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과 김구라가 같은 예능에 출연한다. 이 둘이 진행하는 예능은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이라는 타이틀을 확정짓고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을 풀어낸다는 컨셉트를 가지고 가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방송 전부터 이 둘의 조합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유재석과 김구라는 사실상 정 반대의 스타일을 가진 진행자라고 할 수 있기 떄문이었다. 유재석은 어느새 배려와 성실의 아이콘이 되었다. 가장 좋아하는 예능인 순위는 거의 대부분 그의 차지가 된 것은 그의 이런 성향이 시청자들 대부분에게 호감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다른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그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는 능력은 우리나라 진행자 중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구라는 이와는 정 반대의 스타일이다. 재미없는 이야기에는 찌푸린 표정을 짓기를 서슴치 않고 상대방의 약점과 논란거리를 파헤치는 것을 재미있어 한다. 그의 가정사가 드러나며 그에 대한 이미지 역시 일정부분 변한 부분은 있지만 진행자로서는 ‘독설가’의 이미지가 강하고 이는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다.

 

 

 

‘배려’와 ‘독설’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화제를 끌어 모으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박명수처럼 강한 캐릭터도 유재석은 콘트롤이 가능하지만 김구라는 박명수와는 또 다른 콘셉트의 예능인이다. 어쨌거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고 유재석을 1인자로 인정하는 박명수와는 달리, 김구라는 유재석과 진행자로서 호흡을 맞추어 본 적이 없다. 또한 김구라는 박명수보다 훨씬 더 강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망가져야 할 순간에 망가지는 박명수와는 달리, 자신에게 공격을 퍼붓는 것에 대해 더 강력하게 반응하는 것이 김구라의 스타일이다. 그런 스타일을 유재석이 얼만큼 받아들이고 포용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둘의 조합은 모아니면 도의 그림을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그들이 가진 진행 스타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예능 그 자체에 있다. <동상이몽>은 <놀라운 대회 스타킹> <고쇼> <행진> <송포유>를 담당한 PD의 새 작품이다. 최근 예능은 진행자보다는 PD의 능력이 흥행을 좌우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서진이나 차승원도 적절한 형식의 예능과 결합하면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나영석 PD는 증명해 냈다. 이제 스타 진행자의 캐스팅에 기대는 것 보다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출 해 내는 것이 예능의 트렌드다.

 

 

 

그러나 유재석과 김구라는 사실상 스타일이 대중에게 모두 공개된 진행자다. 게다가 <동상이몽>의 내용 역시 일반인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내용으로 진행자 보다는 부모 자식간의 관계가 주가 될 전망이다. 더군다나 그들의 갈등이 해소된 후, 다른 갈등을 가진 가족을 찾아야 한다. 이런 형식은 예능에 꾸준히 등장하는 새로운 캐릭터가 부재하다는 것이 문제다. 예능에서 꾸준한 재미를 일으키는 것은 그 안에서 표현되는 색다른 캐릭터가 존재할 때 가능한 이야기다. 그러나 <동상이몽>의 포맷 자체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는 사실상 어렵다.

 

 

 

물론 이 프로그램이 가족간의 갈등을 제대로 그려낼 수 있다면 호평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송포유>가 앓았던 논란처럼, 문제아를 포장해서도 그들의 갈등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다뤄서도 안 된다. 게다가 만일 프로그램이 호평을 얻는 다고 해도 프로그램이 호평을 얻는 것과 성공적인 지지를 얻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일 수 있다. 단순히 가족의 갈등을 보여준다고 해서 예능으로서의 가치가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유재석과 김구라가 어떤 식으로 예능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지점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다.

 

 

 

예능 <나는 남자다>가 유재석이라는 진행자를 섭외하고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었지만 그 이상의 높은 파급력이나 색다른 재미를 전해 주지 못한 것만 봐도 예능에서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펼쳐내는 이야기라는 것이 증명된다.

 

 

과연 <동상이몽>이 예능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포착해 내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은 단순히 유재석과 김구라의 진행 스타일에 달린 것은 아님을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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