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임과 예원의 욕설 논란이 점화된 후, 이태임의 사과로 마무리된 사건이 영상 유출로 다시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예원의 표정과 말투를 중심으로 촬영된 영상속에서 예원은 앉은 채 “추워요?”라고 묻거나 “안돼” “아니, 아니”등의 반말을 건네는 모습이 담겼고, 이에 격분한 이태임의 말에 나중에는 급기야 욕설까지 내뱉고야만다.
이 일로 예원에게 쏟아진 비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예원이 먼저 이태임의 심기를 건드릴 만큼 예의가 없었다는 의견이 쏟아졌고 마치 이제는 이태임이 예원의 언론플레이의 피해자인 것마냥 묘사되기까지 하는 형국으로 치달았다.
가장 큰 문제는 사건이 터지고 나서 있었던 예원측의 거짓된 해명이었다. 애초에 예원측은 반말을 한 적도 없고 이태임에게 수건을 건넸으며, “추우시냐, 괜찮냐”고 물어보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대고 이태임측은 “괜찮냐는 소리는 들은 적 없으며, 예원의 말투가 그렇게 좋게 들리지는 않았다”는 반박을 했다. 이 사건의 진위 여부에 많은 사람들은 누가 잘못했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그러나 영상을 공개하겠다는 MBC측의 입장이 있고나서 이태임은 예원에게 사과를 건넸고 예원측은 “사과해 줘서 고맙다”며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어찌되었건 시종일관 예원은 이 사건에서 피해자의 입장을 주장했고, 결국 사과를 받으며 그 입장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문제는 영상속 예원은 예원측의 주장과는 달리, 수건을 건넨적도 없으며, 괜찮냐고 물어보지도 않았고 심지어 일어서지도 않은 채, 이태임에게 반말을 건넨다.
그런 까닭에 네티즌들의 실체없는 분노는 예원을 향했다. 예원의 거짓말과 뻔뻔한 해명에 어이없어 하는 반응이 대부분인 것이다.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자숙하고 있는 이태임과는 달리 예원은 여전히 활발한 활동중이기에 이런 분노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일은 애초에 촬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했다. 일하는 현장에서 갈등은 언제나 있을 수 있다. 그것은 비단 연예계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공론화 시킬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촬영장에서 출연진들의 갈등이 잠시 벌어졌다고 하여 그 일을 애초에 ‘욕설 논란’으로 공론화 시키고 언론에 제보한 것이 첫 번 째 문제였다.
우스운 것은, 이 사건에 가해자가 이 사건에 휘말린 당사자 중에는 없다는 것이다. 이태임에게 버릇없이 굴었다는 예원조차 그가 영상 속에서 보여준 말투와 행동을 이태임을 기분 나쁘게 하기 위해 일부러 계산된 행동으로 볼 수는 없다. 이태임 역시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지만 예원의 행동으로 예상치 못한 화가 났을 수 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순간의 예상치 못한 실수와 감정 폭발로 인해 벌어진 일을 ‘누가 잘못했느냐’로 초점을 맞춰가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언론은 이태임의 ‘욕설’ 논란으로 기사를 도배했으며, 진위를 캐기 위해 한 언론사는 제주도까지 날아가 주민들 인터뷰까지 따오는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사실 어느 것 하나 진실은 없었다. 이 사건에서 진실은 중요하지 않았고, 단지 이 사건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감정이 중요했다. 현재 영상이 공개되었지만 그 상황에서 누가 잘못하고 잘했는지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이 영상이 모든 진실을 담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 둘은 서로 조금씩 잘못했으며 서로의 기분에 상처를 냈다. 예원을 보호하기 위한 소속사의 대처 역시 과한 측면이 있었지만 ‘거짓말 논란’으로 번질 성질의 사건조차 아니었다. 애초에 이 사건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두 사람 다 피해 없이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작은 일에 불과했다. 이 사건을 키운 것은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다. 확실한 진위도 알지 못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낸 언론의 행동은 결국 이 작은 사건을 키우는 역할을 했고, 예원의 소속사로 하여금 처음에 보도된 ‘이태임 욕설’에 초점을 맞춰 대응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누군가를 매도하고 비난하며 잘잘못을 가리는 일이 그렇게 중요한 일이 된 것은 일종의 광기다. 예원이 용서받지 못할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이태임 또한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것도 아니다. 그 둘의 사소한 갈등에 누군가가 꼭 가해자로 지목되고, 비난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둘의 갈등은 둘이 해결해야 하고, 풀지 못한다면 그것도 두사람의 문제일 뿐이다. 제 3자가 나설만한 사건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사소하다.
이 사건에 가해자가 있다면 이 사건을 보도한 언론과 영상을 유출한 누군가, 단 두 사람에 불과한 것이다. 예원과 이태임 모두 그 무책임함으로 벌어진 상황의 피해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