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리멤버-아들의 전쟁>에 출연하는 유승호와 박민영의 나이차는 무려 7살. 박민영은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31살이 되는 나이다. 전역 후, 주가가 상승한 유승호와 무게감에서 밀리지 않는 여배우로 선택된 데는 그의 동안 외모도 한 몫을 했지만 여전히 소년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유승호와 멜로를 할 수 있을까에 관한 불안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승호의 상대역으로 박민영이 선택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현재 영화와 드라마를 불문하고 20대 여배우의 존재감이 크지 못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만 봐도 <그녀는 예뻤다>의 황정음, <오 마이 비너스>의 신민아, <한번더 해피엔딩>의 장나라, <시그널>의 김혜수, <마담 앙트완>의 한예슬 등, 여주인공의 존재감이 중요한 드라마 라인업에서 주인공을 맡은 여배우들은 모두 30대 이상이다.
그렇다고 20대 여배우에 대한 수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20대 여배우의 기근을 해결하은 주로 아이돌이다. 혜리, 수지, 설현, 윤아등 드라마나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는 배우들은 아이돌에 집중되어있다. 아이돌의 배우 전향은 이제 익숙한 일이지만, 배우로서 존재감을 먼저 알리기보다 아이돌의 인기를 기반으로 한 배우들의 출연이 더욱 부각된다는 것은 20대 여배우의 존재감이 그만큼 미약하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반면 유승호, 박보검, 박서준, 서강준, 남주혁등 20대 남자 배우들은 끊임없이 존재감을 어필하며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20대 여배우들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사실. 드라마에서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제외하면 영화든 드라마든 여배우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자체가 드물다는 것은 끊임없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20대 여배우들의 명맥을 잇는 스타들은 계속 배출 되고 있다. 척박한 환경이지만 자신의 매력과 개성을 어필하며 충무로와 브라운관 양쪽에서 모두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들은 누가 있을까.
20대 여배우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과 영화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를 촬영한 박보영이다. 박보영은 20대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브라운관과 스크린 모두에서 넓은 활용이 가능한 여배우다. 로맨틱 코미디부터 멜로, 공포, 코미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이미지로 활용이 가능한 배우라는 점은 박보영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박보영은 차기작으로 영화 <너의 결혼식>을 택한 것은 물론, 음악예능 <위키드>에 출연을 결정하며 영화와 예능까지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을 보일 계획이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박보영의 미래는 기대된다.
김고은 역시 <은교>로 데뷔한 후, <치즈인더트랩>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치즈인더트랩>방영 전만 해도 전형적이지 않은 외모와 연기력 등의 우려 요소가 강했지만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자 주인공 ‘홍설’역할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재창조해내며 우려를 씻은 것은 물론, 호평을 이끌어 냈다. 김고은의 매력은 동양적인 선이 강한 얼굴로 본인만의 개성을 표출해 내는 것이다. 영화를 넘어 드라마까지 김고은이 가진 매력이 시청자들에게 통한 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올해는 김고은에게 성공적인 해라고 할만하다.
박소담 역시, 김고은과 닮은 꼴 배우로서 주목을 받으며 스크린과 브라운관, 연극계에서까지 러브콜을 받고 있다. <검은 사제들>에서 무려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악령이 들린 소녀 역할을 꿰찬 박소담은, 소름끼치는 연기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검은 사제들>이전에 <베테랑>과 <사도> 등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며 영화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처음이라서> <드라마스페셜-붉은달>등에 출연하며 브라운관의 활동 영역까지 넓혔고 <검은 사제들>로 주목받은 이후, 무려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연극 <렛미인>의 주인공으로까지 캐스팅 되며 2015년을 박소담의 해로 만들었다.
박소담의 진가는 뭐니뭐니해도 연기력이다. 악령이 들린 캐릭터등을 무리없이 표현해 낼 수 있는 표현력과 개성은 한 눈에 띌 정도로 강렬했다. 박소담이 대세 배우가 된 것은 그 같은 표현력에 기반했다.
20대 여배우의 가뭄속에서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배우들이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다. 척박한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기본이자 최선은 바로 연기력이다. 세 배우 모두 연기력으로 논란을 잠재우기도 하고 주목을 이끌어낸 사례다. 이들처럼 뛰어난 여배우들의 등장이 가속화 되어 충무로에서도 ‘여풍’이 부는 날이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