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솔직함은 때때로 독이 될 수 있다. 자유로운 연애관이나 성관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할 수 없고, 세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모텔촌이 즐비하지만 여전히 성 의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성에 개방적인 사람은 문란하고 방탕하고 음란하다는 이미지를 피해가기 어렵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성은 오히려 불편하게 받아들여진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성은 더 음지로 향하고 음성적인 성의식이 뿌리 깊게 박힌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선진국일수록 아동 청소년기 때부터 노골적인 성교육을 하고 피임, 콘돔등의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직도 한국에서 성은 감추어야 하는 것, 그리고 성욕구를 드러내면 교양 없고 음란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는 2015년의 대한민국의 실상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이미 젊은이들은 자유롭게 성을 하나의 쾌락의 도구로 삼고 있다. 성에 대한 욕구를 억누를수록 오히려 그 욕구는 이상한 형태로 퍼져나가기도 한다. 성에 대한 호기심은 극에 달해 있으면서도 성을 죄악시 하는 묘하게 이중적인 풍토가 그런 현상을 만들었다.

 

 

 

 

연예인들 역시 이런 분위기에 자유롭지 못하다. 몇몇 배우의 성 추문이 치명적인 이미지의 손상이나 하락을 가져오는 것만 봐도 그러하다. 물론 무분별한 행동에 대한 질타는 어느정도 필요할지다도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수준을 넘어서 감정적인 비난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가수 박진영은 무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중적인 성공을 거머쥔 가수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욕망'에 충실한 곡을 타이틀로 들고 나왔다. 그는 '우리 여기에서 둘이 멋진 밤을 함께 하지' '엘레베이터 안에서 사랑을 나눴지' '난 여자가 있는데, 자꾸 이러면 안 되는데, 너만 보면 마음이 흔들려'라는 가사들로 음지에서나 19금딱지를 붙이고 나올만한 가사들을 아슬아슬한 수위를 지키며 솔직하게 담아냈다.

 

 

 

그의 음악은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인기를 끌었지만 동시에 그의 이런 성적인 뉘앙스를 비아냥거리는 별명도 얻었다. 그는 성적으로 솔직한 노랫말을 써서 인기를 끌었지만 동시에 문란하다는 이미지를 벗어 던질 수도 없었던 것이다.

 

 

 

최근 박진영이 오랜만에 만족할만한 성공을 거둔 노래 '어머님이 누구니'역시 딱 박진영 스러운 노래다. 신나고 경쾌한 리듬감 속에 허리 사이즈가 24고 엉덩이 사이즈가 34인 여성에 대한 찬양이 그대로 녹아있다. 그 가사를 굳이 돌리고 한 두 번 꼬아 은유적으로 표현하지도 않았다. 노골적으로 "어머님이 누구니. 어떻게 널 이렇게 키우셨니."라며 훌륭한 몸매에 대한 찬양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그러나 대중이 그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달라졌다. 이 노래는 박진영이 그간 쌓아온 '개방적인 성'에 대한 이미지 뿐 아니라 제작자와 JYP의 수장으로서의 이미지에도 빚을 지고 있다. 이번 '어머님이 누구니'는 단순히 성적인 뉘앙스가 아닌, 신나고 경쾌한 분위기를 가진 트렌디한 곡으로 받아들여진다. 그것은 박진영의 노골적임이 점점 솔직함이라는 장점으로 변모해가고 있다는 것에대한 방증이다.

 

 

 

'엉덩이에 살이 모자라면 눈이 안간다'는 가사를 써도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른 생활을 하며 자기 관리를 하고 인성이 나쁜 연습생을 받지 않는다거나 직원들의 룸살롱 여흥을 허락하지 않는 책임감을 강조한다.

 

 

 

그는 "문란한 이야기는 싫고 건강하고 로맨스도 있고 재미도 있는 밝은 야함"을 지향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런 그의 말처럼 '어머님이 누구니'는 대중들에게 있어서 건강하고 재미있는 하나의 여흥으로 받아들여진다. 이것은 모순적이게도 그간 노골적인 가사를 써 오면서도 한 번도 추문을 일으키지 않고 오히려 책임감 있게 자신의 기획사를 이끈 그의 성실함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성적인 욕망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며 자신도 또 하나의 인간을 뿐이라는 점을 음악으로 표현해 내지만 실생활에서는 자신이 맡은 많은 부분들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잊지 않는 모습으로 자연스레 자신의 가치관을 대중에게 전달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전하는 '건강한 섹시'는 대중들이 훨씬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 배경에 음란함이나 외모 지상주의라는 편견을 깔지 않고 단순히 솔직한 딴따라, 박진영의 노래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어머님이 누구니'가 박진영만이 소화할 수 있는 곡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또한 이런 맥락에서 가능했다.

 

 

 

박진영은 3대 대형 기획사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60살 까지 20살 때보다 더 잘 춤추고 노래부르다 은퇴하겠다는 그의 원대한 포부가 단순히 허망한 꿈처럼 들리지 않는 것은 그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의 '딴따라'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여전히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대중들이 즐거운 것만은 확실하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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