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노홍철의 음주사건 이후 5인 체제로 전환한지 약 4개월이 지났다. 노홍철은 무한도전의 핵심멤버로서 사기꾼, 찌롱이, 긍정왕 등 가장 많은 캐릭터를 만들어 낸 멤버였기 때문에 이는 자칫 <무한도전>의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는 일이라 점쳐졌다. 그러나 노홍철이 빠진 공석을 <무한도전>은 슬기롭게 극복해 낸다. 다섯 명의 체제 속에서도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 준 것이었다.

 

 

 

특히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 특집은 22%가 넘는 대히트를 기록하며 <무한도전>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켰다. 그러나 5인 체제보다는 확실히 캐릭터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6인 체제 속에서 더욱 많은 그림을 뽑아 낼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무한도전>은 ‘식스맨 특집’을 기획했다.

 

 

 

 

현재 <무한도전>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영화 <킹스맨>을 패러디한 사진을 내놓으며 ‘식스맨’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이에 반응은 뜨겁다. 기본 팬덤이 형성된 프로그램인 만큼 많은 이들이 식스맨의 후보를 추천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노홍철의 복귀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어느정도는 예상된 결과다. 사실 <무한도전>의 새 멤버를 찾는 일은 많은 논란과 마주해야 하는 일이다. <무한도전>의 노홍철을 포함한 6인은 이미 시청자들에게 하나의 집합체로 인식된다. 멤버 영입이나 교체의 목소리가 들리면 마치 최고 인기 아이돌 가수들의 멤버 교체의 경우를 방불케 하는 잡음이 인다.

 

 

그 예로 길이 <무한도전> 제 7의 멤버로 들어왔을 당시에 쏟아졌던 비난과 반발은 상상외로 강력한 것이었다. 길의 이미지를 전환시키는데만 <무한도전>은 상당한 애를 써야 했다. 음주운전 사건 이후로 <무한도전>에서 하차 한 후, 길의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지 않은 것만 봐도 길에 대한 이미지 전환은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이것은 새 멤버의 예능감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이 빨리 받아들일 수 있도록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멤버에 대한 안타까움이 극에 달하면,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이 충만한 시청자들이 그 모습을 도저히 참아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한도전>의 새 멤버 영입은 그만큼 조심스러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무한도전>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치는 이미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기대치를 만족시킬만큼 신선하고 뛰어나며 독특한 캐릭터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질 수 없는 까닭에 쉽사리 새로운 얼굴을 추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한 가장 강력한 대안이 바로 노홍철이다. 노홍철은 <무한도전>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내뿜으며 가장 강력한 멤버로 떠오른 전력이 있다. <무한도전>이 아무리 게스트로 노홍철의 공석을 메운다 하더라도 노홍철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대체할 수는 없었다. 시청자들 역시 제 6의 멤버에 다른 얼굴을 상상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누구를 추천할까 보다는 누구를 추천하면 안되는지에 관한 논쟁이 오히려 더 뜨거운 것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제작진의 노림수일 수 있다. 노홍철 복귀의 시점을 타진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어찌됐건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고 그 물의 때문에 하차의 수순을 밟아야 한 인물이다. 그런 인물을 마음대로 불러들이는 것은 시청자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식스맨 특집’이라는 특집을 통해 ‘시청자가 직접 뽑는다’는 명분을 주면 노홍철의 복귀는 훨씬 더 수월해 질 수 있다. <무한도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에 노홍철만큼 적역인 인물이 없다는 것을 미리 염두해 두지 않았을 가능성은 적다.

 

 

 

대부분 노홍철 이외의 인물이 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 점을 이용하여 노홍철의 복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이 현명하게 제 6의 멤버를 채워 넣는 장면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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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삼시세끼>의 시청률이 14%에 육박하며 명실공이 대박의 역사를 새로 썼다. 케이블 시청률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것은 물론, 공중파와 비교해도 상위권에 랭크될만큼의 흥행력을 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이다.

