들은 '시트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어두운 측면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게 김병욱 시트콤의 본질은 아닐진대 김병욱이 욕심을 부려도 너무 부린 것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들 정도다.


그 중에서 안내상의 딸이자 이종석의 동생으로 나오고 있는 '안수정' 역할의 크리스탈은 짜증스러움을 넘어 경악스러울 정도로 신경질적인 면모만을 고수하고 있다. 시종일관 오빠인 이종석과 갈등을 빚는 것은 물론이요, 예의는 밥 말아 먹었을 뿐 아니라 철저히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크리스탈은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용서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날 정도로 [하이킥3] 최고의 비호감 캐릭터다.


[하이킥3]에서 크리스탈이 하는 거라고는 바락바락 소리 지르며 대드는 것 뿐이다. 극 중에서 그녀가 웃는 일은 거의 없다. 매사 찌뿌둥한 얼굴로 사람을 노려보다가 오빠인 이종석에게 대들며 싸우는 것이 일상이 된 것처럼 보인다. 재밌는 것은 이종석이 크리스탈에게 먼저 시비를 거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사소한 일을 꼬투리 잡아 마치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전쟁선포를 하는 크리스탈의 모습은 정상적인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조차 없는 정신병 수준이다.


아무리 사춘기 여고생이라고 할지라도 이렇게까지 캐릭터를 극단으로 몰고 갈 필요는 없다. 인간은 희노애락 네 가지 감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동물이다. 그렇다면 상황에 맞게 감정이 적절하게 표출되어야 하고 최소한의 인간미는 갖추는 게 상식이다. 헌데 작금의 크리스탈에게 보이는 것은 오로지 '노(怒)' 뿐이다. 하루종일 화만 낸다. 남이 조금이라도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귀찮게하면 준비라도 하고 있었던 것처럼 바락바락 대든다. 인간미는 전혀 없고 피상적인 객체만 남았다. 이 캐릭터에 애정이 안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김병욱의 전작에 크리스탈 같은 캐릭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크리스탈 캐릭터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지붕뚫고 하이킥]의 '빵꾸똥꾸' 진지희 일 것이다. 허나 진지희의 신경질적 반응은 크리스탈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진지희는 어린 아이였고, 나름의 순수함을 갖추고 있었으며, 기본적으로 가족과 친구에 대한 애정이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진지희의 '빵꾸똥꾸' 캐릭터는 엉뚱하면서도 재밌는 캐릭터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진지희와 달리 크리스탈에겐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신경질'만 남아 있다. 이건 근본적으로 방향 선회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춘기 여고생이 귓전이 따갑도록 소리지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게다가 안하무인에, 예의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나 배려조차 갖고 있지 않은 3류 캐릭터에 호응할 시청자도 아마 거의 없을터다. 만약 있다면 아마 그 사람은 f(x)의 광팬이 아닐까.


[하이킥3]를 보고 있노라니 대체 김병욱이 무슨 생각으로 시트콤을 이 지경까지 몰고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전작이었던 [몽땅 내사랑]이 나았다고 할 정도로 [하이킥3]는 짜증나는 민폐 캐릭터와 되먹지 않은 블랙 코미디로 가득차 있는 최악의 졸작이다. 어찌되었든 시트콤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흥겹게 할 의무가 있다. 이 기본적인 의무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그 시트콤은 폐기처분되어야 마땅하다. 지금의 [하이킥3]가 바로 딱 그 짝이다.


크리스탈은 [하이킥3]에 합류하면서 "김병욱 감독님의 시트콤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지금에 이르러 과연 크리스탈은 김병욱 월드에 대해 여전히 신뢰를 가지고 있을까. 혹시 지독히도 이기적이고 단편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내가 이걸 왜 연기하고 있을까 하며 후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 제발 김병욱이 그 되먹지 못한 '허세' 좀 집어치우고 시트콤 감독으로서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캐릭터를 올바로 바로잡고 시트콤의 본분을 지켜나가는 것이 시청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이대로 간다면 [하이킥3]는 결국 끝없이 추락하고야 말 것이다. 제발, 이제 더이상 크리스탈 이하 모든 캐릭터들이 보기만 해도 짜증나고 신경질나는 캐릭터로 전락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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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ommentperdredupoids.blog4ever.com BlogIcon comment maigrir rapidement 2011.11.03 2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이킥3:짧은다리의 역습

  2. Favicon of http://commentperdredupoids.blog4ever.com BlogIcon mincir rapidement 2011.11.03 2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병욱 크리스탈

  3. 지연 2011.11.15 0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너무 개인적인 의견이 아닐까 싶네요. 극이 진행되면서 진상으로만 보이던 가족들의 성격이 여러 사연과 상황에 겹쳐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 같던데 말이죠. 조회수를 올리려고 급급한 바람에 자극적인 단어와 말투를 사용하시는 건 이해하겠지만 좀 극단적이라 재미가 없네요.

  4. 광현 2012.01.16 1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매사에 이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 정말 이해가 안가..

    다들 케릭터 재밌고 크리스탈 귀엽기만 하구만 무슨.. 시트콤을 정치학 보듯이 보는 그런 색안경좀 눈에서 빼주시길 바래요. 전혀 공감가지 않고 말도 안되는 괴변론 같은 글

  5. 정성훈 2012.01.21 2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트콤에서의 크리스탈이 귀엽다고? -_ -; 정말 기사처럼 보기만 해도 짜증나고 비호감인 캐릭터인데.. 저런 여동생, 여자친구 있다고 생각하니까 또 다시 짜증이 막 남.

  6. Favicon of http://un5166.blog.me BlogIcon 2012.06.14 2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미 '세상에서 가장 짜증난' 상태로 하이킥 본거네. 그것도 아주 띄엄띄엄. 하이킥 본 날에만 하이킥 글 쓰는거같아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