 

 

 

<삼시세끼>의 성공은 누가 뭐래도 캐릭터의 발견에 있었다. 도시적이고 화려한 인상의 차승원이 앞치마를 두르고 능숙하게 요리를 해 내는 모습부터 유해진이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가는 장면,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손호준까지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활용한 캐릭터들은 기존 이미지를 깨부수는 의외성을 준 것은 물론, 출연진들의 관계에 있어서도 서로간의 정을 돈독하게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며 따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삼시세끼> 속에는 큰 웃음은 없다. 그러나 소소한 일상들과 정감어린 이야깃거리가 있다. 일명 ‘차줌마’라는 별명을 얻은 차승원의 요리 실력의 한계는 어디인가를 구경하는 과정에 긴장감이 넘치는 것은 사실 양념에 불과하다. <삼시세끼>의 진정한 본질은 요리 그 자체 보다는 요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쌓이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정이다. 그런 따듯한 배경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차승원의 요리 실력을 확인하는 과정에 마음 놓고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들의 사이가 삐걱대거나 트러블 메이커가 존재할 경우, <삼시세끼>의 정체성은 흔들릴 수 있다. 예능이라는 테두리에서 그들의 개성이 적절히 발현되면서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싹트는 장면을 섬세한 터치로 포착해 낸 것이 <삼시세끼>의 흥행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KBS <용감한 가족>은 접근 방법부터가 <삼시세끼>와는 다르다. <삼시세끼>가 ‘끼니’라는 화두를 활용하여 캐릭터를 가족으로 만들었다면 <용감한 가족>은 처음부터 낯선 곳에 구성원들을 몰아넣고 가족이 되기를 강요한다. 박명수는 아빠, 박주미는 엄마, 심혜진은 고모, 설현은 아이 같은 식이다. 그들은 가족이라는 명제와 해외라는 낯선 공간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서로를 한데 모으는 구심점이 없다. 주기적으로 바뀌는 ‘엄마’의 캐릭터 역시 중구난방이다.

 

 

 

<용감한 가족>에서 엄마로 출연한 박주미는 심혜진과 대립각을 형성한다. 카메라를 의식해 불이 꺼진 늦은 밤에야 화장을 지우거나 쌀을 씻는 방법조차 낯설어 한다거나 모든 소스는 ‘굴소스’로 통일 해도 된다는 논리를 편다. 이에 심혜진은 박주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식이다. 가족간의 다른 성향으로 인해 일어나는 갈등을 표현하고자 한 거라면 번짓수를 한참 잘못 찾았다. 그들은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그곳에 모인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예능’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그들의 행동에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박주미의 행동에 대한 답답함만이 부각되었다. 심혜진의 짜증 섞인 목소리 역시, ‘가족’이라는 프로그램 타이틀이 얼마나 무색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장치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무리 서로를 가족으로서 대하려 노력한다 해도 그런 애정과 관심이 단시간에 생길리 만무하다. 심지어 현실세계에서는 가족끼리도 데면데면한 판국에 예능을 위해 모인 그들의 관계가 빠른 진전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청자는 없다. 그러나 시청자가 보고 싶은 것은 그런 와중에도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배려하며 서로간의 정이 자연스럽게 쌓이는 모습일 것이다. 이런 예능의 전개는 의외성이 없다. 갈등을 일으키던 출연진들이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한다는 결말로 흐를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런 뻔한 줄거리 속에서 시청자들은 새로운 재미를 찾지도, 독특한 캐릭터를 발견해 내지도 못한다.

 

 

 

방송은 현실이 아니다. 편집과 설정으로 얼마든지 다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예능은 예능일 뿐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그것은 리얼리티 예능을 표방한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리얼리티 자체를 조작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그 속에서 예능적인 그림을 찾아내는 것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몫이다. 출연자들이 비호감이 되지 않고 호감이 되어가는 과정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면 ‘가족’이라는 이름은 허울뿐이 되고야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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